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학교 - 천안교통정보어플(ITS) 개발한 월봉고 동아리 ‘인포-테라피(Inpo-therapy)’
“나의 재능과 적성, 학교에서 찾았어요!”
지난 한해 무엇을 했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았다’고 했다. 올해의 계획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매서운 추위가 몰아친 어느 날, 천안월봉고등학교 컴퓨터실에 모여 앉은 아이들은 딱 그 나이 또래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또래의 친구들이 갖지 못한 한 가지를 더 갖추고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가야 할 길을 찾아 뚜벅뚜벅 걸어가는 고집이었다. 아이들의 이유 있는 고집은 동아리에서 자신의 꿈을 찾으며 시작되었다.
* 인포-테라피 회원들과 동아리를 지도하는 이정숙 교사(가운데)
천안 교통 정보 어플 개발한 당찬 고등학생들 =
지난해 9월 천안의 한 고등학생이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구성민(월봉고3) 학생은 천안 교통 정보를 알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천안ITS’를 제작했다. 스마트폰 중 bada 및 android OS를 탑재한 폰에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제작한 어플은 삼성앱스에 탑재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구성민 학생은 당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 없어서 개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플은 제29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멀티미디어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또한 구성민 학생이 속한 동아리 ‘인포-테라피’도 모습을 알렸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이정숙 교사는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 등에서 진로를 향한 아이들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평소 자신의 내용을 채우는 게 중요해졌다”며 “학교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그 부분을 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리에서 활동한 3학년 학생 두 명은 모두 동아리 활동을 활용, 입학사정관제와 수시전형으로 관련학과에 진학했다.
또한 이 교사는 “동아리 활동을 잘못 운영하면 단지 서류를 위한 활동 위주일 수 있지만, 인포-테라피는 아이들의 숨겨진 적성을 찾고 계발하는 게 우선”이라며 “관심과 흥미를 갖는 학생들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동아리 박성운(2학년) 학생은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는데 학교 들어와서 동아리 활동을 하며 나의 적성인 것을 알게 됐다”며 “관련 학과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도움을 많이 주기 때문에 열심히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포-테라피’ 동아리 학생들은 이밖에 다양한 어플을 개발하며 미래 IT주역으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2012충남진로진학박람회’에는 학생이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참가, 초·중등 학생들에게 어플에 대해 교육하는 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 지난해 10월 19일~21일 열린 ‘2012충남진로진학박람회’에 참여한 인포-테라피 회원들. 이날 동아리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로 참여했다.
미래 꿈꾸는 노력에 봉사, 정보윤리 고민까지 =
홍성빈(2학년) 학생은 지난해 충남정보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했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홍성빈 학생은 “과학실 실험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어플을 개발해서 상을 받았는데, 프로그래밍 언어가 없어 웹 언어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만들었다”며 “대회가 임박해서는 학교공부가 끝나면 집에 가서 밤을 꼬박 새며 어플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정숙 교사는 “자신에게 재능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뿐 깨달은 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 그런지 아이들의 노력이 상당하다”며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발전한다. 한 가지를 알려주면 열 가지 스무 가지를 만들어낼 만큼 아이들의 능력은 무한대”라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은 단지 진학을 위한 기능만을 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앞으로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윤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정보진흥원’의 아름누리봉사단에 가입, ‘선플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QR코드를 제작하는 방법을 익힐 때는 과학동아리와 함께 학교 내 수목표찰에 QR코드를 넣는 작업을 했다. 기술을 익히고, 주위와 나누는 법을 자연적으로 터득할 수 있는 기본을 위해서였다.
인문계고 학생들에게 방학은 큰 의미가 없다. 평소와 다름없는 학습을 위해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 오간다.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은 세상을 만나기 어렵다. 학교가 공부 외에 다양한 세계를 안내하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진로 안내자’로 선 학교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를 준다. 월봉고 인포-테라피 동아리 학생들은 그를 경험했다. 김상결(1학년) 학생은 “지난해 충남진로진학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정보특성화고인 천일고를 제외하고 인문계고에서 컴퓨터 관련한 동아리는 우리가 유일했다”며 “학교에서 적성을 찾고 계발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