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칼럼
주거공간의 인테리어에 삶의 철학을 담다
요즘처럼 바쁘고 모든 일에서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 살면서, 과연 ‘집’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요즘처럼 바쁘고 모든 일에서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 살면서, 과연 ‘집’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예전에는 미술시간에 집을 그리라하면 대부분이 마당에 예쁜 지붕, 예쁜 창문, 계단이 있는 다락방 등을 그려내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집의 개념이, 외형이나 내면으로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니, 요즘 아이들은 고층 빌딩의 아파트를 그려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아파트의 이미지는 삭막할 수도, 혹은 획일화된 구조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참 고마운 주거 환경이 아닐 수 없다. 모든 편의 시설이 5분 거리에 있으며, 누구에게나 좋은 공원과 주차장까지 공급하는 참 편리하고 안전하고 고마운 주거 형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는 이 편리한 주거공간인 아파트에 대해 삶의 철학을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각 가정마다 라이프스타일, 가족구성원, 취향이 다 다르다. 요즘처럼 자신을 표현하기 좋은 시대에 각 가정마다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해주길 바란다. 가구배치와 동선이 같고, 아파트의 획일화된 구조가 강요하는 똑같은 공간 배치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가족들에게 맞는 맞춤형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싶다. 무언가 소곤소곤 재미있는 삶이 펼쳐질 것 같은 기대감과 설렘, 알콩달콩 즐겁고 행복한 기쁨을 각 호수마다 충분히 재미있게 표현해 주고 싶다. 이럴 때 정말 많은 희열과 기쁨을 느낀다.
볕이 잘 드는 베란다에 도톰한 인조 잔디카펫을 깔아 작은 정원 만들고 거실에 가벽을 설치해 미로 같은 구조를 만들어 보고 싶다. TV가 안 보이는 거실에서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모여 카페처럼 앉아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한다. 안방에 가벽을 설치해 옷장을 옷방으로 만들고, 아늑한 나만의 멋진 침실을 만든다. 형광등 불빛 대신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은은한 조명으로 숙면을 취하고, 명상을 하다 잠들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만든다.
주방 또한 마찬가지다. 가족의 건강을 위하고 주부들이 제일 많이 머무는 공간에 작은 레스토랑의 오픈 주방처럼 기능적인 것과 실용성을 겸비하여 수납과 기기의 세팅으로 세련되고 과학적인 주방을 만들어 주고 싶다.
어린 아이들에겐 동화속의 공간처럼 아이들의 정서와 친환경적인 마감재를 통해 몸과 마음이 안정되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게 한다.
한동안 인테리어 트렌드가 여러 유형을 거듭하다 몇 년 째 ‘북유럽 인테리어 스타일’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북유럽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니 그 안에 가족 사랑이라는 철학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든 이의 마음에 똑같이 깔려 있는 내면은 가족의 사랑, 평안이란 것이 깨달았다. 북유럽 쪽은 대체로 날씨가 춥고, 밤이 길다보니 가족들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부모와 자녀들이 대화와 사랑을 느끼는 시간이 많다.
미국 등의 인테리어는 집이 넓어서 우리 생활에 적용시키기 힘든 반면, 북유럽의 집들은 우리처럼 20평, 30평도 많고, 그들의 가정적인 정서도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무성한 나무로 인한 튼튼한 목재의 사용과, 실용성이 잘 겸비되어 있다. 그래서 친환경 가구들이 활성화되어 있고, 이 가구들은 대대로 이어지면서 추억이 담겨 있는 소중한 물건이 된다. 북유럽 인테리어가 우리의 마음을 끄는 이유는 감각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뛰어난 기능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가정이 늘어날 때, 며칠 동안 밤늦도록 디자인 시안을 만들더라도 정말 지치지 않고 기쁘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정한 디자이너라고 생각한다. 외면이 아닌 내면까지 디자인할 때, 우리는 무한한 에너지와 희열을 느낀다.
글 : 김성미 (예닮건축디자인사무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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