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아침, 대전시교육청 나태순 학생생활안전과장은 서대전역으로 몰려드는 아이들을 환한 얼굴로 맞았다. 힐링열차를 타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했던 아이들은 아버지처럼 챙겨주는 나 과장의 배려에 웃음으로 답했다.
힐링열차를 준비한 시교육청 학생생활안전과는 휴일을 반납했다. 요즘 새학기를 맞아 학생생활안전과는 야근이 부쩍 늘었다.
학교폭력과 새학기 학업중단자 예방, 학교안전 등으로 직원들은 저녁도 사무실로 배달시킬 정도다. 아이들 부모와 통화해 동의서를 받았고, 안전문제와 보험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학교가 다른 60명이나 되는 아이들이어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열차 출발전 코레일과 힐링열차 운영 업무협약을 맺느라 뛰어다녔다. 열차안에서는 아이들과 삼행시를 짓고 속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했다.
나 과장은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108배를 하면서 일배, 일배 의미를 가슴에 담아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나 과장에게 송광사에서 하룻밤은 긴 시간이었다. 9시 취침, 새벽3시 기상이라는 생소한 프로그램에 아이들이 쉽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긴장 속에서 뜬눈으로 새벽예불을 알리는 법고소리를 들었다. 공양시간에도, 설거지를 할 때도 항상 맨 뒤에서 아이들을 살폈다.
나 과장은 “수학여행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수학여행은 아이들을 통제하느라 진이 다 빠지는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힐링열차는 편하게 어울릴 수 있어 나도 힐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침 공양을 마치고 불일암을 오를 때는 뒤로 쳐지는 아이들을 아버지처럼 안아줬다.
“녀석들이 참 이쁘네요. 108배를 마친 아이들이 힘들어서 못 간다고 할 줄 알았는데, 밝은 표정으로 산에 오르니 기특하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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