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박미숙 독서·논술

주> 독서는 학습이 아닙니다. 미래입니다.

지역내일 2013-01-28

 이제 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학부모들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독서력은 어느 정도일까? 놀랍게도 하루 30분 미만의 독서를 하는 한국 아이들의 읽기 능력은 OECD PISA 34개국 중 1위를 차지한데 반해, 하루 2시간 이상 책을 읽는 아이들의 읽기 능력은 14위로 뚝 떨어진다. 왜 그럴까? 결코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소통 없는 책읽기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저자와 소통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작가가 한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해 보는 시간. 그리고 그 생각을 함께 나눠보는 경험이다. ‘독서는 학습이 아니라 미래’라는 ‘박미숙 독서· 논술’. 그곳에서 제대로 된 책읽기에 대해 듣고 왔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책 읽기 



  ‘박미숙 독서·논술’ 교실엔 작은 책장에 꽂힌 책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7년째 아이들과 함께 책읽기를 해오고 있다는 박미숙(47) 원장은 작년 9월에 보금자리를 새로 마련했다.
“제 주변의 지인이 저에게 이 일을 추천했어요. 국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저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면서요. 실제로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충격이었어요. 뒤늦게야 아이들의 책에도 깊은 울림이 있다는 것을 알았죠. 사실 제 학창시절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박 원장은 권정생의 ‘강아지똥’부터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화책이 주는 가치에 눈을 떴다. “그 때부터 아이들과 책과 함께 다시 살았던 것 같아요. 몸은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만, 정신은 아이들과 함께 돌아간 것이죠. 지금도 아이들과 같이 생각이 성장하고 그에 맞춰 다시 커가고 있습니다.”


 읽고, 이야기 나누고, 쓰기로 마무리


 초등 저학년까지만 해도 많은 책을 읽어주길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은 갈수록 필요한 책만 빨리 읽기를 강요하게 된다. 이런 현실 속에 책을 함께 나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 박 원장 역시 “요즘 아이들은 여유 있게 책 읽을 시간도 없다”며 학원 다니며 공부하는 틈을 쪼개 책을 읽어오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박 원장의 수업은 2주에 한권의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첫째 주 수업은 한 권의 책을 읽고 온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보게 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생각은 깊어진다. 둘째 주는 글쓰기를 진행한다. 각자 쓴 글을 발표하고, 친구들의 생각은 자신과 어떻게 다른지 들어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초등부의 경우 동화, 역사, 과학, 위인 등 다양한 독서를 통해 책 읽는 재미와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준다. 올바른 독서 습관을 잡아주고 독서의 바탕을 탄탄하게 다지는 것이 초등과정이라면, 중고등부의 경우, 깊이 있는 독서와 논리적인 사고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시작한다. 비판적 사고와 논술의 토대를 다질 수 있도록 생각을 넓히고 자신만의 관점을 세우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책의 진정한 가치를 전하다.


 아직도 중고등학생이 되는 순간, 학업 공부에 우선순위를 빼앗기는 독서이지만, 그래도 필독서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의 손에 안겨지는 책들은 있기 마련이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아이들이 그 책에 담긴 가치를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박 원장 역시 이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책과 교감하고 책으로부터 열리는 세계를 충분히 경험한 아이들은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을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있지 않겠어요.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태도가 책과 소통하지 못한 친구들과는 다를 것이라 믿습니다.”
‘독서는 다만 지식의 재료를 줄 뿐이다.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라는 존 로크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재료만 던져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질문하는 법, 생각하는 법,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소통할 줄 아는 법을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수많은 위인들이 말한 책의 가치일 것이다.


문의 261-5114 / 010-3622-5154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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