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도시’를 표방하며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희망해 왔던 수원이 드디어 구도(球都)로 탄생한다. 경쟁 도시에 비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원이 돋보였던 수원이라 시민들의 기쁨은 한층 더 크게 다가온다. 야구 사랑을 마음껏 발산할 시민들과 미래의 팬인 어린이들의 기대를 들어봤다.
■수원 KT야구단, 열렬히 환영합니다~
▷김경환(43 · 우만동)
80년대 초부터 야구는 내 삶과 밀접하게 연관될 정도로 광팬이었다. 수원에 현대 유니콘스가 있을 때 친구들이나 가족과 함께 매표소에 줄을 서가며 기다리곤 하던 기억이 선하다. 그동안 수원 연고팀이 없어 응원도 밋밋하고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수원으로 결정되자 함성을 지르며 반겼다. 야구 보러 이리저리 타 지역으로 가지 않아도 되고, 홈팀을 응원할 수 있다니 벌써부터 신난다. 팬심을 발휘해 2014년에 2부 리그부터 응원에 동참할 생각이다. 김성근 감독님이 오시고, 우수한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로 구성돼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은희(41 · 인계동)
야구는 승부욕에만 집착하지 않고 인내와 끈기를 배울 수 있는 종목이라 배울 점도 많은 것 같다. 잠실구장으로 아이들과 응원을 하러 가면 경기를 보면서 틈틈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돼서 좋았다. 이런 야구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야구단이 생겨서 너무나 반갑다. 수원이 고향인데, 연고팀이 없어 두산을 응원했었다. 이제는 KT야구단도 열심히 응원할 참이다. 야구장이 수원과 인근지역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더불어 어린이나 여성 야구단 등도 활성화돼서 야구가 수원지역 문화 체육에 기여하기 바라는 마음도 크다.
▷이종석(28 · 인계동)
부모님과 어릴 때부터 야구장에 다니면서 야구가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가 됐다. 그런데 지역 연고야구단이 없어 지지할 팀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응원하는 팀이 생기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시민서포터즈 가입도 하고 유치를 기원했다. 직장에 다니다 보니 주로 주말에만 서울, 인천 등에 가서 관람을 했었는데 이제는 주중에도 퇴근 후에 야구를 즐길 수 있어 큰 기쁨이다. 수원 KT야구단 서포터즈에 가입해 봉사를 할 계획도 있다. 야구와 관련된 이벤트나 볼거리가 풍성해질 것을 기대해 본다. 우리 부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나중에 자녀와 함께 야구를 즐기며 야구 사랑을 전해주고 싶다.
▷이수규(14 · 천천동)
야구를 할 때 투수가 던진 공을 치거나 타자를 아웃시키면 기분이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야구시즌에 온 가족이 TV로 야구중계를 보거나 야구장을 찾아 좋아하는 팀을 목청껏 응원하곤 했다. 수원이 전북과 경쟁했을 때 조마조마하며 결과를 기다렸는데 수원이 돼서 너무 기뻤다. 수원시민으로 응원할 팀이 생겨 너무 좋다. KT야구단은 계획한 것들을 잘 지켜 줬으면 좋겠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기 바란다.
▷오채연(13 · 권선동)
가족이 야구를 모두 좋아해 휴일이면 함께 야구를 하곤 한다. 동생과 함께 수원시 어린이 야구단에서 야구를 배우고 있기도 하다. 수원에 야구단이 생겼으면 했는데 바람대로 이뤄져 기분이 좋았다. 가족들과 함께 수원에서 하는 야구 경기를 보러 다닐 수 있어 기대된다. 응원을 열심히 하면 야구에 대한 관심도 더 많아지고 야구가 점점 더 좋아질 것 같다.
■야구도시 수원의 모습이 궁금하다~
프로야구는 어느새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전 국민의 스포츠가 됐다. 연고지역에 경제효과를 유발하는 중요한 산업이 됐으며, 연고지 시민들과 함께 웃고 웃는 하나의 공동체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수원시는 지난 1월4일 수원종합운동장내 야구장을 2만5000석 규모로 늘리는 증축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다. 야구 경기를 즐기면서 소통하는 최고의 복합문화공간으로의 탈바꿈을 예고한 것이다.
또 다른 야구장 건립도 약속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2020년까지 야구경기만 펼치는 곳이 아니라 연중 활용할 수 있는 돔구장도 당수동에 완공할 예정이다. 2군 경기장과 아마야구 전용구장도 별도로 준비할 것이다”고 계획을 전했다.
야구붐 조성을 위한 지원이 다양해진다. 엘리트 아마야구(초·중·고·실업)팀 신설을 지원한다. 현재 3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신곡초와 수원북중, 유신고 야구단 외에 지난해 매향중 창단에 이어 올 3월에는 장안고 창단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역 내 사회인 야구 리그 확대와 전국대회를 지원할 예정에 있다.
수원은 수도권을 통과하는 고속도로들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지다. 여기다 2019년까지 예정된 여러 노선의 지하철 개통은 야구도시 수원의 모습에 더욱 힘을 실어 준다. 이른바 서울 잠실·목동, 인천 문학, 수원구장을 전철로 오갈 수 있는 ‘지하철시리즈’가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야구팬들 관심과 성원일 터. 수원의 뜨거운 야구 열기는 2만 명이 넘는 시민서포터즈 수에서 이미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 10구단 수원시민연대 장유순 총괄 간사는 “프로야구는 종합적인 콘텐츠 산업이다. 수원시민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 시와 경기도의 아낌없는 지원, 국내 대표 통신기업 KT구단의 위상에 걸맞은 콘텐츠 제공이 있다면 2015년 수원10구단 참여를 통해 1000만 관중의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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