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산다 - 한국독서미술심리상담연구소

마음공부에 푸~욱 빠진 주부 13인방

학교, 복지관 등 상담사로 왕성한 활동

지역내일 2013-02-05




# 결혼 후 10년 가까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주부로써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상실감에 ‘마음의 문’마저 점점 닫아갈 즈음, 우연히 알게 된 독서치료사. 지금은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학교 등에서 당당한 상담사로써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심유지 39).
# 전업주부로 10년 동안 세 아이의 엄마로만 살았다. 엄마로써 자긍심을 느끼긴 했지만 가슴 한 켠 ‘내 인생은 무엇인가?’라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상담사의 길. 이제는 가슴 벅찬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윤석미 41).
# 결혼 22년차. 독서치료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비로소 내 내면의 욕구를 알아차린 기분이다. 하면 할수록 깊이 매료되는 심리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나를 공감해주는 사람들과 함께여서 더욱 행복하다(이난영 42).


한국독서치료협회 강좌 계기로 만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림하느라 자신을 잊고 살았던 13명의 평범한 전업주부들이 자신감을 갖고 ‘상담가’로써 새 삶을 설계하고 있다. 한국독서미술심리상담연구소(한독미소) 회원들로 이들이 전업주부에서 상담사로 변할 수 있었던 것은 2010년 한국독서치료협회(회장 신은진) 주최로 개설된 독서치료사 양성과정 덕분이다.
심유지 씨는 “독서치료 기본 과정을 공부하면서 상실감과 우울했던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고 독서치료사에 점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윤석미 씨는 “결혼 전에는 어렵다고만 느꼈던 상담을 독서치료사 공부를 통해 내 삶의 일부로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13명의 회원들은 2010년부터 독서치료사 기초, 심화과정을 거쳐 현재 독서치료사 1, 2급 자격증과 한국심성교육개발원에서 발급하는 미술심리상담사 1급 자격도 취득했다. 자격취득과 함께 초등학생, 중학생 자아성장(자존감 및 관계형성 증진)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만들어 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내수중학교, 동화초등학교 등에서 학습증진 및 자아성장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1년 모임의 회장이었던 윤석미 씨는 지난해 12월 청주시 용암복지관에서 자원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회원들의 대부분은 사이버대학교 등에서 심리학 공부를 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노인과 주부 대상 독서치료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이다.


마음공부 매력에 점차 빠져들어
평균 연령 42세. 중년에 만난 주부들이 4년째 별 탈 없이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심유지 씨는 “활동을 하면서 서로 오해가 생기는 일도 있었지만 사람을 미워하기보다는 먼저 갈등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감정도 누그러지고 서로 원하는 바를 알아차리게 됐다”며 “다른 사람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마음공부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독서치료와 모임을 계속하는 이유로 한결같이 ‘마음공부를 통한 삶의 변화’ 때문이라고 말한다. 심유지 씨는 “내 자신을 포함해서 가족, 주위 사람의 마음을 알고 진심으로 소통하며 공감하다 보니 삶이 풍요로워졌고 이제는 상처 입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어루만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난영 씨는 “심리공부는 끊임없이 나를 돌아보고 감정을 다루는 작업이기 때문에 어려움도 있지만 하면 할수록 매력에 빠져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남편과 섭섭했던 일, 부모님과 자녀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나눈다. 때론 유쾌한 수다로, 때론 눈물로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 나면 그간의 아픔과 원망은 스르르 녹아 치유되는 느낌이다. 주부로 살면서 느끼는 엇비슷한 감정의 공유야말로 이들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이들은 주부에서 상담사로 거듭났기에 자신의 자녀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 공감에 ‘탁월’하다. 또래관계에서 문제가 있고 엄마와의 분리불안이 있었던 아이(여 10)가 1년 전과 비교해 자존감이 높아지고 밝아졌다고 전하는 심유지 씨.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로 항상 또래집단에서 왕따를 당했던 아이(남 11)가 상담 후 친구들로부터 인정받게 됐다는 이난영 씨.
이들은 독서치료를 통해 자신의 삶 또한 변했다고 입을 모은다. 상담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라며 ‘독서치료사 길’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독서치료란?
독서치료(Bibliotheraphy)란 독서를 통해 치료가 되고 도움을 받는다는 것을 말한다. 정서적인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물론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사람도 다양한 문학작품을 매개로 치료자와 일대일 또는 집단으로 토론, 글쓰기, 그림 그리기, 역할극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자신의 적응과 성장 및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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