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식 수업으로 수학 실력을 쌓아가는 ‘호곡중학교 수학동아리’를 찾아서
“수학동아리 활동 덕분에 공부의 참된 의미를 배웠어요”
어려운 수학문제도 친구와 함께라면 술술~
학교에서, 그것도 수학을 배우는데 선생님이 한 문제도 풀어주지 않는다? 칠판 가득 선생님이 빼곡하게 수학 문제를 풀어주던 교실 풍경이 익숙한 리포터에게는 낯설기 만한 이야기였다. 그럼 도대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는 걸까? 친구와 함께 토론을 하며 수학 문제를 풀고, 발표를 하는 교실 풍경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공부는 선생님의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것이라는 진실을 그곳에서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토론식 수업으로 수학 실력을 쌓아가는 호곡중학교 수학동아리 친구들을 소개한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토론하고 발표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요
호곡중학교 수학동아리는 일주일에 두 번 학년별로 정규 수업을 진행한다. 매번 3교시에 걸쳐 수업이 진행되는데, 1교시는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는 시간이며, 2교시는 네 명이 한조가 돼 주어진 문제를 토론하며 풀어보는 시간이다. 3교시는 발표와 전체 토론의 시간이다. 조별 토론을 거쳐 가장 효율적인 문제풀이 과정과 답을 찾아낸 후 발표를 하고,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전체 학생이 함께 토론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수학 수업 풍경과는 거리가 멀다. 선생님의 역할은 추임새를 넣는 정도다. “와! 그 아이디어 괜찮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호곡중학교 수학동아리 2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는 배수경 교사는 잘 한다는 칭찬과 격려로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한다. 문제를 풀어주지 않아도 학생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배운 적도 없는 선행 개념을 스스로 터득해 가는 모습은 배수경 교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다. 배 교사는 “처음 수업을 시작했을 땐 말 한마디도 못했던 학생들이 지금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설명도 잘한다”며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해 귀담아 듣는 겸손함을 갖춘 학생들로 성장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수학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어요
호곡 중학교 수학동아리 학생들은 아무리 쉬운 문제가 나와도 이를 가볍게 대하지 않는다. ‘혹시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하며 또 다른 풀이과정을 고민한다. 2학년 유윤지 학생은 “수학동아리 수업에 참여하며 문제를 푸는 것보다 푸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문제를 해결했더라도 항상 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한길 학생은 “토론 수업을 하다보면 많은 문제를 풀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을 알게 돼 더 깊이있게 배우는 것 같다”며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며 수학 실력도 키울 수 있어 즐겁게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꾸준히 토론 수업을 해온 수학동아리 학생들은 모두 수학을 좋아하고, 수학 실력도 처음 시작했을 때에 비해 상승했다고 한다. 장일오 학생은 “수학동아리 활동 덕분에 수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문제를 쉽게 넘어가지 않고 집중하게 되면서 수학 성적도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수업이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모를 때가 많아요. 처음엔 발표하는 게 어색했는데, 이제는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다양한 의견이 많이 나와요. 주변에 수학을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이렇게 토론하며 수학을 공부하면 다른 친구들도 수학을 좋아하게 될 것 같아요.”
효율적인 공부법을 터득했어요
호곡중학교 수학동아리는 방학 때면 1박2일 동안 수학캠프를 떠난다. 문제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수학을 깨우치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 위해서다. 또한 학교 축제 땐 수학체험 부스를 만들어 많은 친구들에게 수학을 재미있게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은 동아리 활동은 수학 문제를 풀듯이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수학동아리 학생들은 수학 공부뿐 아니라 무엇이든 스스로 하는 힘을 키우며 성장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 방법에만 집중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그 자리에서는 다 아는 것 같았는데, 혼자 풀려면 잘 안되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을 못했지요. 하지만 수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른 덕분에, 이제는 문제 푸는 방식을 더 오래 기억하고, 언제든 다시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유윤지 학생)
공부는 나의 것이다. 내가 스스로 해낼 때 그것이 내 실력이 된다. 수학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공부의 참 의미와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을 터득해 가고 있었다.
호곡중학교 수학동아리 지도교사 1학년 구유미 교사/ 2학년 배수경 교사/ 3학년 김진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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