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초등학교(교장 김진향)가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면서 새로운 변신을 꿈꾸고 있다. 지난 72년 개교한 이래 양동초등학교는 2000년 독서지도 및 교육과정 우수학교, 2001년 안전교육 시범학교, 2002년 기본이 바로 된 어린이 우수학교, 2003년 교육활동 우수학교로 선정됐다. 그리고 2012년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주위에 있는 학교보다 인기가 높아 학구(學區) 위반을 해서라도 혁신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여러 초등학교가 학생 수가 줄었다고 하는 반면 양명초등학교는 유일하게 학생수가 70% 가량 늘었다. 혁신학교 2년차, 선호학교로 돌아선 양동초등학교, 김진향 교장을 만나 양명의 혁신 프로그램을 들어보았다.
학생들을 위해 준비했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한 프로그램
양동초등학교에서는 서울형 혁신학교 운영을 위한 교사들의 실력향상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및 컨설팅 활성화를 추진했다.
협력학습과 감정코칭 등 영역별 강사를 초빙해 10회 연수를 받으면서 초등학교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감정코칭 기법을 배우기도 했다. 여기에 부족함을 느낀 교사들은 자원하여 영역별 심화 연수를 위한 원격연수를 2회 더 받기도 했다.
교사들의 실력향상은 수업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양동초등학교 교사들도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수업방법 개선을 위한 컨설팅과 저경력교사를 위한 멘토멘티 장학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수업실력이 향상되고 아이들과의 상담 능력이 향상되자 교사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학생들과 학부모를 대할 수 있었다.
또한 국어 수학 과목에 대해 학생들 중 희망자를 뽑아 진단검사를 실시, 방과 후 주 2회 2시간씩 10개월간 수준별로 아이들을 지도했다. 여기에는 전교사가 참여하여 학습부진아의 실력향상은 물론 중상위권 아이들의 심층지도로 아이들의 실력향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혁신학교 프로그램에서 양동초등학교는 전교생 및 5~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 행동정서발달 검사를 실시했고 검사결과를 토대로 위클래스상담 391건이 이루어졌으며 여러 가지 여건과 형편상 상담이 어려운 학생 19명은 외부상담기관과 연계해 치료가 진행되기도 했다.
역사교육을 책임지다 ‘해설사와 떠나는 역사여행’
양동초등학교는 서울형 혁신학교 특색사업으로 역사체험학습을 진행했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전인적인 인간을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방학 제외)에 역사여행을 떠났다. 4월에는 남산골 한옥마을, 5월에는 경복궁과 민속박물관, 6월에는 창덕궁, 7월에는 한성백제박물관, 9월에는 암사동 선사주거지, 10월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1월에는 용산전쟁기념관, 12월에는 중앙박물관 등 총 8회에 걸쳐 1400여명이 참여했다.
첫 번째 활동으로 작년 3월 195명의 학생들이 역사체험학습 현장으로 ‘남산골 한옥마을’ 에 가던 날, 한옥마을을 해설사와 함께 둘러보고 학년별로 나누어 우리의 전통 차 예절 체험, 사물놀이, 전통문양액자 만들기, 청사초롱 만들기, 예쁜 한글 손글씨 쓰기, 전통탈 꾸미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교사들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당번을 정해 나와 아이들의 안전을 지켰고 아이들은 모두 교사들의 인도에 따라 질서를 지키며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
참가비와 교통비는 모두 서울형혁신학교 운영비에서 지원됐다. 체험학습 신청자가 예상을 뛰어넘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교실을 떠나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기 위해 양동초등학교 교사들은 아이들의 역사공부를 책임졌다. 역사여행을 떠나기 전, 사전 학습을 위해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역사적인 지식, 배경, 인물 등을 정리하여 워크북을 만들고 현장에서는 우리 조상들의 멋과 슬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해설사와 함께 체험학습에 중점을 두었고 다녀와서 아이들은 우리 선조들의 높은 문화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혁신학교 모든 활동이 교사들의 헌신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할 터. 김진향 교장은 지면을 빌려 교사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양동의 혁신학교 프로그램에는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한 체험학습 강화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 도심에 살기에 농어촌에 갈 기회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농어촌 체험활동을 했다. 1학년은 과천어울터 농촌체험을 2학년은 국립생물자원관에, 3학년은 장단콩마을, 4학년은 갯벌체험, 5학년은 용인민속박물관, 6학년은 과천어울터 농촌체험을 하고 돌아왔다.
