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날인 강일고 박지영

위기를 기회로, 자기주도학습은 나의 힘!

지역내일 2012-12-26

“그날도 똑같았어요. 밥에 김치 넣어서 쓱쓱 비벼먹는데 갑자기 구토하면서 먹는 게 정말 힘든 거예요. 기말고사 일주일 전인데 너무 아파서 학교에도 못 갈 지경이었어요.”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른 박지영(2 문과)양. 시험기간이 끝나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녔지만 모두들 ‘스트레스’라는 말만 할 뿐 지영양의 아픈 이유를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아픈 시련의 기간을 ‘기회’로 만든 지영양. 그 저력은 바로 자기주도학습이다. 


휴학, 자기주도학습 집중의 시간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지영양. 여름방학이 거의 끝날 무렵에 알게 된 그의 병명은 ‘SMA증후군’.
“십이지장 주위에 동맥이 있는데, 그 사이 지방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하더라고요. 지방이 준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갑자기 살이 너무 많이 빠지고 체력이 딸려 결국 학교를 휴학하게 됐어요.”
 입원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던 날, 지영양의 머릿속은 몸을 추스르는 것보다 ‘학교에 가지 않는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생각으로 꽉 찼다. 하지만 이제까지 한 번도 학원에 다녀본 적 없이 스스로 학습에 올인해온 지영양이기에 어느 정도의 자신감도 있었다고.
“학원에 한 번도 다녀본 적 없다고 하면 친구들이 놀라서 ‘정말?’이라고 되묻곤 해요. 학원에 안 다녀본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 어릴 때부터 늘 혼자서 참고서를 보거나 고등학교 올라온 후에는 인강과 방과후학습으로 공부하고 있어요. 그냥 혼자서 공부한 것뿐인데, 주위에선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하더라고요.”
 평소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영어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60%이상을 영어에 매달렸다”고 그는 말한다.
고3 EBS 커리큘럼에 맞춰서 영어공부에 몰입한 지영양. 2011학년도 수능특강까지 마무리했다. 중학교 때부터 봐오던 독해집 ‘리딩튜터’도 마무리를 지었다.
올 2학기 2학년으로 복학한 지영양은 언수외 내신1등급으로 중간고가 전교2등에 올랐다.


스스로 평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
지영양의 자기주도학습은 매우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4남매의 맏이다보니 제 일을 스스로 할 수밖에 없어요. 제일 막내가 초등학교 1학년이에요. 제가 제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동생들한테 할 말이 없어지거든요.”
어릴 때부터 꾸준히 써온 ‘플래너’는 지영양의 든든한 버팀목. 공부한 내용을 쓰고 스스로의 공부평점을 매겨가며 스스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지영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주도학습의 기본이다. 부족한 부분은 방과후학습이나 인강으로 보충한다. 특히 수학은 방과후학습은 꾸준히 활용했다.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고 체계적인 복습이 가능한 최고의 시간”이라고 했다. 모르는 문제를 선생님께 집중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것도 방과후학습의 장점이다.
제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영어는 지문을 소리 내서 읽어가며 기억력을 높인다. 발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모르는 단어도 소리 내서 읽다보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평소 “공부는 쌓이고 쌓여 실력이 되는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나홀로 공부’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복학, 적극적으로 대처하다
이번 2학기에 다시 2학년으로 복학한 지영양. 처음엔 서먹해하고 어려워하던 한 살 어린 친구들도 이젠 적극적인 지영양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친구 겸 언니 동생 사이가 됐다.
“처음 복학했을 땐 이름을 부르는 친구도 있었고 언니라고 부르는 친구도 있었어요. 제가 정리를 해야 하겠더라고요.(웃음). 학년도 같은데 이름을 부르라고 먼저 말했어요. 그게 당연한 거니까요.”
휴학하기 전 시사탐구반(GPEM)동아리 활동을 하던 지영양. 광고와 카피에 관련한 수업, 나가수 관련 토론 등이 정말 맘에 속 들었다. 복학 후에도 다시 문을 두드린 시사탐구반. 복학 후 3일 후부터 바로 축제준비에 들어갔다. 동아리 회장·부회장과 함께 축제준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지영양이다.
먼저 ‘시사탐구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교실 전체를 신문으로 도배했다. 그리고 시사문제 100개를 만들어 맞추는 사람들에게 사탕과 과자를 나눠줬다.
“새벽까지 신문과 책을 뒤져가며 문제를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문제를 풀 때 정말 뿌듯함을 느꼈어요. 정말 재미있고 후회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경제’에 관심이 많았던 지영양은 휴학하는 동안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경제학자가 쓴 문화 관련 책인 ‘문화로 먹고 살기’를 읽으며 문화에 관한 관심이 절정을 맞았다.
“언론방송학과, 문화콘텐츠학과, 경제학과 모두에 관심이 많아요. 공부하고 싶은 것도 많아 경제연구원으로도 일하고 싶구요. 그러면서 신문에 글도 쓰고 싶은 꿈도 있어요.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제게 주어진 모든 걸 ‘열심히 한다’는 거예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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