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구정발전동아리 푸른도시樂_ 녹색심장, 행복산소, 나는 도시농부

시민과 함께 하는 도시 농업의 실천… 농사짓는 즐거움을 맛보다

지역내일 2013-02-23 (수정 2013-03-02 오후 12:40:18)



강서구 공무원들이 연구 동아리를 결성해 톡톡 튀는 행정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구정발전 연구 동아리는 강서구 소속 공무원들이 함께 모여 구 행정 전반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그 결과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모인 것으로 그 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에서도 ‘푸른도시樂’이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되었다. ‘푸른도시樂’은 시민과 함께 하는 도시 농업의 실천 사례를 발표했는데 밀짚모자에 바지를 동동 걷어 올린 채 장화를 신고 리어카에 모종판과 지금까지 가꾸어온 농산물을 싣고 나가 청중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기초영농기술 교육부터 나눔 텃밭 가꾸기, 텃밭 봉사단 출동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 주민들이 ‘도시농부’가 될 수 있는 길을 터준 이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도시농부, 농사의 근본 흙을 만나다
농사는 농촌에서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어지고 있는 걸까? 최근 도시에서 농사짓는 ‘도시농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농부가 되는 방법도 다양하다. 한 평 땅을 분양받아 농사를 짓는 주말 농장부터 내가 살고 있는 집 마당, 옥상, 베란다가 텃밭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제 도시는 농사를 짓기에 안성맞춤의 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어디든 어려움이 있기 마련. 막상 도시농부가 되어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은데 무얼 심지? 뭘 해야 할까?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강서구 구정동아리 ‘푸른도시樂’이 발족됐다. ‘푸른도시樂’을 이끌고 있는 이보형(지역경제과) 주무관은 “강서구민의 도시농업 생활화 지원으로 녹색 도시 강서를 구현하고자 구정발전 연구동아리 ‘푸른도시樂’을 만들었다”며 “도시농업은 단순한 농촌체험을 넘어 유기농 농작물을 가꾸면서 급속한 도시화로 훼손된 자연을 치유하고 수확한 작물을 나누는 행복한 기부”라 설명한다. 도시농부 활동을 위해 회원들은 월 2회 정기 모임과 견학, 공동 작업을 위한 임시모임, 교육, 텃밭 봉사단활동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실제 농사를 지으면서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함께 경험하기 위해 김포 전호리에 20개 구획의 텃밭도 경작하고 오곡동에는 출하되는 농산물을 기부하기 위한 나눔텃밭도 함께 개간했다.
좋은 흙이 농사 성공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던가. 푸른도시樂 회원들은 주민들이 한 해 농사를 시작함에 앞서 각종 퇴비배합 및 발효방법을 연구해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미생물(EM) 배양액과 난황유, 난각칼슘 만들기 등을 지역 주민들을 위해 교육하고 강서구 주말농장을 돌면서 텃밭을 가꾸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어려움도 해결해주었다. 이희욱(기획예산과) 회원은 “EM을 교육받으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런 내용을 알고 있으면 환경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홍보하는 데 더 열심을 내게 됐다”고 전한다.
본격적인 농사철이 시작되자 ‘텃밭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푸른도시樂이 해결한다’는 목표 아래 ‘텃밭 봉사단’을 출범, 파종 관리 비료 거름 병해충 방제 토양진단 등 자문을 하기도 했다.
한여름 내리쬐는 뙤약볕에도 굴하지 않고 회원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도시농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또한 이들도 농사를 함께 지으며 농부들이 얼마나 힘들게 농산물을 가꾸는지 절실하게 깨닫기도 했다고.
조은미 회원(공보전산과)은 온 가족이 출동해 텃밭 가꾸기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특히 시어머니의 오랜 농사 노하우를 조건 없이 회원들에게 제공해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재미를 넘어 나누는 행복, 먹는 즐거움이 더해져
드디어 결실의 계절 가을, 푸른도시樂은 가꾸는 재미를 넘어 나누는 행복, 먹는 즐거움의 매력을 선사하는 적극적인 실천의 장이 되었다. 김장철을 앞두고 늘푸른나무복지관에 텃밭에서 나온 배추 1000포기를 기부한 것. 하지만 여기엔 맘 아픈 속사정도 있었다. 원래는 기부하고 남는 것을 직원들이 가져가기로 했는데 작황이 좋지 않아 남는 것이 별로 없었던 것. ‘우리도 고생했는데 김장할 것은 조금 남겨두고 기부하자’와 ‘약속한 것이니 모두 기부하자’는 팽팽한 의견 대립 속에서 처음 약속대로 모두 기부를 한 회원들은 “텃밭을 하면서 유기농으로 농사짓는 즐거움도 있는데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행복이 더 컸다”고 고백한다. 그래서인지 포기가 덜 찬 남은 배추 몇 포기를 들고 간 공보전산과 김경자 회원은 “애지중지 키운 내 새끼, 한 잎이라도 아껴서 우거지로 살뜰히 먹어낼 요량으로 하나도 버리지 않고 다 들고 갔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구정발전 연구 동아리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발판이 되었다. 더불어 회원들은 만장일치로 최우수상의 상금으로 받은 70만원 중 30만원은 ‘2013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기부하기로 의결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텃밭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푸른도시樂이 해결한다
푸른도시樂 회원들은 주민들이 단순히 농사만 잘 짓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소모임 연구 활동으로 강서구 도시농업의 육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안)를 마련해 지역경제과에 제정 권고했다. 2013년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는 것에 대비해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음식물 퇴비화, EM미생물, 난황유, 난각칼슘 등을 교육하고 구민참여 방안도 연구했다.
도시농부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싶다는 푸른도시樂 회원들은 아직도 도시농업이 생소하거나 망설이는 주민들을 위해 “주변의 작은 공간에서부터 시작해 볼 것”을 권한다. “커피를 마시고 난 컵에 상추를 심거나 또는 버리는 스티로폼을 이용하여 배추심기도 가능하다”며 “많은 공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아도 농부가 되는 길은 무궁무진하다”고 전한다. 보다 많은 주민들이 도시농부가 되기를 바라는 회원들은 내년에는 컵이나 마대, 폐현수막, 폐목재를 재활용하여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상자를 개발해 주민들에게 보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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