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까지는 사창사거리, 용암농협, 가경시장, 개신농협 이렇게 4곳에 군고구마 장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나 하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개신동 농협사거리에서 군고구마와 군밤을 판매하는 송창용(53)씨는 요즘 만나기 어려운 군고구마 장수다. 리어카 위에 올린 커다란 통에 장작을 때서 고구마를 굽는다. 군고구마 통 옆에 세워진 트럭에 땔감이 가득 실려 있다. 그러나 올해는 군고구마 사러 왔다가 그냥 가는 손님들도 있다.
“올해는 경기가 진짜 어려운가 봐요. 고구마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5000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팍팍해지고 여유들을 잃은 것 같아요.”
송 씨는 밤고구마는 3000원에 4개, 호박고구마는 5000원에 3개 정도 팔고 있다. 값이 비싸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송 씨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고구마를 구입해 원가를 낮추고 있다. 그러나 워낙 고구마 값이 올라 군고구마 판매가 예년에 비해 저조하다.
“5~6년 전만 해도 하루 저녁에 평균 14~15만원 팔았어요. 가장 많이 팔았던 날은 43만원을 판 날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장사가 어렵네요.”
송 씨는 1979년도에 군고구마 장사를 처음 시작했다. 그는 “그 당시 통에 고구마를 구워 파는 장사는 아마 내가 제일 처음이었을 것”이라며 “가장 먼저 시작해 마지막까지 남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 1남 1녀 두 아이들을 키웠다. 큰딸은 결혼했고 아들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현재 개신사거리에서는 6년 째 군고구마를 팔고 있다. 그는 오후 2시 경 장사를 시작해 11시 정도까지 장사를 한다.
장사를 하지 않을 때에는 트럭을 몰고 다니며 고물 수집 일도 하고 있다. 폐지는 값이 안 나가 주로 고철을 수집하러 다닌다. 송 씨는 “음성 진천 등 대부분 충북지역을 다니지만 좋은 고철이 있다면 상주 천안 이천 등 어디든 가리지 않고 돌아 다닌다”고 말했다.
올 겨울 눈도 많이 내리고 날도 추워 군고구마 생각이 더 났지만, 정작 사러 나갈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겨울은 깊어가고, 곧 24절기의 마지막인 대한(大寒, 1월 20일)이다. 입춘이 오기 전, 막바지 겨울을 제대로 보내기 위해서라도 통에서 구운 군고구마를 한 번 즐겨볼 참이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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