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가족, 세계를 만지다 (http://gherobryan.blog.me/)

지역내일 2013-04-07

여행은 설렌다. 누구나 한번쯤 가본 적 없는 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곤 한다.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은 두려움과 걱정으로 망설여지기 마련이지만, 호기심과 기대는 본능적으로 우리를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2012년을 세계여행의 해로 보내기까지 우리 가족은 그 매력적인 유혹에 별안간 녹아들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과 전혀 다른 곳에서, 대부분은 영어로, 하지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는 손짓발짓해가며 TV에서나 보던 세계적 명소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설렘이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그렇게 세계여행이라는 거대한 이름을 등에 업은 우리 가족은 두렵지만 당찬 도전의 걸음을 내딛었다.


임만엽 (전주 블루오션어학원장) 강지태 (주부) 임지웅 (한국외대 언론정보 3) 임지형 (연세대 도시환경공학 2)

1월과 2월 초에 아시아 지역인 베트남과 캄보디아 그리고 인도와 네팔의 예행연습을 마친 후에 원월드 항공사의 세계일주 비행티켓을 구입하여 아프리카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중동, 유럽, 북미와 중미, 남미, 오세아니아를 시계방향으로 도는 본격적인 세계배낭여행이 시작되었다. 
혼자 하는 여행에서 느끼는 자유로움과는 다른 가족여행의 장점이 있다. 우선 든든하다. 남이 아닌, 친구도 아닌, 바로 나의 가족과 함께 한다는 건 이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을 둔 셈이다. 여행경비가 절감되고, 여행 장비나 짐을 나눠들 수 있으며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수행하다보니 일처리가 수월해진다. 힘들고 외로울 때 고통을 나누고, 멋진 풍경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을 나눌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24시간을 꼬박 1년 동안이나 붙어 다니며 함께했고, 여행이 끝난 우리에게는 자랑할 만한 우리만의 멋진 이야기가 생겼다.
2번에 걸친 아시아 투어, 그리고 아프리카, 중동, 유럽, 북미와 중미, 남미, 오세아니아를 거친 여행기간 1년. 하루 평균 걸은 거리만 어림잡아도 10km고 1년의 세계여행 동안 적어도 3000km는 걸어 다닌 셈이다. 게다가 비행기, 기차, 버스, 승합차, 택시, 트램, 경운기, 툭툭이, 인력거까지 이용한 교통수단도 다양하고 그 이용 횟수가 엄청나며. 유럽 각 나라의 캠핑장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숙박지의 특징들은 가히 상상을 초월케 한다. 또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세계여행을 하는 동안 여행의 피로를 푸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각국 요리의 별미는 아직도 혀끝을 자극한다.
아프리카 사파리투어 중에 캠핑장에서 조우한 한국방송채널 촬영팀과 김종민, 천명훈 씨, 네델란드 반 고호 미술관에서의 이청용 선수, LA에서 악수를 나눴던 가수 이문세 씨 같은 유명인들과의 우연한 만남도 이번 세계여행 중에 이뤄졌다. 그리스 아테네 지하철에서 간신히 모면했던 아찔한 5인조 강도의 습격과 TV방송사의 요청으로 칠레 푼타아레나스 시내 한복판에서 우리 가족이 큰 배낭을 맨 채로 싸이의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었던 기억들은 아직도 긴장과 설레임을 교차케 한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여행이 끝났다. 일 년은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게 지나갔다. 돌아와 보니 전주의 모든 것들이 예전 모습 그대로다. 많이 성장해 돌아올 줄 알았던 우리 가족도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한가지 여행 전과 바뀐 점이 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몸과 마음, 그리고 생각까지 건강해졌다. 과업은 그 깨달음을 잊지 않고 소중히 오래토록 지켜나가려는 노력이다. 그런 의미에서. 1년간의 세계여행은 끝이 났지만 우리 가족은 여전히 여행 중이다. 인생이라는 뻔하지 않은 여행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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