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직장인 김 모 씨는 출근 때마다 점점 도드라지는 종아리 부근의 푸른 핏줄 때문에 고민이 많다. 각선미 하나는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터라 치마를 즐겨 입던 그녀, 요즘엔 스타킹 위로 드러나는 울퉁불퉁한 혈관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흔히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 잘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알려진 하지정맥류, 최근에는 김 씨처럼 20~30대 젊은 여성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의들은 요즘 몸에 꽉 끼는 스키니진이나 레깅스와 같은 패션, 또 혈행에 무리를 주는 킬힐, 무리한 다이어트, 불규칙한 식습관 같은 생활문화도 발병 요인의 하나라고 말한다. 또 요즘 젊은 여성층에서 증가하고 있는 흡연도 혈관에 매우 해롭고, 갑작스런 체중 증가나 비만도 하지정맥류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몸이 불어나면 혈액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정맥도 새로 생겨 늘어나게 된다. 이때 과도한 지방이 정맥 벽에 쌓이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하지정맥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주사요법으로 병든 혈관을 간단히 없앨 수 있지만, 방치하다간 퇴행성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혈전염으로 진행되기도 하는 하지정맥류. 그 궁금증을 Q&A로 풀어본다.
Q. 하지정맥류 진단은 받았지만 아직 울퉁불퉁한 정도로 보이는 혈관이 거의 없다. 증상이 없는데도 치료를 받아야 할까?
A. 여름철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혈관이 늘어나 하지정맥류가 더 잘 보이지만, 겨울철에는 여름보다 혈관이 잘 보이지 않아 증상이 나아졌다고 오해하기 쉽다. 또 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문의들도 때로는 부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하지정맥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절대로 치료 없이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잘못된 진단이나 환자가 방심하는 사이 치료시기를 놓치면 미관상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만성정맥부전증 등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다리의 부종, 피부변화, 혈전성 정맥염, 궤양 등이 나타나면서 일반적인 하지정맥류에 비해 오랜 치료기간과 복합적인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하지정맥류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단 진단을 받으면 시기를 늦추지 말고 반드시 증상 정도에 적합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흉터 걱정을 없애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주사요법이나 레이저 시술로 흉터걱정 없이 치료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최소정맥절제술 등 아무래도 절개부분이 흉터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하지정맥류의 시술방법은 어떤 것이 좋을까?
A. 초기에는 특수 제작된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으면 어느 정도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레깅스처럼 다리를 꽉 죄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자칫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키지 않을까 염려가 될 수 있지만 의료용 압박 스타킹은 발목 부분이 제일 압력이 강하고 위로 갈수록 압력이 감소하여 체액 순환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리는 작용을 한다. 즉 다리에 압력을 주는 원리가 달라 혈류를 좋게 하기 때문에 다리가 덜 피로하고 꾸준히 사용하면 부기와 통증이 개선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압박스타킹이 절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압박스타킹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환자에 따라 선택사항이지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환자에 따라 압박스타킹에 대한 알러지 반응을 나타내는 등 개인차가 있고, 특히 여름철엔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기 쉽지 않다.
정맥류 치료법 중 혈관경화요법은 정맥 내로 혈관경화제를 주사해 혈관내막을 손상시켜 혈관을 굳게 하는 방법으로 딱딱해진 혈관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흡수되어 없어지게 된다. 거미줄처럼 생긴 모양의 파랗고 빨간 거미양 정맥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수술적인 방법이 가장 효과가 확실하다. 직경 4mm 이상의 굵은 혈관이 튀어나올 정도로 정맥류가 심하다면 레이저와 최소정맥절제술 등을 이용한 수술이 필요하다. 혈관 내 레이저요법은 광섬유를 넣어서 혈관 내벽에 레이저를 직접 조사하는 방법이다. 레이저가 조사된 혈관 내벽은 손상을 입어 정맥 굵기가 줄어들게 되고 정맥혈의 역류가 차단되게 된다.
최소정맥절제술은 심하게 꾸불꾸불하게 튀어나온 정맥을 2mm이하의 최소 절개를 통해 제거하는 수술 방법으로 주로 무릎 아래 쪽 정맥류 치료에 이용되며 국소마취로 간단하게 시행된다. 수술기구의 끝이 고리모양으로 되어 있어 정맥을 걸어 올려 제거할 수 있다. 심한 정맥류 변화에서는 최소의 흉터로 빠른 경과를 나타내 혈관경화요법보다 만족스런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최소정맥절제술은 다리 뿐 아니라 손과 팔에 보기 싫은 정맥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Q. 수술 후 재발은 없나?
A. 의사가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했더라도 정맥류는 재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맥류는 선천적으로 혈관이 잘 늘어나는 유전적인 요인으로 인해, 치료를 받은 혈관 이외에 몸에 있는 수많은 정맥혈관들 가운데 문제가 생기는 혈관이 또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다시 재발할 수 있고, 오래 서서 일하는 근무여건이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완전히 개선하지 않는 한 재발도 쉽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 못지않게 시술 후 책임 있는 관리가 중요하다. 정맥류 치료 후 재발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일 년에 1~2번 초음파 검사 등 정기적인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Q. 수술 후 운동은 언제부터 가능한가?
A. 수술 후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다음날부터 일상적인 보행은 가능하다. 하지만 일부러 하는 운동은 약 2주에서 3주 이후부터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 후 조기에 운동을 하면 수술부위에 불편감이 생기며 그 증세가 오래갈 수 있으므로 충분히 회복한 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걷기, 등산, 자전거타기, 수영, 요가, 스트레칭 등을 권하며 근육을 키우기 위한 헬스 특히 서서 무거운 것을 드는 근력운동은 삼가 해야 한다.
도움말 일산 수 외과 김정일 원장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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