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없는 건강한 사회, 공익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지역내일 2013-02-22 (수정 2013-02-22 오후 2:30:21)

<인터뷰>대한결핵협회 제28대 신임회장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결핵없는 건강한 사회, 공익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


-한 해 발생하는 결핵환자가 매년 3만 명 이상
-2주 이상 감기 증상이 낫지 않는다면 결핵 의심
-치료비 부담 때문에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없어야


정근(53)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대한결핵협회 제28대 신임 회장으로 지난 7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정근 신임 회장은 2007년부터 대한결핵협회 이사, 부회장 등을 거쳤으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결핵협회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근 신임 회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에서 안과학 의학 박사 및 국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또한 부산대 안과 전문의(1989년)·의과대학 안과 조교수(1992년), 정근안과 원장, 대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위원장(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2011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의원(2011년), 부산시의사협회장 등을 거쳐 현재 그린닥터스 이사장으로 역임하고 있으며, 의료법인 온종합병원 병원장 등을 맡고 있다.
정근 회장은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OECD국가 중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1위를 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봐서 큰 손해이며 국민들의 건강에도 큰 위협"이라며 "앞으로 대한결핵협회는 경영혁신을 통해 결핵 퇴치에 앞장설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내일신문은 정근 대한결핵협회장을 통해 앞으로의 포부과 방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1. 대한결핵협회의 창립과정과 목적은 무엇인가요?
대한결핵협회는 한국전쟁 이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욱 만연하게 된 결핵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결핵 관련 단체들을 통합하여 1953년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협회는 결핵예방법 제32조의 규정에 의거하여 결핵에 관한 조사연구와 예방 및 퇴치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2. 보통 후진국병이라고 알려진 결핵은 어떤 질병인가요?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병하는 질병입니다. 결핵환자의 기침 등에 의해 공기 중에 떠 있던 결핵균이 호흡을 통해 인체에 들어가 감염되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결핵으로 발병하게 됩니다. 결핵은 보통 감기와 비슷한 증상(오한, 발열, 기침)을 보여 감기와 구분이 쉽지 않으며, 실제로 감기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호전되지 않다가 결핵으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2주 이상 감기 증상이 낫지 않는다면 결핵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핵은 공기 중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예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염성 결핵 환자를 조기에 발견, 치료받도록 함으로써 전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입니다. 그 외 생후 1개월 이내에 BCG 예방접종을 받음으로써 소아 결핵 발병을 예방하고, 결핵 감염자 중에서 일부만이 발병하기 때문에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이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되면 예방적으로 결핵약 한 가지를 복용함으로써 발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결핵균은 몸속에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병하게 됩니다. 따라서 평소에 건강한 생활습관과 자기관리를 통해 면역력을 기른다면 결핵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우리나라 결핵환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결핵환자가 약 10만 명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숙인 등 건강보험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취약계층까지 포함하면 실제 결핵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단순히 결핵환자의 수가 아니라 한 해 발생하는 결핵환자가 매년 3만 명 이상이며 결핵환자 중 2천3백여명이 사망한다는 사실입니다.


4. 대한결핵협회 회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있다면요?
결핵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치료비 부담 때문에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결핵 환자의 의료보험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전액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도입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입원 치료비와 일정 생계비도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결핵 환자의 진료비 부담은 확연히 줄었지만, 결핵이 감염병이고, 사회적인 질병임을 감안해 결핵으로 환자들이 사회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안전망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핵관리만큼이나 중요한 결핵예방 활동에서는 결핵 환자와 같이 지낸 가족, 직장동료, 친구들에 대해 2차적 감염을 차단하고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핵환자와 접촉한 이들의 결핵검사를 제도적으로 시행하고 예방화학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지만 보통의 경우 결핵 환자가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결핵치료를 숨기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결핵환자임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정확한 결핵 정보를 전달하고 홍보를 통해 사회적 분위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감염성 질환인 결핵은 치료여부를 환자가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결핵환자는 무조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거부하거나 비순응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강제입원치료, 격리 조치 등 조치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선진국에서는 개인의 자유보다도 공공의 안전을 위해서 치료를 거절하면 강제입원조치를 하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5. 대한결핵협회가 생각하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과제와 역점 사업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결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한결핵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결핵위기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정부의 결핵퇴치 플랜에 발맞춰 나감은 물론 협회 내부조직을 개편함으로써, 결핵퇴치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최적화된 조직으로 개편할 생각입니다.


우선 현재의 6개 지회, 지사 체제를 12개 지회 체제로 개편함으로써 각 지역이 독립성을 갖고 결핵사업을 수행해 나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보건사업은 인력과 장비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지역사회 결핵관리에 보다 발 빠르게 대처 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지사 체제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2010년 이후 9개에서 4개로 축소되었던 복십자의원을 정상화시킬 예정입니다. 복십자의원이 지역 내 결핵치료를 위한 1차 의료기관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적어도 전국에 광역자치단체별로 결핵을 전담으로 공공의료서비스를 수행하는 1차 의료기관의 설치도 전국적인 국가결핵관리를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 합니다. 이에 복십자의원 재개원을 통해 결핵퇴치를 위한 공익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대한결핵협회의 법정기부금단체로 지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크리스마스 씰은 오랜 결핵퇴치사업 재원의 창구이자, 결핵 홍보수단입니다. 씰 모금에 대한 혜택을 더 줄 수 있다면, 많은 분들이 크리스마스 씰을 구입하게 될 것이고 결핵퇴치 재원도 탄탄해질 것입니다.


또한 현재 북한의 결핵상황이 심각한 수준에 있습니다. 그동안 대한결핵협회는 꾸준히 대북사업을 통해 북한 결핵환자의 치료를 돕고 있었는데, 앞으로 더 진전된 대북사업으로 우리 동포들이 결핵에 고통 받지 않도록 인도적 지원을 통해 미래 통일 한국의 결핵예방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6. 향후 대한결핵협회 목표가 있다면요?
대한결핵협회는 우리나라 국가결핵관리종합계획에 따른 결핵지표를 낮추기 위해서 민간과 공공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반세기 이상의 국내결핵관리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국가결핵관리종합계획의 성공적 수행을 위하여 취약계층의 결핵환자 발견을 위한 검진 확대 및 기능 강화 등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연구기능을 강화하여 결핵관리를 위해 필요한 역학 자료와 정보 제공 및 전문적인 교육훈련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대북사업을 비롯한 에디오피아 등 해외 결핵퇴치 사업과 해외봉사 활동 등도 강화하여 대한결핵협회가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7. 현 정부, 국민에게 바라는 말씀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다면?
결핵은 감염성 질병이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분명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완치까지의 과정이 무척 힘든 질병이기도 합니다. 주변에 결핵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마음으로 보듬어주시고, 나와 관계가 없더라도 어떤 질병인지 한번쯤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국가 정책을 뒷받침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결핵 없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대한결핵협회가 앞장서겠습니다.


8. 회장님도 청소년 때 결핵을 앓았던 경험이 있으시죠. 환자분들께 응원의 메시지 한 말씀 해 주시죠.
저 역시 고등학교 시절 결핵을 앓았던 소년이었고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되었고 이제는 대한결핵협회회장이 되었습니다. 결핵은 치료만 잘하면 반드시 완치됩니다. 기침이나 가래가 오래가면 반드시 결핵을 의심해보시고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료와 빠른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결핵 가족 여러분 조급하게 생각해서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지마시고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치료에 임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대한결핵협회도 박근혜 정부와 함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결핵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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