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하는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

“당신의 응급처치가 누군가의 가족을 살립니다”

천안소방서 ‘천안의 기적, 2015 프로젝트’ … “심정지 환자 소생율 15% 목표”

지역내일 2013-02-22 (수정 2013-02-22 오전 8:56:19)

김철수(가명·53)씨는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함께 있던 두 딸은 당황해 우왕좌왕하다가 119에 신고했다.
성거119구급센터 오영섭 반장이 도착했을 때 언니는 아버지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고, 동생은 119와 통화하며 의료지도를 받고 있었다. “신고를 받았을 때,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아파트 도착 후 엘리베이터가 고층에 있어서 일단 계단으로 뛰어 현장에 도착했어요.” 제세동기를 들고 올라 간 오 반장은 응급조치를 취하고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할 때쯤 김철수씨는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의식과 호흡 모두 정상 상태인 것으로 보였다. 김씨는 이틀 정도 입원치료를 받고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오 반장은 “함께 있던 큰딸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며 “딸의 적극적인 조치가 아버지를 살렸다”고 말했다.



*서북구 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 교육하고 있다.

심정지 후 4분 이내의 응급조치가 생과 사 결정해 =




최근 심정지 환자는 전국적으로 꾸준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스트레스, 육류 위주 식생활, 운동부족 등의 원인으로 심정지 환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지역의 경우 전국 평균증가율의 4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이며 심정지 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심정지 환자 소생율은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소방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심정지 환자 소생율은 3.3%로, 일본 8% 미국 10% 독일 15% 수준을 한참 밑돈다.
심정지 환자의 소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4분 이내 심폐소생술의 시행 여부다. 심정지 후 심폐소생술이 1분 지연될 때마다 생존율은 7~10% 감소한다. 하지만 목격자에 의해 심폐소생술이 시행될 경우 생존율 감소는 2.5~5%다. 또한 심정지 후 4분 이내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경우 정상회복이 가능하지만, 6분이 지나면 회복시 뇌손상이, 10분이 지나면 회복시 뇌사가 우려된다.
천안서북소방서 구조구급담당 김승현 계장은 “심정지 환자는 방치할 경우 사망한다.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적극적 교육과 실습을 통해 심폐소생술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안의 기적 2015 프로젝트 추진=
이를 위해 천안소방서에서는 ‘천안의 기적 2015’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까지 지역의 심정지 환자 소생율 15% 달성을 위해 지역 대학 응급구조학과 학생의 재능기부 지원을 받아 실습위주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천안시교육지원청이 참여, 심폐소생술 교육효과가 우수한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백석대 나사렛대 남서울대 선문대 서남대 응급구조학과가 참여하고 의용소방대원 등이 함께한다. 소방서는 실습위주 교육이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율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각 소방서에서는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킨 구급대원과 시민에게 ‘하트세이버’ 배지와 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충남에는 총 34명의 하트세이버가 있고 그중 19명이 서북소방서소속이다.
동남119구조구급센터 오진숙 소방교는 올해 첫 하트세이버로 선정되었다. 지난 해 11월 노래방에서 쓰러진 이진호(가명·60)씨에게 심폐소생술과 제세동을 실시해 위기를 넘기고 생명을 구했다. 오진숙 소방교는 “환자가 쓰러진 뒤에 심정지가 발생한 것 같다. 연말이라 시내가 복잡했지만, 빠른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신속한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등 교육과 홍보로 4분의 기적 지속시켜야=
최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마다 자동제세동기(AED : 심장충격기)가 설치되고 있다. 응급의료법 제47조의2(심폐소생을 위한 응급장비의 구비의무)에 따라 공공보건의료기관, 운용 중인 구급차, 적정규모 이상의 공동주택, 철도 차량 객차 등에서 자동제세동기를 찾아볼 수 있다. 자동제세동기는 환자의 심장 상태를 분석해 필요에 따라 전기충격을 전달, 심장의 기능을 회복하는데 쓰이는 의료기기다.
오진숙 소방교는 “자동제세동기는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응급상황시 작동할 수 있다”며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호흡과 심장 박동이 멎는 환자가 발생한다면 먼저 119에 신고하고 제세동기를 가져와 사용법에 따라 제세동을 실시하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구급대원을 기다리면 된다”고 말했다.
김승현 계장은 “심정지 환자 50%정도는 가정에서 발생한다. 가족의 적절한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가족 중 심장질환자가 있다면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을 익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안 소방서 각 홈페이지에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서북구 소방서 http://seobuk.cn119.go.kr
동남구 소방서 http://cheonan.cn119.go.kr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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