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여성에게 더 많이 찾아오는 혈관 질환 ‘하지정맥류’

꼭 끼는 부츠, 하지정맥류 생길라

지역내일 2013-01-16

올 겨울 유행 아이템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부츠. 그러나 너무 꼭 끼는 부츠는 혈액순환을 막아 정맥이 울퉁불퉁해지는 하지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다 한다. 이밖에도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장시간 서 있는 자세도 하지정맥류의 원인. 본인도 괴롭고 보는 사람도 괴로운 하지정맥류 원인과 예방법을 알아보자.


14년째 초등학교 교사로 일해온 신연수 씨(39)는 얼마 전부터 다리가 무겁고 피곤하며 밤에 쥐가 나는 바람에 병원을 찾았다가 하지정맥류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리의 힘줄이 푸르게 돋아나오는 것을 보고 스커트를 입지 못해 속이 상했지만 병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주부 강선희 씨(34·강남구 일원동) 역시 최근 둘째 아이를 임신한 뒤 종아리에 하지정맥류가 심해져 고민이 빠졌다. 푸른색의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튀어 나온 게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보여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정맥류란 정맥 혈관이 늘어난 상태를 말하는데 정맥이 구불구불하게 피부 표면에 튀어 나오는 것이 다리에 생기는 것을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포이즌 흉부외과 반동규 원장의 설명이다.
“혈액을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정맥 내 밸브(판막)가 망가져 나타나는 혈관 기형입니다. 정맥 판막은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혈액이 다시 내려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밸브가 망가지면 역류되는 혈액과 올라오는 혈액이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그 압력으로 정맥이 부푸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통증이 없어 튀어나온 혈관이 하지정맥류인지 모르고 방치하다가 나중에는 통증, 부종, 가려움, 하지근육 경련, 피부궤양, 피부색 변화 등으로 진전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운동 부족으로 정맥류의 진행 속도가 빨라지므로 혈관이 튀어나온 증상이 있으면 서둘러 치료 받으라고 권한다.


오래 서 있는 직업, 꽉 끼는 부츠가 발병 원인
하지정맥류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2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한다. 출산을 겪으면서 발생하는 호르몬 분비 변화 때문인데 여성호르몬이 근육과 혈관을 이완시켜 혈관을 늘어지게 한다. 임신 중에 태아와 양수 무게가 다리에 무리를 주는 것도 원인으로 여러 번 출산을 경험하고 나이가 들면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게도 많이 나타나는데, 특히 장시간 서서 일하는 교사나 서비스업 종사자, 모델 등에게 많다. 오랫동안 서 있을 경우 다리 근육이 혈액을 위로 밀어주는 펌프 작용을 제대로 해주지 못할 뿐 아니라 중력의 압박을 심하게 받기 때문이다. 또 장시간 운전하거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다리 움직임이 없을수록 정맥류가 생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험생도 주의해야한다. 또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은 위로 올라간 허벅지 혈관이 더 깊숙이 꺾여 꼰 다리 쪽의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률을 높일 수 있다.이밖에 체중 과다, 운동 부족, 피임약이나 호르몬제의 복용 등도 정맥류의 원인이 되며 유전적인 경우도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올 겨울 패션 트렌드로 인기를 누리는 부츠도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의들은 하이힐의 높은 굽과 다리를 조여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롱부츠야말로 발 건강의 적임을 강조한다. 롱부츠를 신은 채 오후가 되면 다리가 붓고 부츠가 다리를 조이게 되므로 하지정맥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따라서 자신의 종아리 굵기보다 0.5센티미터 이상 여유가 있는 크기의 가죽보다는 천 소재의 부츠를 신는 게 좋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
하지정맥류는 한번 발생하면 절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 진행성 혈관 질환이다. 때문에 예방이 중요한데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직업이라면, 서 있는 동안 가만히 있기보다 제자리걸음으로 다리 근육을 계속 움직여주며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혈액을 위로 밀어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앉아있을 때에도 수시로 다리를 움직여야한다. 다리 꼬는 자세는 되도록 하지 말고 의자 밑에 상자나 받침대를 두고 다리를 올려놓아 부담을 줄여준다. 다리를 앞으로 폈다 내리는 운동, 앉은 상태에서 발끝을 위로 올렸다 쭉 펴는 스트레칭, 특히 발끝으로 글씨를 쓰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압박 스타킹은 일반 스타킹과 달리 착용 시에 발과 발목 부분에 주는 압력이 가장 강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다리를 조이는 힘이 적어져 정맥혈의 역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예방용, 치료용, 수술 후 관리용 등이 따로 있으므로 자신의 상태에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리 마사지 하는 것도 하지정맥류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리를 쭉 펴고 앉은 상태에서 양손으로 발목, 무릎, 허벅지 순으로 가볍게 누르면서 쓸어 올리듯 마사지해준다.


하지정맥류에 대한 남은 궁금증
Q 하지정맥류 치료는 무슨 과에서? : 일반적으로 성형외과나 흉부외과, 피부과 등에서 진료하는데 최근에는 하지정맥류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에 하지정맥류만 전문으로 보는 병원을 찾아 가서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좋다.
Q 하지정맥류에 걸리면 달리기를 하면 안 되나? : 심한 운동을 하면 심장 쪽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혈이 급속하게 다리 쪽으로 많이 몰리기 때문에 하지정맥류 환자는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Q 하지정맥류 치료가 끝나면 다리 살이 빠질까? : 굵은 종아리의 원인은 근육일 수도 있고 부종이나 지방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부종 때문에 종아리가 굵은 경우라면 의료용 스타킹과 정맥류 치료만으로도 슬림해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맥류 시술은 질환의 치료이지 미용 시술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Q 수술로 혈관이 완전히 없어진다면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 인체 내 정맥혈관은 거미줄처럼 연결이 되어있고 어느 한 부분의 혈관에 이상이 생긴다 해도 다른 혈관을 통해 혈액순환은 계속 진행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술은 정맥류가 진행된 혈관을 제거해 정맥 혈류량과 정맥 압력을 회복시키고 정맥 혈액순환을 돕는다.
Q 하지정맥류 환자는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을 하면 안 되나? : 높은 온도에 오랫동안 있으면 혈관이 팽창·확장할 수 있어 점차 정맥류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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