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합니다. 학생들이 필요로 하고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과학 프로그램을 과학중점학교의 특성을 살려 많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학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자신의 진로를 밝혀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일고등학교 박현주(화학·39) 교사가 과학중점기획담당자로서 학생들에게 하는 당부의 말이다.
과학중점기획팀,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강일고등학교는 2010년 문을 열었다. 올해 첫 졸업생이 배출된다. 2011년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과학중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유일하다.
과학중점학교는 과학고와 일반고의 중간 형태로 과학중점반을 따로 운영, 특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중점과정반은 특별교과와 전문교과를 들어야 하고 별도의 교육과정으로 과학·수학 이수 단위가 총 교과 이수 단위의 47% 이상 운영된다.
여기에 별도의 특성화교육이 더해지는데 과학중점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박 교사의 열정과 노력이 여기에 고스란히 더해지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정보가 없어 자신의 역량을 다 펼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어요. 그런 정보나 기회의 부족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부분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제시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강일고의 특성화 프로그램은 과학중점학교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이다. 멘토교사와 함께 하는 ‘테마별 과제 연구’, KAIST 대학 외 3개 대학 교수의 전공 특강과 실험으로 진행되는 ‘강일 과학 아카데미’, 심화방과후 ‘최강 강일반’ 등이 그것.
다양하고 체계적인 과학·수학 비교과체험활동도 과학중점기획팀이 중요성을 부여한 부분.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융합과학·수학어시스트·생태환경 등 10여개의 동아리가 활성화되어 있고, 인문과 예술·과학을 아우르는 스팀(STEAM)수업도 진행된다. 전일제 외부체험활동과 과학캠프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박 교사는 “2013년 올해에는 좀 더 세분화되고 각 전공별로 관련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며 “대학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좀 더 많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학수업, 이론이 아닌 실제로 접근
박 교사는 화학교사로서 자신의 교과 수업에도 철저하게 임한다. 이론보다는 실제와 실험으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은 학생들의 흥미를 사기에 충분하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시청하는 ‘CSI’ 등에서 과학 관련 소재를 많이 찾아요. 흥미를 느낄만한 줄거리나 사건을 과학과 연결시켜 많은 얘기들을 나누죠. 자연스럽게 수업의 내용과 연관 짓게 되고 학생들도 딱딱하게 이론으로만 배울 때보다 훨씬 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실험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지속된다.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방과후 심화실험’을 통해 개인별 실험과 포트폴리오 작성이 가능하다. 지난 학기에는 2개 반이 진행될 만큼 학생들의 참여도도 높았다. “20개가 넘는 주제의 실험이 진행됐다”고 박 교사가 귀띔한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 학생들의 마음 얻어
2학년 8반 담임을 맡고 있는 박 교사. 왜소한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왠지 모를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카리스마’라는 단어는 학생들의 입에서도 종종 언급되는 말이다.
“반 학급 운영을 위해 기본적인 틀을 제시합니다. 지킬 건 지켜야 된다는 것이 담임으로서 흔들리지 않는 제 생각이거든요. 수업 시간엔 엄격하게 학생들을 대합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여유 있고 편안하게 학생들을 대하려 하죠. 학생들도 제 스타일을 알아챘는지 수업 시간과 평상시 저를 대하는 태도가 다른 것 같아요.”(웃음)
학생들과의 1대 1 상담과 부모 상담에도 그만의 원칙이 이어진다.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을 누나, 언니처럼 들어주고 학업과 관련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상담을 해 보며 항상 느끼는 건데......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생각할 때 1년, 2년 후가 아닌 대입 후의 자신의 진로까지로 생각할 수 있는 현명함을 가졌으면 합니다. 또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자신이 뭘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으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부터 먼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스스로의 고민이 없으면 방향이나 방법을 제시해주기도 어렵죠.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 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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