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신동 김희진양과 아버지 케이시 김씨

“골프소녀의 꿈에 날개를 달아 주세요”

지역내일 2012-12-27

생후 7개월에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5살이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6살에 처음 골프대회에 나갔다. 8살에 최연소 우승자가 되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 이후 4년 연속 수상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11살에 이미 100회 이상의 우승기록을 가졌다. 가히 골프신동이라 불릴 만한 김희진(14·천안서여중)양의 이력이다. 



* 미국 CKG 시합에 참가한 김희진양과 아버지 케이시 김씨. 희진양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천재적 재능과 공부하는 아버지 가르침이 우수한 기록으로 =


김희진양의 아버지 케이시 김(51·천안시 백석동)씨는 30년의 미국이민생활을 접고 가족과 함께 지난 3월 고향인 천안으로 돌아왔다.
“미국에서 골프연습장 운영, 부동산, 재정관련 등 성실하게 일하며 성공을 거두기도 하고 실패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여러 번의 위기 가운데 한국행을 택했습니다.”
김씨는 20세에 미국 이민을 떠나 골프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손목 부상으로 프로골퍼의 꿈을 접고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며 티칭프로가 되었다. 5살 때부터 골프에 소질을 보이는 딸 희진양을 지도하며 미국 주니어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김씨는 딸을 지도하며 놀라운 경험을 하곤 했다. 기대하지 못할 시합에서 믿기지 않는 성적을 거두는 딸을 볼 때 ‘이 아이 안에 무엇이 있는가?’ 하고 깜짝 놀란다. 김씨는 딸의 강점으로 “두둑한 배짱과 자신감, 머리가 좋아 영리한 경기를 하는 점”을 꼽았다.
김희진양은 “아버지는 운동선수였지만 책을 정말 많이 읽으며 공부한다. 그리고 좋은 말을 들려주며 ‘마음공부’를 시켜준다”며 “아버지의 위로와 격려, 칭찬을 들으면 마음을 붙잡고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희진양은 골프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우수한 학업성적도 거두었고 미국에서 미 대통령상과 ‘훌륭한 소년소녀’ 시민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날개 꺾이지 않기를 =


한창 사춘기를 겪을 나이인 희진양은 한국에 돌아온 후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다. 김희진양은 “문화 차이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며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지점이 있지만 학교친구들의 도움으로 많이 적응했고 학교생활이 즐겁다”고 말했다. 또한 희진양은 “골프는 나를 기쁘게 하는 게임이다. 혼자서 연습하고 기록을 만드는 일이 즐겁다”며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도 있고 못 찾은 사람도 있는데 나에게는 골프가 기쁜 일”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하지만 최연소 LPGA 선수가 되고 싶은 희진양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가정형편상 한 달 400만원 가량 비용이 드는 라운딩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라 동네 연습장에서 연습이 전부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희진양은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드림챌린지’에 참가해 KLPGA 소속 프로 및 아마추어 여성 골퍼들 중 성적 상위로 본선 서바이벌에 진출했다. 올해 열린 윙크컵 골프대회의 경우 우승을 거머쥐며 내년 3월까지 미국 플로리다 동계훈련 티켓을 따냈다. 각종 전국청소년골프대회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어떤 어려움도 빛나는 소녀의 재능을 가리지 못했다.
“더 힘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이 어려움을 견디며 운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희진이 재능을 생각하면 날개를 더 활짝 펴도록 힘이 되어줄 후원자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던 케이시 김씨가 힘주어 말했다.
케이시 김씨는 “동생도 빼어난 골프실력을 보이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재능과 체력 정신력을 잘 갖춘 희진이가 세계적 프로선수로 자라도록 힘이 되어줄 후원자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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