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통영 여행 - 붉게 물든 동백꽃, 봄이다!

지역내일 2013-03-08 (수정 2013-03-08 오후 2:32:24)

거제도·통영 여행
붉게 물든 동백꽃, 봄이다!


과연 봄이 올까 싶을 정도의 맹추위가 계속 되던 지난 겨울. 그러나 쉬이 물러설 것 같지 않던 동장군도 계절의 섭리는 거스르지 못하는 법이었다. 제법 봄기운이 돌던 연휴, 거제도와 통영을 찾았다.
거가대교 개통으로 여행하기에 만만해진 거제도에서는 외도와 더불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장사도에 들렀다. 통영 수륙마을에서 천천히 거닐었던 일운 해안도로 자전거길은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었다.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



거제도 신선대

장사도 들어가는 배 시간은 2시 30분. 그 전에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에 들렀다. 경관이 뛰어난 거제 팔경 중 하나인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쪽 바다에 각각 위치해 있다. 나무데크길을 따라 신선대까지 갈 수 있도록 조성해놓았으나 딸의 심드렁한 반응 때문에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무리. 대신 바람의 언덕은 걸어서 가기로 합의를 봤다.
바람의 언덕은 이름처럼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다 위 흩어져 있는 섬을 배경으로 해서 작은 항구인 도장포의 아름다운 풍광까지 수많은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올 만큼 비경이었다. 밋밋할 수도 있는 언덕에 멋들어지게 서 있는 풍차가 있어 더욱 근사한 장소가 된 듯했다.


동백이 지천인 장사도
 

장사도 동백터널길

장사도는 행정구역상 통영에 속한 섬이기는 하지만 정작 통영에서는 배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멀미가 심한 두 모녀 때문에 장사도에서 가장 가까운 대포항에서 배를 타기로 예약을 해놓았다. 대포항에서 장사도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여 분.
‘장사도’라는 이름은 섬의 모양이 긴 뱀이 누운 형상을 닮아 붙여졌다. 장사도는 ‘해상공원 까멜리아’라고 불릴 만큼 동백이 지천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아직 꽃이 덜 핀 동맥나무가 많았다. 이제 막 개화하려는 동백에서 활짝 피어서 붉게 물든 동백, 햇빛을 많이 받은 나무 아래는 이미 져서 점점이 떨어진 동백까지. 장사도의 동백꽃은 선운사의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붉게 타오르는 모습은 오히려 활기차고 씩씩한 느낌이었다. 
입구 선착장에서 시작해서 중앙광장을 거쳐 장사도분교를 둘러봤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달팽이 전망대에 올라 바다에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을 감상했다. 온실과 섬아기집을 거쳐 동백터널길을 지나면 탁 트인 공간에 야외공연장이 눈에 들어온다. 부엉이전망대와 수생식물원을 돌아나와 야외갤러리에서 조각 감상을 끝내고 카페나 식당에 들러 느긋하게 차 한 잔을 즐기는 데 대략 두 시간 정도 걸렸다.
외도가 아름답게 꾸며놓은 정원같다면 장사도는 훨씬 수수한 느낌이다. 탐방로를 따라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맛이 일품이다. 화사한 동백과 함께 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 장사도다.


통영 수륙마을 자전거도로



통영 수륙마을 일운 해안도로 자전거길

통영으로 가는 길을 고역이었다. 통영에 도착할 무렵부터 시작해 목적지까지 10분 거리를 2시간 만에 겨우 들어갔다. 작은 도시지만 구석구석 볼 곳 많은 통영을 여행객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중앙시장에서 공수해온 회와 충무김밥을 대충 숙소에서 차려 먹고 하루일정을 마무리했다.
이튿날 오전, 통영의 유명한 먹거리인 ‘오미사꿀빵’의 본점은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에도 이미 품절. 서둘러 분점으로 갔더니만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원하던 꿀빵은 운 좋게도 리포터 다음 사람까지만 맛 볼 수 있었다.
꿀빵집 근처에는 미륵산 케이블카 승강장이 있는 터라 차가 많았다. 통영에 올 때마다 케이블카를 탔던 터라 이번에는 패스. 승강장을 지나 수륙마을로 들어갔다. 수륙마을에는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나 있다. 바다는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점점이 떠있는 섬을 바라보며 페달을 밟는 기분은 최고였다. 이번 통영 여행에서 새로운 보석을 발견한 느낌. 누구라도 붙잡고 통영에 가거들랑 수륙마을에 들리라고, 혼자 보고 만끽하기에 너무도 아까운 풍광이라고 외치고 싶었다.
갈 때마다 들렀던 동피랑 마을도 또 달라졌다는 정보에 들렀으나 차도 사람도 너무나 많아 대충 들러보고 빠져나왔다. 여전히 알록달록 예뻤지만 주민들은 꽤나 괴롭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동피랑마을 트릭 아트

more info.


·장사도 유람선은 통영의 도남동, 거제도의 가배항, 저구항, 대포항에서 탈 수 있다. 날마다 출항 시간이 달라지는 곳도 있어 직접 전화하고 예약하는 것이 편리하다. 타는 곳마다 운임 요금도 제각각이다. 장사도와 가장 가까운 곳은 대포항. ‘대포쿠루즈’를 이용하면 된다. 홈페이지에서 승선표를 복사해서 가면 성인 1명당 2000원의 할인 혜택도 준다. 장사도는 어른 8500원, 중고생 7000원, 어린이 5000원, 장애인 5000원의 입장요금이 있다.
·통영은 다양하게 둘러볼 곳이 많은 도시다. 달아공원의 석양, 남망산 조각공원, 세병관, 향토역사관, 해저터널, 전혁림미술관, 미륵산 한려수조 케이블카, 청마문학관을 비롯해 욕지도, 사량도 등의 섬 기행도 강추한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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