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잔소리’이다. 특히 방학 중에는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끊임없이 잔소리가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청소년은 부모와의 관계가 친밀해질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잔소리를 하기 때문에 적당하게 불편한 관계가 좋다고 한다.
어릴 때는 부모에게 순종적인 자녀였지만, 청소년기에 부모에게 거부적인 태도를 갖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부모들은‘갑자기 아이가 변했다. 부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푸념을 한다.
부모들은 이러한 변화를 사춘기라는 특정 시점에서의 상황적 사건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것은 대부분 그 이전의 발달과정에서의 문제가 내적 주도성이 점차 발달하는 사춘기에 표면화된 것이다. 즉, 이전 발달단계에서의 부모-자녀간의 관계는 사춘기의 잠재적 갈등요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부모와 말을 하지 않으려는’사춘기 자녀들의 대부분은 부모의 잔소리에 지쳐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어린 경우에, 부모의 잔소리는 행동이나 생활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때론 부모들은‘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자녀를 만들 수 있다’라는 생각이나, 습관의 중요성이라는 명목하에 지나치게 자녀의 생활을 침범하면서 잔소리를 명분화한다.
부모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잔소리’를 합리화한다. 그러나 통제를 받는 자녀는 외적으로는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무기력·불안·우울·분노 등의 부정적인 정서를 경험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정서가 결국 부모에 대한 거부감을 형성한다.
부모와의 대화를 거부하거나 싫어한다면 적어도 부모 자신의 양육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음 호에서는 잔소리를 하는 부모의 심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글 : 백미숙교수(한남대 겸임교수, 백미숙진로학습상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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