봄에는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붑니다.
‘바람이 분다’라고 할 때 ‘분다’에는 ‘불어나다’의 뜻이 있습니다. 봄은 만물이 시작하는 단계에 있고, 불어나 자라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바람 풍(風)은 무릇 범(凡)과 벌레 충(虫)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릇 범(凡)은 돛단배의 돛을 보고 만든 글자입니다. 돛은 바람을 받기 위한 천을 말합니다. 돛은 바람을 받아 움직이고 돛단배에 돛을 다는 일은 평범하고 늘 있는 일이라고 해서 무릇, 보통, 모두의 뜻으로 쓰입니다. 무릇 범(凡)에 천의 모습을 뜻하는 수건 건(巾)을 넣어 돛 범(帆)이라는 글자는 더 정확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벌레 충(虫)은 머리가 크고 몸통이 길고 꼬리가 있는 벌레의 모습을 보고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하나만 있는 글자는 벌레 훼(虫), 세 개 있는 글자를 벌레 충(蟲)이라고 읽지만 부수로 쓰일 때는 하나만 있는 글자도 ‘벌레 충’으로 읽습니다. 작은 벌레들은 바람이 불 때 바람을 타고 움직인다고 해서 바람풍에 벌레가 들어가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그래서 바람 풍(風)이라는 글자는 바람을 받아 움직이는 돛단배(凡)의 모습을 알고,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벌레(虫)의 모습을 알 때 이해가 쉽게 되는 글자입니다. 그리고 두 글자를 조합하면 바람 풍(風)이 됩니다.
이렇게 한자는 글자가 만들어진 배경이나 원리가 있습니다. 글자가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이나 만들어진 원리를 알고 거기에 이야기까지 곁들어 한자를 배우면 글자를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갑골문자를 기초로 배우는 것입니다. 갑골(甲骨)은 거북의 배딱지와 소의 견갑골에 새겼던 고대 은나라 때의 글자를 말하는데 모두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림의 모양을 알고 한자를 배우면 그림을 그리듯이 글자를 익히게 됩니다. 그렇게 글자를 익히면 외우거나 쓰는 부담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글 : 박성란 원장 ( 깨모한자, 한자지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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