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전 미술계 돌아보기
특별 전시 풍성 … 소규모 갤러리 활발
특별전 유료 입장, 파손된 야외설치물 방치 등 아쉬움 남겨
2012년 대전 미술 전시관은 특별전으로 풍성했다. 아주미술관 ‘러시아회화전’ ‘불멸의 꿈’ 대전시립미술관의 ‘여기 사람이 있다’ ‘프로젝트 대전’ 이응노 미술관 ‘텍스트가 된 인간’ 등 크고 작은 특별전과 기획전이 눈길을 끈 한 해였다.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여 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여기 사람이 있다’는 구한말과 일제 식민지부터 현재까지 활동한 박수근, 이종섭, 백남준, 김기창 등 한국 미술가 100명의 작품으로 구성한 특별전이었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문화예술 구도를 탈피해 문화에 대한 지역적 평등을 실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들의 호응도 컸다. 3만 5000여명의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았다.
그러나 아쉬움도 컸다. ‘여기 사람이 있다’전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무료로 대여 받은 특별전이었음에도 시민들에게 관람료(5000원)를 받았다. 일반 상설 전시 입장료가 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10배의 요금을 받은 것.
‘프로젝트 대전’, 대흥동의 예술적 가치 재조명
올해 처음 생긴 ‘프로젝트 대전’의 목표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었다. 사람 사이에 발생한 정전기를 시각화한 프랑스 듀오 아티스트 세노코즘의 ‘빛의 접촉’ 등 13개국 66명의 작품 114점이 대전시립미술관 등에 설치, 전시됐다.
대전충남민예총 조성칠 사무처장은 “‘프로젝트 대전’은 미술관을 벗어나 시민들의 삶 속에 전시한 획기전인 기획전”이라며 “특히 원도심의 중심인 대흥동 일대를 화폭 삼아 조형물이 전시된 점은 시민들에게 대흥동의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립미술관측은 이 전시를 급하게 준비하다 결국 개막일을 2주일이나 미뤄야 했다. 또 태풍으로 인해 파손된 야외 설치물이 그대로 전시되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전시 기간은 두 달이 넘었지만 중·고등학교에 전시 홍보가 미흡해 학생들이 관람할 기회가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신탄진 중학교 김병휘 미술 교사는 “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특별전이라면 연초에 전시 계획이 있었을 텐데 각 학교에 전달 과정이 누락돼 좋은 전시를 학생들과 함께할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모리스갤러리는 전시작가 12명의 작품을 엄선해 2013년 1월 16일까지 <2013 Art Calendar展 >을 연다.
“소규모 갤러리, 전시기간 늘렸으면”
소규모 갤러리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가국현 양미혜 이미현 송현숙 최숙희 박은미 등 신·구 작가들의 작품으로 대흥동과 도룡동 일대에서 관객과 소통을 꾀했다. 일주일 남짓한 전시기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민예총 조성칠 사무처장은 “갤러리의 전시기간이 2주 정도 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 청소년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대흥동이 거듭나기 위한 기획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말했다.
김인순 이화선 캘리그라퍼 작가들의 이색적인 전시회도 시민들의 좋은 호응을 얻었다. ‘묵향과 종이의 만남’이란 주제로 삶 속에 파고든 캘리그라피를 재조명해 텍스트와 스토리를 함께 즐길 수 있었다는 평을 받았다.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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