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놓고 세종시-충남대병원, 도 넘은 마찰

양측, 추진위 각각 구성 세몰이 … “주민 의료서비스는 뒷전으로”

지역내일 2013-01-20

세종시 대학병원 설립을 둘러싼 세종시와 충남대병원의 마찰이 점입가경이다.
양측은 최근 잇따라 지역인사나 단체 등을 포함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세몰이에 나선 상태다. 중재에 나서야 할 세종시장과 시의회 의장은 오히려 각각 다른 추진위에 몸을 담아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최근 대전 유성 호텔리베라에서 지역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세종시 충남대병원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상철 충남대 총장과 유환준 세종시의회 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추진위원에 장승업·이경대 세종시의원 등 29명이 참여했다. 자문위원엔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등 지역 인사 33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이날 세종시에 충남대 제2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에 앞서 ‘서울대병원 세종시 유치 추진위원회’는 유한식 세종시장을 비롯 세종시 각급 사회단체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세종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청와대 국회 등에 보낼 건의문을 통해 “세종시는 국가 중추기능을 수행하는 도시인만큼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을 건립해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이 어렵다면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시설이라도 세종시에 건립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마찰을 빚는 이유는 10만명 규모의 도시에 국비로 2개의 국립대병원을 동시에 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인근 충남도는 서북부지역 국립대병원 설립 무산 이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양측의 마찰이 격화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작 중요한 주민들의 의료서비스는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서울대냐 충남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대학병원이 주민들에게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주요 쟁점”이라며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시장과 시의회 의장까지 논란에 앞장섰다는 점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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