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도 자신의 실력 단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내일 2013-01-29

학생들은 정말로 어휘력, 시, 고전이 부족해서 국어를 못하는 것일까요? 국어의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은 실제로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어떤 부분의 능력을 키워야 점수를 올릴 수 있는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일차 방정식을 모르는 학생이 이차 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하듯이 국어에도 단계별 학습이 있습니다. 전 단계를 체득하지 못한 학생이 다음 단계의 공부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따라서 각 학년별 시험 난이도에 맞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년별 / 단계별 학습이 중요


단계별 학습 첫째는 선택지의 의미를 지문의 어느 부분에서 파악할 지를 찾는 사실적 사고 능력입니다. 통상적으로 고등학교 1학년 국어영역의 문제들은 사실적 사고 능력이 있다면 높은 등급에 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지 못한 학생들은 수능문제를 내신문제와 같이 해결하려고 합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내용을 지문 안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고 문제를 풀려고 하다 보니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이는 첫째 단계에 해당하는 사실적 정보 파악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사실 파악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차후에도 계속 반복되는 실수를 하게 마련입니다.


2학년 국어영역은 1학년에 비해 문제의 난이도와 더불어 지문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계별 학습 둘째는 지문을 능동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예를 들면 서정주의 추천사에서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밀듯이’라는 시어가 나오는데 이때 바다는 이상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에 나오는 ‘바다’는 나비라는 연약한 존재가 무밭인줄 알고 내려갔다 날개가 젖어서 돌아오는 냉혹한 현실 세계입니다. 이처럼 같은 단어가 나오더라도 상황에 따라 의미를 다르게 해석해야 합니다.


셋째는 입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입니다. 3학년 국어영역 문제는 두 가지 선택지 중 무엇을 파악해야 하는지 혼동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어떤 답이 정답인지를 명확하게 고르는데 어려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문제의 의도를 파악한 후, 지문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선택지에 있는 잘못된 정보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가]의 필자가 [보기]의 필자에게 해줄 말로 알맞은 것은’ 이런 문제 유형이 나온다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막연하게 지문의 내용과 자신의 생각을 비교해서 문제를 풀어 나갑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문제 유형은 필자의 생각, 즉 글의 주제를 묻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글의 주제와 [보기]의 주제를 파악한 후, 선택지에 위의 내용들이 나와 있는 지를 파악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수능국어는 논리적 접근이 필요


‘침대는 과학이다.’는 광고 문구가 유행인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국어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 국어를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 또는 실제로 점수가 나오지 않는 학생의 경우는 국어를 자신의 감으로 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어는 특히, 수능 국어영역은 지문과 선지 사이의 논리성이 강하기 때문에, 단계적 방법으로 논리적으로 접근한다면 쉽게 상위등급을 맞을 수 있는 과목입니다.


학생들은 위의 단계별 학습 능력 중에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공부를 해 나가야 하는데, 막연히 2학년이기 때문에 혹은 3학년이라서 단지 그 학년에 해당하는 학습을 해나간다면 등급의 향상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가령 지문 파악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3학년이 되어서 국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보통 3학년의 학습은 실전문제 풀이로 이루어지기 마련입니다. 이 학생이 막연히 국어이기 때문에 자신의 객관적인 능력을 등한시 한 채 문제풀이에만 집중한다면 입시의 결과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김현중 강사
현 GOS에듀 국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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