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가면 아이를 데리고 간 엄마는 아이를 조용히 시키느라 바쁘다. ‘조용히 해야 된다’ ‘작품에 가까이 가면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시장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전 시립미술관의 2013년 모습은 남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4월부터 시작되는 ‘어린이 미술전’을 필두로 특별전으로 계획된 6월의 ‘미국미술 300년 전’까지 미술관의 대중화를 위한 전시들이 미술과 친해지고 싶은 어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발표된 대전 시립미술관의 전시일정 중 가장 눈에 띄는 전시는 어린이 미술 전시다. 4월 26일부터 6월 16일까지 1차 전시, 6월 21일부터 8월 25일까지 2차 전시로 계획됐다. 2013년 어린이 전시는 단순한 미술감상에서 끝나지 않고 작품을 본 뒤 전시장에서 작가와 실기체험을 하고 어린이가 만든 작품을 현장에서 바로 전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시장이 전시의 기능뿐 아니라 만남과 체험의 장으로서 어린 대중들에게 다가간다는 것. 미술관측은 이런 시도를 통해 쉬운 미술, 재미있는 미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체험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흥미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또 다른 각도에서 관심을 끄는 전시는 6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는 미국미술 300년 특별전이다. 이 전시는 미국미술 300년을 통해 미국미술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300여 년 가까운 미국역사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된다는 측면에서 청소년들에게도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측 전언이다. 예를 들면, 총 6개의 테마를 선정해 진행될 이 전시에서 2부에 등장하는 ‘미국의 풍경, 동부에서 서부로’라는 테마에서는 신대륙 발견과 그곳의 자연을 담는 당시의 그림들을 통해 미국이 국가의 이미지를 어떻게 구축해가고 있었는지, 인디언 문화와의 접목을 어떤 면으로 시도했는지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한국적 미의식을 전통적인 나전칠기와 목기를 통해 현대적 미감과 형식으로 재정립하는데 몰두한 ‘최영근전’이 2월 28일부터 3월 31일까지 열린다. 한국 추상미술의 발전적 단계를 중도적 입장에서 추진했던 ‘이남규전’도 같은 기간에 진행된다. 이남규전은 이남규 작가의 서거 2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것으로 그의 전체적 작품 조망을 통해 대전 출신 작가였던 고인이 한국미술사에서 그리고 대전지역에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하반기 전시 중 9월부터 11월에 걸쳐 진행되는 ‘이종수전’도 주목해 볼 만하다. 이화여대 미대 교수를 역임하다가 사임하고 2008년 작고할 때까지 전업 도예가의 길을 걸었던 이종수 작가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박수경 리포터 supark2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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