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흔히 운동 중 부상, 사고 등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노화, 즉 퇴행성 변화로 인한 척추변형이다. 우리의 척추는 인체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세월이 지나면서 노화로 인해 서서히 변형이 일어나고 여기에 운동부족, 잘못된 자세 등과 같은 개인 생활습관에 따라 변형정도가 달라진다.
일단 척추에 변형이 오면 다리가 당기거나 저린 증상과 같은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럴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통증을 참지 못하고 되도록 빨리 당장 낫기를 바란다. 그러나 의사로서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리 최신의 치료법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한 번에 시간을 되돌려 모든 것이 완전해지도록 하는 마술 같은 일은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다만, 의사는 일차적으로 환자의 통증을 해소시키고 환자 각 개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근원적인 치료는 환자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더하여 올바른 식생활, 적절한 운동으로 허리건강을 지켜야 함은 물론이다.
60대 후반의 남성 환자분이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을 경우 통증이 거의 없으나 걷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고 심하면 당기고 저려서 걷기가 힘들고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고 나면 다시 걷을 수 있다고 했다. 전형적인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적 증세였다.
척추관협착증이란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게 되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선천적 또는 체질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나 대부분의 경우 척추의 퇴행성변화로 인대와 관절이 탄력을 잃고 두꺼워지면서 신경이 차지하는 공간을 좁게 해 다리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흔히 허리통증으로 지목되는 디스크(앉아 있을 때나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누우면 통증이 줄어들며 앞으로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와 구별되는 병증이다.
이 환자분의 경우 물리치료와 더불어 견인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었으나 통증이 계속적으로 있어 신경근 치료를 함께 했다. 신경치료로 통증이 크게 줄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고, 운동치료효과도 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50미터도 걷기가 힘들다거나 마비, 대소변장애가 나타날 정도로 척추관협착증이 심한 경우 신경이 지나는 구멍을 넓혀 주거나 압박하는 조직이나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에도 신경유착으로 저린 감이 계속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과 같이 퇴행성 변화로 일어나는 병증은 꾸준한 치료와 함께 일상생활에서의 관리가 중요한데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고 쿠션감이 있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으로는 등산보다는 걷기, 스트레칭, 요가, 수영 등을 규칙적으로 하되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며 해야 한다.
하나의원 이승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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