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영어 덕분에 패키지 아닌, 자유여행을 꿈꾸게 됐어요”

우리동네 주민자치센터 인기 강좌를 찾아서, 중산동 ‘여행 영어’

지역내일 2013-03-16

기껏해야 민원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일 년에 한두번 찾아갔던 주민자치센터. 동사무소라는 이름을 주민자치센터로 바꾸고도 한동안 주민들에게 낯설고 생소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이 주민자치센터가 지금은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달라졌다.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민들 누구나가 편안하게 찾아와 문화생활을 즐기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일주일에 두세번 문화센터를 찾는 이웃도 있다. 이웃과의 만남의 공간이자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울타리를 낮춘 주민자치센터. 우리동네 주민자치센터의 인기 강좌를 소개한다. 


우리동네 주민자치센터 인기 강좌를 찾아서, 중산동 ‘여행 영어’
“여행 영어 덕분에 패키지 아닌, 자유여행을 꿈꾸게 됐어요”


중산동 주민자치센터는 2008년 건물을 신축한 후 주민자치센터 문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현재는 20여개의 강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매 분기 마감이 되는 강좌만도 여러 개다. 그중 ‘여행 영어’는 재등록률이 높기로 유명한 수업. 재등록률이 높다는 것은 회원들의 수업 만족도가 높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대체 어떤 수업일까. 단지 ‘Can I get~, Do you have~, How much~, How long~’ 같은 단순한 영어만을 배우는 수업은 아닐 게 분명했다. 금요일 오전, 중산동 주민자치센터 3층에 위치한 ‘여행 영어’ 강의실을 찾았다.
 


재등록률 95%의 견인차, 요긴하고 생생한 여행 관련 정보
중산동 주민센터 ‘여행 영어’ 강의실은 20~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로 20여 석의 좌석이 꽉 차 있었다. 분기마다 재등록률이 95% 이상이라는 수치가 말해주듯, 분위기는 활기 넘치고 화기애애했다. 1~2년씩 수강하고 있는 회원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거의 매 수업 먹을거리를 싸오는 회원, 수업 후 솔선해서 뒷정리하는 회원 등 역할 분담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한 달에 한 번은 친목 도모를 위해 식사 모임도 갖고 있다. 새로 등록한 신입 회원들이 잘 적응하고 어색해하지 않도록 챙기는 것도 회원들의 암묵적인 동의 사항이다. 말 그대로 ‘가족 같은 분위기’라며 회원들의 자랑이 대단했다. 벌써 2년 넘게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석창화 씨(55세)는 ‘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여행 영어’ 강좌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전했다.
“단순히 영어 공부만 하는 수업은 아니에요. 해외 경험이 풍부한 선생님 덕분에 여행에 관련된 살아 있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요. 제가 얼마 전 크루즈 여행을 갔는데 선상 만찬에서 한복을 입어 박수를 받았어요. 크루즈 여행시 만찬 때 드레스코드가 있는데, 그때 한복을 입으면 환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선생님께서 조언을 해주셨거든요. 우리 수업을 수강하면 그런 생생한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어요. 회원들끼리도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아요. 전직 교사에서 화가, 갤러리 관장까지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회원들이 서로의 해외 거주 경험을 나눈답니다. 한 마디로 일상을 환기시켜 주는 모임이라고나 할까요? 다들 표정이 밝고 활기차 보이잖아요.”


바로 바로 활용할 수 있어 배움의 즐거움 쏠쏠
강사 김기정 씨(40세)는 처음에는 ‘생활영어’ 강좌로 수업을 시작했지만 반응이 시큰둥했다고 한다. 외가와 친가 모두 외국에 있고 개인적으로 미주와 동유럽 지역에 거주했던 경험을 살려 ‘여행 영어’ 수업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커리큘럼을 짜고 교재도 만들었다. 세관신고서와 출입국신고서 작성 요령은 물론이고 에어텔, 비행기 갈아타는 방법 등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 관련 상식과 정보들을 수업시간에 소개했다. 장거리 여행시 고탄력 스타킹을 신으면 다리 붓는 걸 막을 수 있다거나 여행지에서 짐 때문에 곤란한 경우 호텔 짐 보관 서비스나 공항 드롭 서비스, 얼리 체크인 등을 잘 이용하면 여행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등을 수강생들에게 소개했다. 또 보통 비행기 창가 좌석을 선호하지만 비상구 좌석(emergency exit seat)을 이용하면 좀 더 넓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등 요긴하고 생생한 정보에 회원들은 열광했다. 심지어 재등록률이 100%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생활영어와는 달리 강의실에서 배운 걸 여행 가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수업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배우는 재미가 있죠. 수업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째예요. 출산과 같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그만두었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회원 분들도 있고요. 해외여행을 떠나는 분들께 도움 되는 정보를 많이 알려드리고 싶어요.”
수업이 끝나자 누군가 강의실 뒤쪽에 마련된 커피 테이블을 정리했다. 수강생 중 가장 연장자인 이정이 씨(71세)였다.
“나이가 많다고 점잔만 빼면 안 돼요. 우리는 워낙 가족 같고 분위기가 좋으니까, 열심히 배우고 즐겁게 참여하고 있어요.”
배움에는 끝이 있을 수 없다. 많이 보고 많이 겪고 많이 배우는 것이 배움의 세 기둥이라고 하니, ‘여행’과 ‘영어’의 만남이야말로 세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아닐까. 석창화 씨는 “이 수업이 아니었다면 자유여행을 꿈이나 꿨겠어요? 대학생인 우리 아들이 같이 여행을 갔을 때 ‘엄마 어떻게 그런 걸 다 아냐’며 놀라더라고요. 정말 아는 게 힘이에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현주 리포터 gojoow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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