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은 늘 계절에 민감한 법. 간간히 매운 꽃샘추위가 찾아오기는 하지만 노란 개나리꽃, 탐스러운 벚꽃을 앞세우며 어느새 봄이 찾아왔다. 겨우내 찾았던 뜨끈하고 진한 국물 음식 대신 상큼한 음식이 자꾸 입맛을 당긴다.
입맛 살려주는 살얼음 낀 육수
메밀국수의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생각날 때 추천할 만한 곳이 잠실 롯데백화점 11층에 위치한 밀마을이다. 사실 백화점에 입점한 식당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음식 맛을 자랑한다. 입이 즐거워야 손님의 지갑이 열리는 법. 맛집을 유치하면 다른 물건까지 사는 연관 구매율을 높이는데다 새로운 손님까지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까지 있어 백화점마다 식당가 운영에 공을 들인다.
잠실 롯데백화점 식당가 터줏대감인 밀마을은 메밀, 우동, 비빔국수 등 면요리와 관련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이 가운데서 최고 인기 메뉴는 쟁반 메밀.
쟁반같이 생긴 둥그런 접시에 나오는 메밀은 여느 음식점의 판 메밀과는 다르다. 자작하게 담긴 육수에 적당하게 잘 삶은 메밀면과 함께 가늘게 채 썬 오이, 당근, 곱게 간 무가 담겨 나온다. 특히 육수를 살얼음이 끼도록 살짝 얼렸기 때문에 온 몸이 나른해지는 봄철에 상큼 하게 즐길 수 있다.
이집 메밀국수의 차별화 포인트는 고명과 육수. 잘게 썬 유부와 함께 미역이 듬뿍 얹어 나온다. 두부를 기름에 튀겨 만든 유부는 기름기도 적당하고 고소한 맛이 감돈다. 먹기 좋게 썰어나오는 싱싱한 미역은 야들야들해 혀에 착착 감긴다.
메밀과 미역이 만난 건강 면요리
칼슘, 요오드가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미역은 골다공증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비만 예방에도 좋다. 특히 미역은 봄이 제철인 만큼 종업원에게 많이 넣어달라고 귀띔하면 인심 후하게 준다.
주방장의 오랜 노하우가 담긴 육수는 담백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심심하게 간을 했기 때문에 국물은 떠먹기 적당하다.
종업원이 먹기 좋게 메밀 면발을 잘라주면 갖가지 야채와 함께 식성대로 무즙, 와사비를 한데 섞어 먹으면 된다. 이 집의 최고 인기 메뉴인 까닭에 테이블마다 둥그런 쟁반 접시를 앞에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젓가락 손놀림이 재미있다.
“입맛 없을 때 가끔씩 들러요. 야채와 함께 먹으니까 뒷맛이 개운하고 입맛을 돋워주죠. 미역에 메밀면을 싸 먹는 그 맛이 독특하거든요. 원래 미역을 좋아하는 편이라 주문할 때 미리 넉넉하게 넣어달라고 말해요.” 이혜영(잠실동)씨가 덧붙인다.
슬로푸드인 메밀이 건강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바로 루틴 성분 때문이다. 루틴은 혈관에 쌓인 유해 산소를 없애 혈관 노화를 막아준다. 또한 혈압을 내려주고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생산 공장인 췌장의 활동을 돕는다. 이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뇌졸중, 동맥경화 환자에게 고르게 추천되는 웰빙 식품이다.
쟁반 메밀의 양이 푸짐한 편은 아니므로 감안하고 주문하는 것이 좋다. 사이드 메뉴로는 김밥, 마끼, 모듬 튀김을 선보인다. 메밀 국수의 종류는 쟁반메밀 외에 비빕메밀, 돌냄비메밀, 온메밀 등 고르게 갖추고 있다.
면 요리 골고루 선보여
우동메뉴는 유부, 오뎅, 김치, 볶음 우동 등 다양한 편. 공기밥이나 돌솥 알밥, 김밥 등과 함께 나오는 우동 정식 메뉴도 있다. 우동 육수 역시 뒷맛이 개운하며 간이 강하지 않다. 화학조미료는 최소량만 사용한 듯 식후에도 속이 편안하다. 두툼한 면발을 사용하기 때문에 쫄깃쫄깃하다. 얼큰한 김치우동에는 육수에 김치, 오뎅, 쑥갓을 넣고 팔팔 끓여 낸다. 국물맛이 깔끔하기는 하지만 진하고 깊은 맛은 다소 아쉽다. 전체적으로 우동 맛은 평범한 편.
정식 메뉴에 함께 나오는 튀김, 알밥의 맛은 좋다. 새우, 고구마, 단호박, 깻잎을 적당하게 튀겨 바삭거리며 돌솥에 나오는 알밥은 날치알에 무순, 김가루와 고소한 참기름을 뿌려 손님상에 올린다.
고동색 톤으로 꾸민 실내 인테리어는 탁 트여 깔끔하며 어린이 손님을 위한 유아 의자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룸은 별도로 없다.
위치 : 잠실 롯데백화점 11층
(주소) 송파구 잠실동 40-1
메뉴 : 냉쟁반메밀 7500원, 김치우동 9000원, 볶음우동 1만원, 비빔국수 8000원,
우동알밥정식 1만3000원, 김밥 4000원
운영 시간 : 10:30~21:30
문의 : (02)2143-7029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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