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산다 - 예희 국악예술단

“희노애락 담은 ‘남도소리’, 인생과 같아”

소리로 하나 되는 매력 커 … 매주 모임 갖고 연습 중, 봉사단체로 거듭나

지역내일 2013-03-09


예희 회원들이 춘향가 중 사랑가를 부르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오후 7시.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의 한 음악학원 2층. 하나 둘 모인 사람들은 소리북 채를 잡고 남도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3평 남짓한 공간에 우렁차면서도 그윽한 소리가 휘돌았다. 소리북을 치며 부르는 ‘사랑가’는 사랑스러우면서도 애달픈 느낌이다.
이들은 ‘예희 국악예술단’ 회원들이다. 예희는 전통음악의 보급과 봉사를 위해 교육과 공연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임이다. 8명의 회원들은 지난해 3월 만남을 시작으로 매주 한번씩 모임을 갖고 ‘소리공부’를 하고 있다.


각양각색 사람들이 소리로 하나 된 모임
“서원대학교 평생교육원 민요 판소리 강좌를 통해 사람들을 알게 됐습니다. 강의시간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3개월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강좌가 끝난 다음에도 계속 소리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예희를 만들게 됐죠.” 회원 신현범(55) 씨의 설명이다. 

예희는 지난해 3월 서원대학교에서 민요 판소리 교육을 받던 사람들이 후배도 키우고 봉사활동도 해보자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소리공부 모임이다. 회원 최선아(57) 씨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전통의 가락을 통해 여유와 멋을 즐기며 우리 소리를 나누는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초창기에는 ‘소리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나 최근 ‘빛나는 재주’라는 뜻의 예희로 모임명칭을 바꿨다. 단순한 취미활동 모임에서 벗어나 봉사를 비롯한 공연도 해볼 생각이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 만나 소리도 맞춰보고 봉사활동을 위한 앞으로의 계획도 논의한다. 

8명의 예희 회원들은 대부분 50~60대로 그야말로 ‘인생을 아는 사람들’이다. 신현범 씨는 “소리를 하는 과정은 인생을 사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소리를 하면서 자신을 다스리게 되고 고뇌 속에서 기쁨을 느끼듯이 소리를 하면서도 기쁨과 고뇌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리는 할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모든 사람들과 소리의 매력 속에서 다 통하게 된다”고 웃었다. 또한 신 씨는 “이것이 바로 다양한 업종과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면서도 소리로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전통가락의 멋 알리는 봉사활동 
예희 국악예술단원들은 오는 4월 봉사단체로 거듭날 예정이다. 요양원, 복지관 등 문화적 혜택이 취약한 시설을 찾아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고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도 뽐낸다는 계획이다.
최선아 씨는 “무용, 판소리, 난타 등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해 제대로 된 봉사단체를 만들고 싶다”며 “우리전통의 가락과 소리를 알리고 그 느낌을 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청주시 시립국악단에 재직하다가 올해부터 ‘프리’로 활동하며 예희를 지도하고 있는 김수현 지도강사는 “소리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3월에 개강하는 서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좌에서도 다시 만날 계획이다. 김 강사는 “회원들의 열의와 열정이 대단하다”며 “내가 강사이지만 회원들을 보면서 소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에너지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인생을 알고 자기 멋이 있어야 하는데 예희 회원들은 정말 소리의 참 맛을 아는 사람들”이라고 덧붙혔다. 
예희 회원들의 소리와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절로 소리를 따라하고픈 마음이 생기고 벌써부터 이들의 구성진 공연이 기다려진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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