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칼럼에서 박자 맞추기 훈련이 왜 학습능력을 올릴 수 있는지 설명했다. 이번 칼럼도 그 연장선상에서 왜 움직임, 즉 운동이 집중력과 학습능력을 올리는지 설명을 하고자 한다. 흔히 움직임과 운동이 누구나 가능한 원시적인 기능이라는 생각 때문에 학습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공부 못하는 사람이 운동 한다’는 고정관념도 한몫하고 있다. 운동과 공부는 양립할 수 없는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이와 크게 다르다. 그들은 관심분야가 다를 뿐, 결코 두뇌의 학습기능이 나쁜 것이 아니다.
운동모방능력과 청지각이 누뇌에 끼치는 영향
학습에 있어서 언어는 절대적이다. 우리의 뇌가 이렇게 커진 것도 언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어가 움직임을 통해 발전한다고 하면 너무 생소할까? 언어의 시작은 말이다. 아이가 말을 한다는 것도 움직임이며 또한 모방이다. 엄마의 말을 수도없이 들으면서 옹알이를 통해 자신의 성대와 입술, 혀, 얼굴근육을 섬세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이 때 자신의 목소리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 귀다. 내 목소리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지 못하면 엄마의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없을 것이다.
청지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 아이의 발음이 어눌하고, 특정 발음을 잘 못하며, 목소리의 톤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어에 문제가 있어 반복치료에도 불구하고 차도가 없다면 귀를 의심해야 한다.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파수 영역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운동기능 모방하는 능력은 뇌신경 과학의 오랜 연구에 의해 의사소통, 언어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더 나아가 운동기능 모방능력은 고차원적인 의식이 된다고 한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기능으로 사회성 발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신경세포인 ‘거울뉴런(Mirror Neuron)’의 임무 중 하나도 바로 움직임을 따라 하는 일이다. 거울뉴런이 언어를 표현하는 것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 특히 많다는 것이 우연이 아니다. 언어표현이 발달한 사람이 사회성이 좋은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렇게 언어가 제대로 발달하기 위해서는 청지각과 감각운동이 통합되는 것이 가장 기본인 것이다.
움직임들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 즉 훌륭한 운동기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동작을 유연하고 세련되게 움직이는 기능을 연습하고, 그 결과를 관찰하고 기억한 다음, 수정할 부분을 다시 다듬어서 재실행할 줄 알아야 한다.
운동모방능력 향상이 두뇌기능 향상
세계적인 인지심리학자 멀린도널드는 운동모방을 담당하는 뇌신경회로를 ‘리허설 회로’라고 부른다. 도널드는 이 리허설 회로 기능이 인간에게만 있고, 언어를 포함한 모든 인간문화의 기초가 된다고 했다.
이렇게 특정한 동작을 위해 움직임을 정밀하게 계획하는 것을 운동계획 능력(Motor Planning)이라고 하며, 이러한 운동계획 기술의 기본 원리는 타이밍(Timing)/리듬(Rhythm)과 순차적 처리(Sequencing)능력이다. 어떠한 동작을 수행한다는 것은 순차적 처리능력을 통해 두뇌에서 미리 정교하게 운동계획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 운동계획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두뇌 각 부위가 적절한 타이밍(Timing)에 서로 일치되어야 한다. 타이밍(Timing)이 서로 맞지 않으면 동작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되거나 어색하고 서투르게 끝날 것이다. 움직임이 벌어지는 과정을 길게 설명했지만 사실 이러한 운동계획은 우리의 두뇌에서 그야말로 번개처럼 빠르게 무의식적인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라서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그래서 개선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두뇌의 신경학적 리듬에 맞추어 적절하게 피드백하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박자맞추기’ 인터랙티브 메트로놈(감각운동통합 훈련)이 적합하다.
글 : 이호익 소장 (더브레인 · HB두뇌학습클리닉,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 난독증전문가, 국제공인 NLP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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