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좋고, 믿을만한 물건을 구입했을 뿐인데, 지역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저소득가정의 대출*장학사업에 쓰인다면? 당신은 지금 ‘착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와 생산자, 철저한 갑을관계로 구분되어진 기존의 소비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남다른 가게, ‘서로 좋은 가게’와 ‘행복드림’에서 착한 소비를 맘껏 누려보자.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서로 좋은 가게_ 착한 소비, 그 이상의 가치
조그맣다고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7평 남짓한 공간에 1천여 가지의 상품들이 가지런하고 아기자기하게 진열돼 있으니, 식품에 관한 한 없는 게 없다. 지역자활센터,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시니어클럽,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상품 생산자의 이름도 다양하다.
“취약계층의 상품은 좀처럼 소비자와 직접 만날 기회가 없어요. 서로좋은가게는 이런 생산자와 착한 소비자를 이어주는 공간이자,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줍니다.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 모두가 서로좋은가게인 거죠.” 취약계층도 세상 밖으로 막 나온 터라 상품의 가격, 질적인 부분에서 소비자 입맛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2년여 간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책임감도 갖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근정 운영실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취약계층의 생산품에 갖는 소비자의 편견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서로좋은가게는 자활상품 중에서도 친환경 상품만을 선정, 한살림, 아이쿱생협의 상품, 검증된 우리 농축산물, 공정무역상품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우리밀빵, 복음자리 잼, 짜로사랑의 두부 등이 잘 나간다”는 김 운영실장의 얘기를 들으며 바로 쇼핑모드로 돌입. 남양주지역자활센터 반디불이의 유정란, 전북 임실지역자활센터에서 생산한 고춧가루(500g 1만6천원), 장애인재활시설에서 만든 희망그린커피 ‘카페디디’(100개 1만3천원) 등 전국에서 온 상품들이 제법 많았다. 자활사업에 참여하는 매장직원이 상품에 대한 친절한 안내도 곁들여준다. 내 작은 소비가 지역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품의 양질화에 쓰인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뿌듯해진다.
♥쇼핑 팁!
우리밀과 버터, 유정란 등 좋은 재료로 만든 참밀그득한빵의 우리밀버터크림빵, 100% 국산콩으로 만든 짜로사랑의 우리콩두부, (주)미당의 묵은지찌개 등을 구입했다. 모두 화학첨가물 하나 없는 정직한 상품들이다. 근데 담아갈 곳이 마땅치 않네…, 현수막을 재활용한 장바구니가 500원. 제법 멋스럽다. 도로 가져오면 환불도 해준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구입금액의 1%가 포인트로 적립되고, 5천원 이상부터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아기 속살처럼 부드럽고, 담백*고소한 맛의 우리밀빵,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일품인 묵은지찌개 등 그날 저녁은 행복한 식탁으로 만들어졌다.
서로좋은가게 수원직영점(장안구 정자2동 29-2번지)
경기도와 경기광역자활센터가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 사업이 2011년 독립법인 (주)서로좋은가게로 출범. 수원직영점은 서로좋은가게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다.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 보건복지부 사회공헌기업이며, 취약계층 생산품 판매 활성화는 물론 수원지역과 경기도 거주 취약계층의 일자리 만들기를 돕는다. 인터넷 쇼핑몰(www.sogoodstore.co.kr)에서도 상품이 판매, 배송된다. 명절에는 취약계층의 생산품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도 판매한다.
문의 031-8025-3493
행복드림_ 친환경으로 무장한 전국 최초 지역자활상설매장
3~4명의 매장 직원이 바쁘게 돌아간다. 매장 안쪽의 미니 카페에선 장보러 온 김에 커피 한잔을 마시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아메리카노가 1500원. 테이크아웃 커피를 주문하는 고객도 많았다. “커피 맛있죠? 저희 모두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고, 2010년 오픈해서 지금까지 매장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니까요.” 정성옥 매니저가 권하는 커피향이 그윽하다.
자활, 친환경 매장답게 정직한 상품들이 가지런한 가운데, 전국자활센터에서 만든 특화된 상품도 별도의 코너에 마련돼 있었다. 군포자활센터의 EM비누세트, 수원사랑나눔의 100% 오가닉순면 D.I.Y 신생아용품과 인형, 수원지역자활센터 화초사업단 꽃밭가득의 두레베개, 도예사업단 흙지기의 도자기생활용품, 전북 진안자활센터의 홍삼액 등 종류도 다양하다.
친환경상품은 대부분 아이쿱생협을 통해 들여와 조금 저렴하게 판매하고, 계절마다 공동구매도 진행된다. 봄이면 양파, 여름이면 마늘 등 직접 발품을 팔아 산지에 가서 좋은 상품을 소비자와 연결해준다. 물론 조합원들 대상으로 공동구매 문자가 발송된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물건구입 시 일주일 단위로 900원의 종자금이 증자되고, 이런 종자금이 모여 수원지역의 저소득가정 무담보 무이자 대출사업과 장학사업 등에 쓰입니다. 제2, 제3의 행복드림 매장을 오픈해 저소득가정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목표이고요.” 정 매니저는 독거노인에게 김장도 전달하고 후원행사도 펼친다고 덧붙였다. 직원 박경옥 씨는 “더 어려운 분들을 보면서 우리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싶어 서로 위안 받고 배우는 것도 많다. 창업을 염두에 두고 일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들려줬다.
♥쇼핑 팁!
백문이 불여일견, 친환경상품인 오가닉 팬티라이너를 구입했다. 순한 순면의 감촉이 몸에 딱 붙는다. 행복드림의 조합원으로 가입하면(가입비 2만원)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역공동체도 돕지만, 좋은 품질의 직거래 상품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 매장에선 원하는 고객에 한해 직접 담은 매실과 오미자도 판매한다. 3만원 이상은 무료배달도 가능하다. 오가닉 순면 배냇저고리 D.I.Y세트는 30% 할인된 가격, 5만5천원에 판매 중이다.
행복드림(팔달구 화서1동 202-5번지)
수원지역자활센터에서 만든 전국최초의 지역자활상설매장이다. 잡곡, 양념, 축산가공식품, 건강보조식품, 화장품 등 친환경 유기농상품과 지역의 자활상품을 판매하며, 수원지역의 저소득가정, 공동체를 살리는 데 주력한다. 좋은 먹거리를 나눌 뿐만 아니라 자활인의 자립을 돕기 위한 대출과 장학사업을 펼친다. 아직 별도의 인터넷 쇼핑몰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문의 031-244-7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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