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터 운동이라 무시하다 큰 코 다쳐요”

라켓으로 추운 겨울 이겨내는 사람들 ‘중산배드민턴클럽’

지역내일 2013-02-16

중산근린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중산배드민턴장이 나온다. 2011년 7월에 신축해 15여 곳에 이르는 고양시 내 배드민턴구장 가운데서도 쾌적한 시설을 자랑한다. 10대 청소년부터 80대 노년에 이르기까지 450여 명의 중산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은,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중산배드민턴장을 찾는다. 라켓과 셔틀콕만 있으면 추운 겨울도 끄떡없다는 중산배드민턴클럽 회원들을 만났다.  


누구나 알지만 제대로 하기는 어렵다
동네 약수터에서 한가롭게 치는 게 배드민턴이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별다른 기술 없이 너 한번, 나 한번 사이좋게 치는 게임은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 이른바 ‘난타’다. 제대로 하려면 기본 발동작부터 응용기술과 전술까지 배워야 할 것이 끝도 없이 나온다. 선수 수준도 게임 실적에 따라 A, B, C조로 나누는데 30대에 A조였더라도 40대가 되면 가장 낮은 C조부터 새로 시작한다. 알고보면 격렬한 스포츠, 기술에 끝이 없는 스포츠, 그래서 중독성이 강한 것이 배드민턴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꼭 물고기 밥 주는 것 같이 재밌어요. 공을 주면 사람들이 막 뛰어 다니니까요. 처음 시작하면 푹 빠져요. 잠을 자면 꿈속에서도 보여요.”
6년째 배드민턴을 즐겨 온 김희숙 씨의 말이다. 그는 “운동을 시작하고 6개월부터 1년쯤 됐을 때가 가장 재밌고, 3년쯤 되면 몸 이 곳 저 곳에 무리가 온다. 그때부터는 몸을 챙기면서 운동하게 된다”고 했다.
이종길 씨는 중산공원을 걷다가 호기심에 구장에 들어간 후 배드민턴에 입문하게 됐다. 술을 줄여 보려고 운동을 시작했다가 배드민턴에 빠졌다. 그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매너게임이면서 한 게임만 해도 땀이 많이 나 운동 효과가 좋다. 3개월 하면 5kg이상 빠진다”고 말했다.
정경자 씨도 배드민턴으로 운동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하니까 마음이 즐거워요. 웃고 얘기하면서 게임하면 한 두 시간은 금방 가요.”


색다른 아이디어로 훈훈한 클럽
배드민턴은 상대가 있는 종목이라 외롭지 않다. 고양시에서는 해마다 봄가을이면 생활체육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데 그 때 거둔 실력에 따라 선수 수준이 결정되니 연습하다 보면 지루할 겨를도 없다. 운동이 끝나고 회원들끼리 밥 한 끼, 술 한 잔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처음 시작할 때는 레슨을 받는 것이 좋다. 10개월쯤 레슨을 배우고 나면 경기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레슨 시간 외에는 회원들끼리 게임을 하는데, 그때 초심자들이 용기 있게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2011년 리모델링 당시 회장을 맡았던 이근중 씨는 “초보자들이 레슨을 받고 나면 난타 코스에서 치면서 적응하게 만들어 줘야 쑥스럽지 않다. 사람과 사람의 대화가 없으면 이겨내질 못한다. 게임이 문제가 아니다. 어느 클럽이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것은 ‘난타 도우미’ 제도다. 고수들이 초보자들을 위해 난타를 같이 쳐주면 훨씬 짧은 시간에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보수다.
중산배드민턴클럽은 실력보다 회원들 사이 훈훈한 분위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회원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찾다 보니 시설이나 프로그램에도 색다른 아이디어를 도입하게 됐다. 2011년 리모델링 당시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대기 의자에 전기 난방 시설을 했고, 빈 공간에서는 회원들에게 필라테스를 무료로 가르치기도 했다. 운동 후 바로 출근할 수 있게 샤워장을 갖추고 있으며, 시멘트가 아닌 마룻바닥은 시각적으로도 아늑한 느낌을 준다.
중산배드민턴클럽 평생 가입비는 10만원, 월 회비는 1만 5천 원이다. 비회원은 1일 2천 원에 이용할 수 있다. 문 여는 시간은 오전 6시다. 평일에는 밤 11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2시간 일찍 문을 닫는다.

문의 010-7722-8410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우리는 배드민턴 가족

“부부가 함께하면 금슬 좋아져요”

전현경, 양승록 씨 부부는 1년 째 함께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운동을 좋아하는 양승록 씨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찾은 것이 배드민턴이다. “헬스는 지루해서 얼마 안하고 싫증을 느끼는데 배드민턴은 게임을 같이 하니까 좋아요. 아이들도 할 수 있고 사계절 날씨에도 상관없어요. 남편 혼자 운동하다 늦게 들어오면 화나는데, 같이 하니까 상관없어요. 안 좋은 일 있어도 운동하고 맥주 한잔 씩 하면서 얘기도 나누게 되고 서로 이해하게 돼요.”






“아내 찾으러 왔다가 배드민턴에 빠졌어요”

조한주 씨는 주부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아내에게 운동을 권하며 배드민턴 운동 장비를 사줬다. 배드민턴에 푹 빠진 아내가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아지자 걱정이 돼서 찾아갔다.
“가정주부가 너무 늦게 오니까 무슨 연애 집단인가 생각했어요. 가보니 그만큼 사람들이 운동에 심취해 있더라고요. 저는 아내보다 5년 늦게 시작했는데, 동호인들끼리 게임하고 어울리다 보니까 유대관계가 친형제보다 더 돈독해져요. 처음에는 재미보다 건강을 위해서 시작했고, 다음에는 지기 싫은 오기로 열심히 했고, 지금은 평생 하는 운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