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잔디구장 자랑하는 ‘가좌테니스회’ 부부회원 많아 분위기 훈훈해요

지역내일 2013-03-21

인조잔디구장 자랑하는 ‘가좌테니스회’
부부회원 많아 분위기 훈훈해요


바닷바람이 불어와 공기 좋은 가좌동. 춥기도 하지만 한적한 맛에 반해 한 번 들어오면 좀처럼 이사 가지 않는다는 동네다. 볕 좋고 바람 좋은 가좌마을 2단지 끝에 테니스장이 있다. 흔치 않은 인조잔디구장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바로 가좌테니스회 사람들이다. 30여명의 회원 중 부부가 7쌍, 절반에 달하는 사람들이 커플이라 분위기가 훈훈하다. 중년 부부들에게 한번쯤 찾아온다는 권태기도 테니스로 시원하게 날리는 유쾌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테니스는 마음을 비워야
동네마다 하나쯤은 있는 곳이 테니스장이다. 마니아층이 줄었다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생활체육이다. 이처럼 긴 명맥을 이어오는 비결은 뭘까.
십대시절에 처음 배워 30년 넘게 테니스를 즐기고 있는 추영호 씨는 “전신 운동으로 체력 증진도 되지만 매너도 배우게 돼 정신 수양에도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욕심을 내면 꼭 실점을 해요. 악기도 몸에 힘을 배고 연주하듯이 마음을 비우고 쳐야 돼요. 그게 고수예요.”
구력이 30년 된 박선옥 씨도 “테니스로 삶을 배웠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빵빵 치다가 부드럽게 치면 상대가 받기 힘들거든요. 내가 세게 치면 공도 빨리 와요. 상대를 먼저 파악하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 연륜이 될수록 근성이 나타나요. 테니스는 인생이에요.”


오랜 친구처럼 가까운 이웃들
2005년에 결성해 8년째로 접어드니 동호인들은 멀리 사는 친지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됐다.
윤성한 씨가 아들을 장가보낼 때도, 그 아들이 테니스 게임에 합류해 함께 뛸 때도 회원들은 조카를 보듯 흐뭇하게 바라봤다. 아이들을 함께 키우면서 크고 작은 경조사를 같이 치러낸 이웃사촌들이다.
처음 가좌테니스회를 만든 최준집 씨는 동호회의 산 증인이다.
“도시 문화가 그래요. 같은 동에 살아도 서로 모르죠. 취미 생활 같이 하면서 서로 왕래하다 보니, 가족 이상의 정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 했어요.”
회원들은 인조잔디가 깔린 가좌테니스회 코트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걱정 없이 테니스를 칠 수 있다니 자랑할 만하다.
“처음에는 테니스를 좋아하는 마음만 많았지만 지금은 명품코트답게 실력도 수준급으로 올라갔다고 자부해요.”


서로 보고 배워가며 닮는 사람들
“다른 부부들을 보고 배우는 게 많아요. 회장님 부부를 보면 가정, 사회, 자녀교육 모든 면에서 본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여부회장님 부부는 대화를 참 맛깔스럽게 해요. 유머감각이 뛰어나서 항상 웃게 만들어요.”
자칭 가좌테니스회의 막내, 정경숙 씨의 말이다.
매너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일까, 인터뷰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모두들 겸손이 묻어났다. 어쩌면 쉽게 실력이 늘지 않는 탓도 있을 것이다. 테니스는 10년쯤은 꾸준히 쳐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된다니 참고 기다리며 실력을 쌓는 것이 몸에 베일 법도 하다.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 테니스. 가까울수록 존경하고 삼가라는 말을 가좌테니스회 사람들은 즐겁게 따르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우리 부부가 테니스로 사는 법


강호석 허재임 부부 “시합 함께 나가며 부부애 키워요”

“테니스는 부부한테 정말 좋아요. 운동을 같이 하니까 주말도 뭐든지 함께 해요. 평일 저녁에도 9시 30분까지 코트를 쓸 수 있거든요. 퇴근하면 얼른 달려와서 한 게임 치고. 시합에도 같이 나가서 서로 응원하는 재미도 있어요.”








김경태 서은숙 부부 “권태기를 테니스로 극복했어요”
“당뇨로 건강이 안 좋았는데 운동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40대 이후에 권태기가 찾아온 것도 테니스로 극복했어요. 테니스로 인해서 얘기를 시작하니까 다른 주제로도 대화를 많이 나누게 돼요.”








윤성한 박선옥 부부 “나이들 수록 테니스 참 좋아요”

“남편은 부드러우면서도 굴곡 없이 치는 편이고 저는 한 방에 끝내는 타입이거든요. 비슷한 시기에 운동을 시작해서 서로 코치하려고 하다 삐지고 많이 싸웠어요. 나이 먹으니까 지금은 참 좋아요. 웃기는 진짜 많이 웃어요.”








조근형 정경숙 부부 “온 가족이 테니스 함께 치고 싶어요”

“아파트에 코트가 있으니까 부부가 함께 운동하기 좋죠. 골프는 멀리 나가야 되잖아요. 시간 비용 운동량, 모두 테니스가 나아요. 아이들한테도 가르쳐서 복식 게임을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최준집 조명옥 부부 “취미를 공유하면 부부 대화 많아져요”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테니스의 좋은 점이에요. 취미를 공유하면 대화가 많아져요. 대화 주제도 많아지니 그게 가정의 행복이죠. 아내하고 가족이면서도 동호인 같은 동반자로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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