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토크?커피’가 있는 강동아트센터 아톡콘서트

오전 11시, 팍팍한 일상 음악으로 토닥이다

지역내일 2013-01-08 (수정 2013-01-08 오후 3:55:14)

칼바람 쌩쌩 부는 날씨지만 강동구 상일동의 강동아트센터 안은 훈훈했다. 모락모락 김 나는 커피 한잔을 들고 지인과 담소를 나누며 곧 시작될 음악회를 기다리는 관객들의 표정이 밝아보였다.


 
음악과 토크가 어우러진 살롱 콘서트
오전 11시가 되자 아담한 공연장은 관객들로 금방 꽉 찼다. 이날 무대의 주인공은 뮤지컬 배우 박은태.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에서 안정된 연기력과 가창력을 선보인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배우다. <황태자 루돌프> 주연을 맡아 바쁜 일정을 쪼개 강동아트센터를 찾았다.
첫 곡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 중에서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르자 객석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늘 저녁에만 무대에 오르다 오전 11시에 관객 앞에 노래 부르는 것은 처음입니다. 아침 6시부터 목을 풀었는데 소리가 제대로 나올지 걱정되네요.” 박은태가 너스레를 떨자 관객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무대와 객석 사이는 1m 남짓. 배우의 얼굴 표정, 열창할 때 도드라지는 목의 힘줄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거리다. ‘넬라판타지아’, ‘낭만에 대하여’, ‘너를 위해’ 등 친숙한 곡들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다.
소극장 공연의 매력은 배우와 관객간의 공감대와 친밀감. 박은태는 노래 중간중간, 배우로 뜨기 전 오디션을 보러 다녔던 에피소드부터, 결혼생활, 음악관 등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특히 그와 단짝으로 이날 공연에서 기타, 피아노 반주를 맡은 이성준 음악감독이 현란한 손놀림으로 기타곡을 연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는 즉석 신청곡까지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공연 보러 휴가까지 내고 부산에서 올라왔어요. 박은태 열혈팬이거든요. 아담한 토크 콘서트라 뮤지컬 공연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네요.” 30대 여성 관객은 흡족해 한다. 공연 후에는 1층 로비에서 박은태 팬 사인회도 별도로 마련했다.


 
주부 관객 호응 높아
강동아트센터가 지난해 3월부터 선보인 아톡콘서트는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살롱 음악회 콘셉트를 따와 매달 한차례 열린다. 그동안 피아니스트 박종훈을 시작으로 하모니스트 전재덕, 피아니스트 이루마 등 10명의 아티스트가 출연했다.
몇 년 전 예술의전당에서 시작된 후 전국적으로 브런치 공연 열풍을 몰고 온 ‘오전 11시 콘서트’의 형식은 유지하되 강동아트센터만의 ‘색깔’을 입혔다.
관객과 연주자가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무대와 객석의 간격을 좁혔다. 평소 리허설 때 연습실로 이용하는 작은 스튜디오에 간이 의자를 가져다 아담한 공연장으로 꾸몄다. 주부 관객층의 성향을 꼼꼼히 분석하고 매회 설문조사를 실시해 연주자 선정과 프로그램 구성에 반영하고 있다.
주부층을 공략하기 위해 아티스트는 연주 실력과 입담을 고루 갖춘 ‘꽃미남’을 위주로 섭외한다. 연주곡은 클래식 명곡을 중심으로 드라마 OST, 영화음악까지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곡들로 구성해 공연 몰입도를 높였다. 공연 전에는 따뜻한 커피와 빵을 서비스하고 있다. 티켓 값은 큰 부담이 가지 않도록 2만원으로 책정했고 강동구민일 경우에는 1만5천원으로 깎아주고 있다.   
 “공연 기획 단계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주요 공연장마다 이미 브런치 콘서트가 열리고 있어 식상한데다 클래식 중심의 토크 콘서트가 강동구 주부 관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지요. 그래도 공연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관객의 반응을 테스트해 보기 위해 일단 시작했죠.” 이창기 강동아트센터 관장의 설명이다. 결과는 기대 이상의 성공. 주부 관객층 사이에 입소문 나면서 매달 티켓은 전석 매진되고 있다.  
아트센터라는 공간 자체의 매력과 집근처에서 클래식 공연을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주부들의 문화 욕구가 잘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3월 오픈 공연 때부터 매달 공연장을 찾는 단골 관객층이 두터워지고 있으며 단체 구입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12월부터는 객석을 200석 규모로 늘렸습니다.” 조영인 홍보담당자가 말한다. 
강동아트센터는 새해를 맞아 ‘낭만도시 이야기’를 주제로 다양한 아티스트를 아톡콘서트에 초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동아트센터 ‘아톡 콘서트’


첼리스트 김규식 (1월17일)
 재즈, 탱고,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을 소개. 기타리스트 박윤우 게스트로 출연
비올리스트 윤진원 (2월21일)
 견고한 구성력, 심미적 해석이 강점인 아티스트 윤진원이 바흐의 클래식 명곡, 영화음   악 등을 연주
피아니스트 윤홍천 (3월21일)
 독일에서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 유럽을 중심으로 활약하는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슈베 르트의 다양한 곡을 연주
문의 : (02)440-0500


TIP ‘11시 콘서트’ 여기도 열려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
 브런치 공연의 원조. 매월 둘째 주 목요일마다 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첼리스트 송영훈의 재치 있는 해설로 클래식 초심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1월10일 서진 지휘로 모차르트 교향곡 <주피터> 외 연주
2월14일 강석희 지휘로 비발디 사계 중 <봄> 외 연주
문의 : (02)580-1300
성남아트센터 마티네콘서트
3월~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목요일마다 팝페라 가수 카이의 해설과 함께 대중적인 클래식 작품, 숨은 명곡 등을 선보인다. 지휘는 최수열이 맡는다.
3월21일 마티네 프로젝트 앙상블
4월18일 KBS교향악단
문의 : (031)783-8000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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