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며 자라는 아이들은 정작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이 진로를 찾는데 가장 기본이지만 정작 부모들은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 찾아가는 기회를 주기보다 공부만 강요할 뿐이다. 청소년기의 다양한 동아리 활동은 자신감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학교마다 동아리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학교 내 동아리 활동은 교사 주도로 이뤄지는 한계가 있다. 다른 학교 친구들과 지역사회단체와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사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 안산지역 시민단체와 청소년 지원시설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 동아리 활동을 취재했다.
우리 마을은 우리 손으로 가꾼다
마을 청소년 동아리(신길, 사2동)
지난달 22일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에서 3개 마을 청소년 동아리 회원들이 모여 1년 활동 평가 자리가 열렸다. 신길동 UCC 청소년 기자단, 꿈키 도서관 청소년 동아리, 사2동 마을동아리 회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신길동 청소년 기자단은 고등학생을 주축으로 꾸려진 마을동아리다. 마을 뉴스 제작은 물론 다양한 주제로 UCC를 만들고 마을에서 일어나는 각종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 지난해 신길동 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가 진행한 마을축제와 나눔장터, 마을 음악회 행사 준비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참가했다.
동아리 회원들은 신길동에 사는 청소년들. 어릴 때부터 같은 마을에 자라 지금은 모두 다른 학교로 진학했지만 한달에 2번씩 만나 동아리 활동을 논의한다.
3년째 UCC기자단에서 활동 중인 박환(원곡고 1학년)군의 꿈은 사회계열로 진학해 PD가 되는 것이다. 박군은 “마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우리 마을에 대해 알아가는 경험은 어디에서도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이었다”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어른들을 만나며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을 축제 참여를 통해 ‘공연기획자’라는 목표를 세운 김승찬(신길고 1학년)군은 “UCC제작과 축제 기획회의에 참여하면서 이런 분야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알게 되었다”며 동아리 활동의 장점을 꼽았다.
마을 동아리는 주로 마을 내 작은도서관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졌다. 신길동 샛별작은도서관과 사2동 꿈키도서관이 대표적인 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동아리 회원 모집공고를 내기도 하고 동아리 회원들이 신입회원을 추천하기도 한다. 마을 동아리에서 활동을 원하는 청소년은 마을 작은 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신길샛별작은도서관 031-492-2707, 사동 꿈키 작은도서관 031-417-2707)
바리스타부터 댄스동아리까지 다양
청소년수련관 청소년 동아리
가장 많은 청소년 동아리들이 둥지를 튼 곳이 바로 안산시 청소년수련관이다. 안산시 청소년수련관은 매년 청소년 동아리 신청을 받아 일정한 요건을 갖춘 동아리를 선정해 지원한다. 지난해 24개의 동아리가 청소년수련관에 등록해 지원을 받았다. 독서토론 동아리 ‘바인’과 바리스타 동아리 ‘달콤한 상상’, 제과제빵 동아리 ‘이스트’, 과학동아리 ‘타우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안산청소년 수련관에 등록된 동아리는 매주 4시간 수련관 내 동아리실을 이용해 모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전문성 향상교육을 받을 수 있다.
가령 바리스타 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받는다든지 전문 댄스 교사에게 춤 강습을 받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매달 안산시가 운영하는 청소년 드림-업 무대에 올라 동아리 실력을 뽐낼 수도 있다. 동아리 회원 모집은 동아리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계획해 수련관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공고를 낸다. 청소년 수련관에 등록해 지원을 받고 싶은 동아리들은 2~3월 동아리 모집기간 중 동아리 운영계획서와 신청서를 제출하면 수련관측에서 심의를 통해 등록을 결정한다.
청소년 수련관 산하 일동청소년 문화의집과 사동디지털 문화의집에서도 같은 형태로 지원하는 청소년 동아리를 모집한다. 이들 문화의집에는 댄스동아리 5개팀이 활동 중이다.
(안산시 청소년수련관 031-412-1725)
사회문제 우리가 해결한다
YMCA, 환경운동연합 청소년 동아리
사회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내고 싶은 청소년들이라면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동아리의 문을 두드려도 좋다. 현재 안산환경운동연합과 안산 YMCA가 청소년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안산환경운동연합은 올해 청소년 환경 기자단 ‘초록인’ 제 4기를 모집한다. 초록인은 환경인식 교육과 환경신문제작, 생태교육, 환경캠프 등 환경과 관련한 주제로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하는 동아리로 1년간 초록인 과정을 거친 회원은 이후 심화반 활동을 통해 환경운동 활동을 할 수 있다. 환경의 중요성이 갈 수록 높아져 초록인에 대한 일반 청소년들의 관심도 높다. 지난해 30명 모집에 40명이 지원했다.
안산 YMCA에서는 각종 사회문제에 관해 토론하는 독서토론모임 ‘위메이드’를 운영한다. 위메이드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력과 토론실력을 쌓을 수 있다. 동아리가 꾸려진지 6년째인 이 동아리는 선 후배간 결속력이 강해 자체적으로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위 메이드는 매년 3월 신입생 모집 공고를 통해 신입회원을 받는다. 신입회원은 3개월 수습기간을 거쳐 정식 동아리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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