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알면 공부가 보인다

지역내일 2013-04-02

 

 



요즘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자녀의 대학진학이다. 우리나라는 영토적 규모나 인구적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라, 좋은 대학 프리미엄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 큰 편이라 할 수 있다. 20~30년 전에는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자녀 교육을 시키는 부모들이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러한 인식하에서 자녀교육에 다걸기하고 있는 바, 지금은 예전에 비해 명문대 입학하기가 훨씬 더 힘들어졌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을 보면 자녀가 좋은 대학을 나와야 사회생활에 유리하다는 것만 생각하지, 자녀가 대학을 나온 다음에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어떻게 해야 자녀가 공부도 잘 할 수 있고, 나아가 경쟁력 있는 두뇌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듯하다.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할 수 하나요? 하고 물어보면 엉덩이가 무거워야 잘 한다, 머리가 좋아야 잘 한다, 좋은 학원을 보내야 잘 한다는 등 막연한 생각뿐이지 구체적으로 자녀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부족하다. 그러하기 때문에 자녀교육에 있어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기에 급급할 뿐이고, 그 결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녀의 성적이나 경쟁력은 제자리걸음이거나 퇴보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하는 뇌(대뇌피질)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생각하는 뇌를 발달시켜야 한다. 그러므로 자녀가 공부 잘 하기를 바란다면 가장 먼저 자녀의 생각하는 뇌가 객관적으로 우수한 편이지 아닌지 생각해보고, 그 다음에 생각하는 뇌를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1. 감정뇌와 이성뇌


1950년대 미국의 신경과학자 폴 맥린은 인간의 뇌가 진화 발달을 단계별로 나타내는 3개의 구조인 파충류뇌(기본적인 생존작용 주관), 대뇌변연계(감정 등 정서작용 주관), 대뇌피질(고차원적인 사고작용 주관)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 의하면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하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편안하고 즐거운 감정을 갖는 것이고,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이 되어야 창조적인 생각하는 뇌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이론에 기대어 생각해보면, 자녀가 공부를 잘 하려면 우선 신체적으로 건강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은 생존해야 그 다음 단계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이, 건강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녀가 공부를 잘 하는지를 생각하기 전에 건강한지를 먼저 점검해 보아야 한다.


건강이 담보되면 인간이 그 다음으로 추구하는 것이 감정적인 즐거움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 친밀감, 놀이, 여가 활동 등을 통해 감정적인 만족을 구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자녀가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지, 나이에 맞는 충분한 교유관계나 놀이를 즐기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음식을 잘 먹어야 신체적인 성장이 잘 이루어지는 것처럼 사랑과 안정이라는 정서적인 약을 충분히 먹어야 정신적으로 여유 있고 감정이 풍부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과 정서적 안정이 충족되면 비로소 공부를 할 수 있는 사고뇌가 작동을 시작한다. 인간이 아프다면 본능적으로 치유에 모든 에너지를 쏟게 되고,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가 나거나 하는 감정에 사로 잡혀 있다면 스스로 그 감정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따라서 자녀에게 공부를 하라고 권하기 전에 건강과 정서적 안정이라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2. 의식적인 뇌와 무의식적인 뇌


무의식은 빠르고 자동적이며 의식적인 인식의 이면에 존재한다. 반면에 의식은 느리고 수동적이다.


인간의 뇌는 경제성을 추구한다. 따라서 생존에 관계된 것이나 일상적인 것, 반복적인 것 등은 무의식이라는 자동시스템을 활용한다. 그래야만 에너지가 덜 소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인간의 행동은 무의식적인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의식적인 부분은 극히 적다.


그런데 인간은 외부자극에 적절하게 반응을 하면서 스스로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존재이다. 이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이 무의식화된 것을 흔히 습관이라고 부르는데, 이 습관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 때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즉 좋은 습관은 성공으로, 나쁜 습관은 실패로 이끄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부를 잘 하려면 무의식화되어 있는 습관을 의식의 영역으로 끄집어내서 하나씩하나씩 점검해보아야 한다. 좋은 무의식은 고, 나쁜 무의식은 스탑을 해야 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듯이 무의식화된 행동에 의해 인간의 인생이 결정될 수 있는 것이다.


자녀교육은 그냥 막연히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기만 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학부모 스스로가 자녀 뇌의 현재 상태와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데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글 HMLM 트레이닝센터 노태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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