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박사에게 물었다 ‘후비루의 한의학적 접근’
“코를 풀어도 나오지 않고, 목에 이물감이 느껴져요”
기침과 입 냄새 유발하는 후비루, 침·약침·한약으로 치료
만성비염으로 고생이 심한 김정근(18·문정동)군. 언젠가부터 끊이지 않는 기침과 목안에 뭔가 걸린듯한 느낌이 그를 더욱 힘들게 했다. 코를 풀어도 개운하지 않고 입으로 뱉으려 해도 목에 딱 달라붙어있는 ‘그 무언가’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김군의 잦은 ‘킁킁’거림에 주위 친구들이 불평을 하기 시작했고, 코와 목의 불편함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도 힘들었다. 한의원을 찾은 김군에게 내려진 진단은 ‘후비루’.
코아한의원 송파본원 박재현 원장(한의학박사)은 “코와 목의 이물감, 기침과 킁킁거림은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 생기게 되는 ‘후비루’의 전형적인 증상”이라며 “충분한 수분섭취와 습도를 조절해주는 가정요법, 그리고 약침·침, 직접적인 약물 치료, 한약 등의 한방치료로 증상과 그 근본원인까지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목뒤로 콧물이 넘어가는 증상, 기침과 입냄새 유발
사람의 코 점막에서는 하루에 약 1리터 정도의 점액이 나와 코 안을 적셔 주면서 깨끗하게 청소,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게 된다. 가습기처럼 코 안의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고, 먼지 등의 이물질과 세균바이러스 등을 흡착·제거하는 것 또한 점액이 맡고 있는 기능. 이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면서 끈적거리고 진해져 목뒤로 끊임없이 넘어가는 것이 바로 ‘후비루’다.
“코 안이 너무 마르거나 비염·축농증 등의 염증성 질환이 생기게 되면 콧물이 끈적해지고 분비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콧구멍 쪽에 있는 콧물은 풀었을 때 쉽게 배출이 되지만, 코에서 목으로 넘어가는 부분에 끈끈하게 눌러 붙은 콧물은 풀려고 해도 잘 풀어지지 않고 삼키거나 뱉으려 해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것들이 바로 후비루의 전형적인 원인과 증상입니다.”
후비루가 지속되면 2차 증상으로 끊임없는 기침과 심한 입 냄새를 유발하게 된다. 또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 코와 목의 이물감으로 인해 집중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후비루는 실제로 목에 점액이 달라붙어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역류성식도염이나 역류성후두염 등의 질환으로 인해 후비루와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증상을 느끼는 경우(매핵기)에도 후비루와 흡사한 증상을 보인다.
박 원장은 “후비루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실제로 이물감을 유발하는 덩어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그 진단과 치료방법이 달라지게 된다”며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증상치료와 체질개선치료 병행
후비루의 한의학적 치료는 증상치료와 함께 비염과 축농증, 점막변성 등 후비루가 생기는 근본원인을 찾아 없애주는 체질개선치료가 동시에 진행된다.
박 원장은 “비강 내부의 점막기능과 섬모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대표적 치료법”이라며 “직접 코 안을 치료하는 침치료와 약침치료로 고여 있는 후비루를 배농시키고 염증을 완화시키며, 후비루의 근본원인을 치료하는 한약처방도 함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주3회 정기적인 치료로 한 달이면 그 효과가 나타나고, 만성이나 중증의 경우에도 두 달이면 회복이 거의 가능하다.
박 원장은 “후비루는 만성비염이나 만성축농증 같은 선행질환이 있을 때에 쉽게 재발하기 때문에 비염과 축농증 등의 증세를 보이면 되도록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며 “후비루 역시 오랫동안 방치하지 말고 빠른 진단과 꾸준한 치료로 건강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가정요법으로 재발 방지
후비루는 빠른 진단과 치료만큼이나 가정에서의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 후비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상시 습도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코 안의 점액이 마르지 않게 하루 2L이상의 충분한 수분섭취와 집안의 습도를 50%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녹차 등의 음료는 자제해야 한다. 이뇨작용으로 인해 몸의 수분을 더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체온 정도의 생리식염수로 하루 2~3회 정도 세척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한의원에서 추천하는 코세척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박 원장은 “비염이나 후비루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2차감염이나 끊이지 않는 잔기침, 입냄새, 중이염, 이관기능장애 등의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증상”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평상시 꾸준한 가정요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움말 코아한의원 송파본원 박재현 원장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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