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하면서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혼자서 실험을 해 봐요.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생활 속에서도 궁금한 것들이 생기면 또 실험을 해 보죠. 처음엔 학교 과학실을 찾아 실험을 했지만, 이젠 웬만한 것들은 집에서도 거뜬히 해 치워요.”
중학교 때부터 과학실험에 집중했다는 잠신고등학교 최병욱(2 이과)군. 중학교 때부터 써온 실험노트가 3권에 달하고, 지난해 서울시 과학전람회에서는 ‘항산화제 연구’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병욱군이 요즘 몰두하고 있는 실험은 재생연료에 관한 연구. 이번 겨울방학 중 이 연구를 마무리 짓는 것이 병욱군의 목표다.
100여 가지의 실험, 연구포트폴리오로 기록
병욱군을 과학실험의 매력에 빠뜨리게 한 것은 과산화수소실험과 삼투압실험이었다. 모두 중학교 때의 경험이다.
“메스실린더 밖으로 거품 같은 게 툭 튀어나오는 그 모습이 정말 신기했어요. 체내에서 생기는 물질대사 분해산물로서의 과산화수소에 대해서도 알게 됐죠. 실험이 정말 재미있어서 나중에 혼자서도 다시 실험을 해 봤어요. 삼투압 실험은 교과서에서 본 내용을 처음 제 힘으로 실험해 본 것으로 실험노트에 자세히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이어온 과학실험. 병욱군은 자신의 실험을 고스란히 연구포트폴리오 노트에 기록했다. 이제까지 해온 실험을 모두 합하면 거의 100여 개의 실험을 했을 정도다.
실험으로 궁금증과 결과를 확인하는 병욱군. 그에게 과학실험은 어려운 시도가 아니라 생활 속 실천일 뿐이다.
항산화제 연구, 서울시과학전람회 우수상
고등학교 진학 후 그의 실험은 좀 더 체계화된다. 큰 주제를 정하고 하나의 프로젝트로 실험을 진행, 다양한 실험으로 보다 정확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항산화제 연구’. 중학교 때 이미 기초 실험을 마치고 자신의 주 관심사인 환경과 접목, 보다 세분화된 실험을 시도했다.
“요즘 ‘항산화제’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항산화제 특성 물질에 관심이 생겼죠.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산소지만 그 산소가 활성산소의 형태라면 인간에게 좋지 않은 질병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두요. 화장품과 먹는 것에도 항산화의 특성을 살린다고 하니 더 관심이 가더라고요.”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생활 속 재료, 후추와 은행잎 등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항산화 성분을 뽑아내어 바나나 껍질이나 사과과육 등의 음식물의 산화방지에 미치는 영향을 정성·정량적으로 조사했다. 실험을 하며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
“처음엔 갈기갈기 찢은 종이에 항산화 성분을 흡수시켜 박스를 만들어 그 안에 음식물을 넣으려고 했어요. 근데 찢은 종이로 박스를 만드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고분자학회의 도움도 받아봤죠. 그러다 종이 전체를 여과물에 담가 다시 박스로 만드는 방법을 써 봤어요. 만들기도 쉽고 실험도 잘 되더라구요.”
1학년 때 항산화제 연구로 교내 탐구발표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병욱군. 같은 주제로 출전한 서울시 과학전람회에서는 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환경과의 조화 위한 연구도 진행
병욱군의 아버지는 여행과 관련된 신문을 발간하고 있다. 항상 많은 신문을 접해온 병욱군은 한번 읽혀진 신문이 그냥 버려지는 게 정말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시작된 것이 ‘신문지 재활용’에 대한 연구. 신문지 재활용 연구는 단순한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기능성 재료로의 재탄생’에까지 이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유조선 유출사고가 발생해왔어요. 우리도 태안기름유출사고를 겪었죠.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기름제거활동에 들어갔고 그 사람들의 손에 수건이나 천 조각이 들려있었습니다. 그때 흡착재료의 대량 확보가 어렵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어요. 매일 버려지는 신문과 값싼 재활용품을 이용해 원유나 일상생활의 기름을 닦을 수 없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신문지 흡착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거듭한 병욱군은 이 연구로 교내 탐구발표대회(2012) 은상을 수상했다.
요즘 병욱군이 심취해있는 연구는 재생 연료에 관한 연구. ‘환경과 인간,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살 것인가’는 그가 늘 깊게 생각하는 주제기도 하다. 그는 “버려지는 쓰레기 중 재생 가능한 물질들을 이용해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라고 말한다.
화학에 특히 흥미가 있어서 화학공학계열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최군. 연구원이나 교수 등 하고 싶은 일도 많다. 반 회장과 과학체험활동(CA) 부장을 맡으며 ‘책임’이라는 단어를 늘 가슴에 품고 산다는 그에게 대입까지의 앞으로 1년 다짐을 들어봤다.
“화학은 더욱 깊게 공부해 보고 싶구요, 수학은 잘 마무리해 더 좋은 성적을 얻고 싶어요. 물론 실험도 더욱 열심히 할 것입니다. 꾸준히 노력해 인간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훌륭한 화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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