인성교육으로 실력향상, 전교생 대상 문예체 활성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가중 중시되는 것은 창의체험활동이다. 이와 관련해 양동초등학교에서도 혁신학교 프로그램으로 문화, 예술, 체육 교육활성화에 나섰다.
음악교과와 연계한 예술체험으로 전교생 난타 공연 관람이 있었다. 미술교과와 연계한 예술체험으로 도예로 여러 가지 모양의 도자기를 만들었고 이를 가지고 학교 환경 꾸미기도 했다. 전 학년이 참가한 이 수업으로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도자기가 학교 환경미화에 이용되는 것을 바라보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교과 또는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한 학부모 재능기부는 많은 학부모들의 참여로 아이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공인형 만들기, 송편빚기, 컵케익만들기, 나만의 컵만들기, 직업인초청 진로교육까지 다양한 활동이 진행됐다. 그 외 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많은 학생이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됐다.
아버지회 주최로 양동교육가족산행도 인기프로그램이었다. 작년 5월 부천시 고강동에 있는 지양산으로 가족 산행을 떠난 양동가족들은 ‘아카시아 꽃길과 함께 추억 만들기’를 했다. 40가족(120명)과 교직원13명이 참여하면서 학부모와 아이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국제화 시대, 영어캠프도 혁신학교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영어교육에도 혁신학교 프로그램이 적극 활용됐다. 아이들이 원어민 강사와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말 한 마디라도 더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양명초등학교에서는3~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박3일 영어캠프를 진행했다. 모든 학생들이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혁신학교 프로그램과 연계해 마련한 ‘원어민 프로그램’은 학부모에게 더 인기가 있었다. 영어교육 환경에 노출 기회가 적은 아이들이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키고 자신감을 길러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김 교장은 “원어민을 접할 기회가 없는 학생들이 혁신학교 프로그램으로 수유영어마을에서 원어민과 맘껏 부딪히면서 익힌 영어가 눈에 띄게 느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학교 폭력 예방 교실에서 자기주도학습 플래너까지
양동초등학교는 혁신학교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예방에 대해 배우는 시간도 마련했다. 양천경찰서의 도움으로 돈이나 물건을 강제로 빼앗는 행위 외에도 △의도적으로 집단 활동에서 따돌림 △다른 친구의 접근과 도움을 막음 △휴대 전화나 e-메일을 통한 협박ㆍ비난ㆍ위협 △욕설이나 무서운 말로 겁을 줌 등 정신적인 괴롭힘도 학교 폭력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친구의 마음에 상처 주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어 △가해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싫다고 말하기 △혼자 다니지 않기 △폭력을 당했을 때의 상황을 정확히 기억해 두기 등의 학교 폭력 예방법과 대처 방법을 자세히 안내했다.
양동초등학교는 사교육을 줄이고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학습플래너’를 만들어 전교생들에게 나누어주었다. 학습플래너에는 일간 주간 월간 분기별 일정표를 작성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 계획을 세우고 학습성취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사연수도 실시했다.
김진향 교장은 “혁신학교 프로그램으로 뭘 혁신하겠느냐고 질문을 한다면 막연한 혁신이 아니라 교사들은 전문성을 신장하고 어린이들은 실력을 향상하고 학교생활을 행복하게 만드는 혁신”이라며 “우리 어린이들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고 더 전문성을 갖추어 봉사할 수 있는 인재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 갈무리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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