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잘 할 수 있는 일’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초 중 고까지의 학생들을 모두 망라하여 ‘즐거움으로 수학을 대하는 학생들’의 비율을 따져본다면 얼마나 될까? ‘고3 수포자’라는 용어의 탄생은 둘째 치고 나는 요즘 주변에서 ‘지긋지긋하게 문제만 풀게 하고 질문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수학학원이 싫어서 학원을 안 다니고 있어요’ ‘중2인데 아직 고1 과정의 공부도 잘 마무리 되지 않았는데 학원에서 수1 과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맞는 건가요?’ 등등의 갖가지 상담 요청, 하소연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수없이 많이 듣고 있다.
2011년 ytn에서 서울지역 인문계고등학교 3학년 진학반 학생을 대상으로 수포자를 조사하였더니 그 수가 60%가 넘는 것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맘들의 해결책은 더 엉뚱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다. 이전보다 더 많이 해야 하고, 더 빨리 해야 하고, 전혀 방법이 아닌 방법이 등장하는 것 같다.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교육이란 무조건 시간 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방법이 옳아야 한다.
고3까지 수학의 절대 성공자가 되지 못한 맘들은 대체로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지금까지 해 온 맘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반성의 유형이 한 가지요. 더 강력히 아이를 잡았어야 하는데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유형이다. 이 두 유형 어떤 쪽이든 실패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맘들의 공통된 부분인 것 같다. 그 이유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그러나 이렇게 실패한 사례는 너무 많다. 이러한 실패 사례가 후배 맘들에게 알려지고 전파되면 수학교육의 불합리한 요소가 조금은 더 개선될 수 있을 텐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초등학교 5, 6학년 맘들은 중학교 1 2 3학년 과정을 단시간에 끝내줄 수 있는 곳을, 중학교 학생들의 맘은 고등학교 과정을 단시간에 마무리할 수 있는 학원을 찾아다니고 있다.
더 놀라운 사례는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생략한 채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과정의 공부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에게 중학교 과정의 확인평가를 해보자고 했더니 중학교 과정을 공부한지 너무 오래돼서 생각이 안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겠다는 이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이러한 결과 너무나 큰 노력을 들이고도 엉망진창이 된 내 자식의 교육, 투자된 돈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지나간 시간,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며 가장 큰 상실은 학습에 흥미를 잃은 아이와 큰 허탈감에 빠진 부모와의 회복하기 어려운 관계다.
무엇이 우리 아이의 수학교육, 교육을 실패하게 한 주요 원인인가? 그렇게 투자하고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물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수포자로 남게 된 이 현실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인가? 지금쯤은 누구라도 이런 얘기를 공론화해봐야 하지 않을까? 100%는 아니더라도 이런 슬픈 맘들을 조금은 줄여봐야 하지 않을까?
기쁨으로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 일방통행식 수업’ ‘과정을 무시한 채 심화가 없는 선행학습’ ‘전혀 수준에 맞지 않는 학습을 하는 학습기계로의 전락’. 이러한 것들은 고학년이 되었을 때 수학을 포기하게 하는 주범이다. 중학교 수학을 제대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1학년 정도의 수학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중학교 과정의 학습은 무시된 채 이해가 충분하지 못한 선행일변도의 학습은 너무 위험한 방법이다.
‘하면 된다?’
‘무작정해서는 안 되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학교육,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을 생각하는 안목이 달라져야 한다. 조급하게 재촉하는 것 보다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내 아이의 능력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내 아이에 대한 교육의 목표치와 방법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학년 것을 소화하기도 어려운 아이한테 2∼4년 정도의 선행을 시키는 것은 불행의 씨다. 아이들은 대부분 맘 주도의 방법과 계획에 끌려가고 있는 현실 속에 있다.
아이들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수학교육을 지양해야 한다. 제대로 된 수학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수학하는 기쁨을 맛보도록 해야 한다. 양이 아닌 질로 나아가는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길수학전문학원
길민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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