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2013년 화두 ‘맘(Mom) 마케팅’
아이가 먼저인 맘(Mom)의 맘(心)을 잡아라!
문화센터 소극장은 기본, 매장 자체가 아이들 놀이공간으로 진화
유영희(38·천안시 성환읍)씨는 매주 화요일 수요일 외출을 한다. 이제 갓 돌을 넘어선 딸아이의 문화센터 수업을 위해서다. 화요일에는 청음력을 높여준다는 음악수업, 수요일에는 신체놀이수업을 받는다.
유씨는 일주일 중 하루는 할인마트 매장에 들른다. 사람 북적이는 주말을 피해 비교적 한산한 주중에 장을 보려는 의도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좋아하기 때문이다. 매장에 아이가 좋아하는 다양한 놀이공간을 비치하고 하루에 네 번 구연동화도 들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 모든 것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입소문이 나서 이제는 육아모임 회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다양한 경험과 자극이 아이를 발달시키니까요. 집에서 아무리 엄마가 많이 놀아주고 이웃 또래들과 시간을 보내도 한계가 있거든요. 할인마트에서 하는 문화센터 수업은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수업이 알차서 많이 활용해요. 매장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간을 꾸며 놓은 것도 좋고요. 겸사겸사 또래 엄마들과 정보를 나누고 육아용품도 나눠 쓰니 도움이 많이 되죠.”
맘(Mom)을 위한 할인마트의 이유 있는 변화 =
유통매장이 엄마들의 육아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단순히 편하게 물건을 구입하는 공간의 의미는 옛말. 아이들을 위한 문화 교육공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놀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별도 공간이 점점 눈에 띄고 육아맘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형마트는 우선 매출의 주 고객인 주부들, 특히 육아에 전념하는 여성들을 위해 회원제를 운영하며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0∼7세 자녀를 둔 고객을 대상으로 유아동 전용 인터넷 클럽인 ''맘키즈클럽''을 운영, 회원에게 매월 1일부터 15일까지 기저귀 분유 유아용품 등을 10∼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할인 쿠폰북을 제공한다. 어린이 뮤지컬이나 문화강좌 티켓 제공, 도서증정 등의 혜택도 준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는 맘키즈클럽 7주년을 맞아 이번 달 15일까지 ‘맘키즈클럽 새탄생 대축제’를 연다. 맘키즈 전용 쿠폰북의 해당상품을 기존 130개에서 200여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이를 구매할 경우 신세계포인트를 두 배로 적립해준다. KB국민카드로 맘키즈 쿠폰 상품을 구매하는 2013명에게 육아비 5000만원을 지원하는 ‘5000만원의 행복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마트가 이처럼 ''엄마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이유는 이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육아용품은 꼭 구매해야 하는 용품. 동시에 아이를 위해서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엄마들의 마음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 싸늘한 경기에도 육아맘들의 구매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맘키즈클럽의 소비 성향을 분석한 결과 클럽 회원들의 지난 1~2월 자녀교육관련 소비 구성비는 오히려 7%에서 1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유 기저귀 물티슈 유아의류 유아용품 매출은 늘 다른 상품군에 비해 높다.
아이가 편해야 엄마가 편하다 =
이런 사정으로 이마트뿐 아니라 다른 대형마트들도 엄마 고객들을 잡기 위해 회원제를 운영하며 경쟁적으로 판촉을 벌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베이비&키즈클럽''을, 롯데마트는 ''다둥이클럽''을 운영하며 엄마들의 방문을 유도한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유통매장 자체를 놀이공간처럼 꾸며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할인마트가 나타나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매장에서의 시간을 즐기니 짜증내는 아이들을 달래며 물건을 사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현명한 주부들은 주중에 아이와 시간을 즐기며 장을 보고 주말에는 아예 편안한 휴식을 즐긴다. 유씨의 남편 김정식(39·가명)씨는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아내 혼자 아이 돌보며 장을 보는 게 힘들어 주로 주말에 함께 마트를 갔다. 그러다보면 하루를 그냥 허비하게 됐는데, 아내가 주중에 장을 보면 주말에는 가까운 곳에 산책을 가거나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어 온전히 휴일을 보내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천안서북점 김현진 지원팀장은 “유통업계가 아이들을 공략하는 키즈(Kids) 마케팅을 넘어서 이제 그 주체인 엄마의 마음을 잡으려는 맘(Mom)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마트 천안서북점은 엄마의 마음을 배려해 아이들이 편한, 그래서 엄마들이 편한 쇼핑공간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 팀장은 “매장 내에 아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체험시설 일곱 개를 비치, 쇼핑 중간 이용할 수 있게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매장이 비교적 여유 있는 주중에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매장에 오는 여성 고객들이 갈수록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맘(Mom) 마케팅 도입한 이마트 천안서북점
- 우리 아이, 구연동화 듣고 놀이공간에서 신나게
- 아이가 즐겁게 노는 동안 엄마들은 육아스트레스 푸는 원스탑 힐링 공간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마트 천안서북점은 맘(Mom) 마케팅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곳이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매장 ‘What a Toy’ 내에 일곱 개의 무료 체험코너를 운영, 아이들의 다양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 영유아를 키우는 주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장은 중앙에 대형 해적선이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월 목 금 오전 11시 낮 1시 3시 5시 네 차례 구연동화를 실시, 아이들의 교육적인 부분도 배려한다. 또한 ▷ 플로어에 대형피아노를 설치, 아이들이 밞는 대로 소리가 나는 ‘빅피아노’ ▷ 스크린에 영상이 떠다니며 아이들이 만지는 대로 반응하는 ‘터치게임’ ▷ 아이들 그림자에 따라 플로어 영상이 반응(영상은 시간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하는 ‘빔 게임’ ▷ 매장에서 판매하는 미니카를 직접 작동해볼 수 있어 남자아이들에게 특히 인기인 ‘미니카 시연’ ▷ 테이블에 앉아 직접 블록을 쌓아볼 수 있는 ‘블록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사격놀이 등 장난감 체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고, 디보빌리지(유료 이용)의 경우 직원을 별도로 배치,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한다. 디보빌리지는 자체적으로 쿠킹클래스 등 다양한 수업을 마련해 아이들 놀이는 물론, 교육공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만하다.
또한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휴식과 편의도 돕는다. 1층에 마련한 ‘릴렉스샵’은 짧은 시간에 등관리 발관리 손관리 등을 받을 수 있어 피로를 풀 수 있다. 집안일 육아에 거칠어진 손은 지하 네일샵 ‘네일아리움’에서 간편하게 케어 받을 수 있다. 특히 네일샵은 스파시설이 안쪽에 있어 외부시선이 불편한 주부들에게 인기다. 남편과 함께 관리를 받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문화센터 수업이나 매장 체험시설 이용을 위해 또래 육아모임이 모인 경우 ‘망고식스’에서 티타임을 즐기며 엄마들만의 수다로 육아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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