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선(40·가명)씨는 지난 4일 장난꾸러기 막내의 입학식을 다녀왔다. 장난기가 가득한 아이라 엄마 품을 떠나 학교에 잘 적응할까 친구들과는 잘 생활할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입학식을 다녀와서는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번호를 정하기 위해 선 줄에서 아이가 맨 앞에 섰기 때문. “유치원에서는 애들이 다 고만고만하다고 여겼는데, 막상 한 줄로 서보니 아이가 많이 작더라고요. 주위에서는 앞으로 클 시간이 많은데 왜 걱정이냐고 하지만 그동안 자란 속도를 보면 걱정이에요.”
입학식, 새학기의 시작과 함께 엄마들이 바빠졌다.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까’ ‘학교수업은 어려워하지 않고 따라갈까’ 등 엄마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여기에 한 가지 고민을 더하는 엄마들이 있다. 바로 아이의 키에 대한 고민. 혼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또래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니 유독 작은 모습이 눈에 띄어 걱정이 태산이다.
엄마가 신경 쓰면 아이 키가 달라진다 =
아이의 키는 엄마의 숙제다. ‘키는 유전에 의한 거니 어쩔 수 없다’라고 여겼던 과거에는 오히려 체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선천적인 유전인자가 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 23%이고, 영양 운동 수면 스트레스 등 후천적 요인이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2006년 4월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새로운 국제소아성장표준)고 알려진 이후 부모가 할 일이 많아졌다.
특히 아이들 성장발육이 좋아지며 사춘기가 빨리 찾아오고 그로 인해 급성장기도 앞당겨지면서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짧아졌다. 언젠가는 클 거라는 희망을 갖고 마냥 기다리기에는 시간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원재한의원 하재원 원장은 “일반적으로 여자는 초경을 시작하고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남자는 음모가 생기고 3년 정도 왕성하게 성장을 하고 성장판이 퇴화된다”며 “요즘 아이들은 부모 세대에 비해 사춘기가 3~4년 정도 빨라져 평균적으로 남자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는 4학년 정도면 사춘기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또한 하 원장은 “또래보다 작거나 성장이 더디면 성장나이에 대한 진단을 받아 적어도 여자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이전에 치료를 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때 단지 아이의 키를 키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아이가 제대로 잘 성장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의 성장 속도를 알아보는 것은 지속적인 성장을 체크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 비만, 성장에 악영향 =
최근 비만이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아이들 비만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2011년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생의 14.3%가 비만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아이들 비만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어 더 많은 주의를 요한다. 고열량 패스트푸드가 많아지고 학습에 몰두해 운동을 소홀히 하는 점, 과도한 학습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은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아 문제가 된다. 비만해지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르고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된다. 이 경우 여자아이들은 초경을 시작하게 되고 성장판도 바로 멈추게 된다. 하재원 원장은 “지방세포에 축적돼 있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해 사춘기를 빨리 오게 하는 조기성숙을 유발한다”며 “뿐만 아니라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이로 인해 성장호르몬 순환에 장애를 가져와 아이의 키 성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이들의 비만관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성인과 같이 식사조절을 하다 보면 자칫 영양공급의 부족으로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도록 평소 관리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 비만이나 빠른 성장으로 성조숙증의 조짐이 보이면 한방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체성분검사, 뼈나이검사 등을 통해 조기성숙의 징후를 판단하고 성장호르몬이 과다하게 나오게 하는 원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거나 억제시켜주는 치료를 한다”며 “천연 한약 중 인진호와 율무에서 추출한 신물질(EIF)을 활용해 성호르몬 증가 속도는 억제시키면서 키 성장은 방해하지 않는 탕약을 처방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 엄마가 신경 써야 할 우리 아이 키 크기 습관
성장은 운동과 수면, 영양 공급의 조화를 통해 가능하다.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해 혈류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성장판의 연골세포가 왕성하게 분열하도록 자극을 준다. 조깅, 자전거 타기, 과격하지 않은 줄넘기, 달리기 등을 매일 1시간 내외로 하면 도움이 된다. 역도, 마라톤, 기계 체조 등은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운동이기 때문에 성장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성장에 도움을 주는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공급하면 그만큼 성장판 퇴화가 늦춰질 수 있다. 특히 아침밥을 꼭 먹는 습관을 들이고 단백질 칼슘 등을 함유한 질 높은 영양식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식사시간도 키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10분 안에 급하게 밥을 먹거나 혹은 30분 이상 밥을 오래 먹는 경우 성장에 장애를 보였다. 15~20분 정도 식사해야 영양성분이 적절하게 흡수되어 성장에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학교나 유치원에서 급하게 밥을 먹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성장판을 위해서는 질 높은 수면도 빼놓을 수 없다. 성장학자들은 오후 11시~새벽 1시와 새벽 4시~5시 사이에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오후 10시부터는 취침에 들어 오후 11시쯤 숙면이 이루어져야 최대한의 성장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움말 : 원재한의원 하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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