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로고스멘토

2013학년도 대입수시적성 마무리하며 갖는 짧은 생각

지역내일 2012-12-26

대입 제도가 걸핏하면 바뀌고 내년에는 정권도 바뀌기 때문에 무슨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당장 1~2년 사이에 입시에 큰 틀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적성전형도 일단은 2013학년도와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수시 적성전형의 경우, 지원 횟수 6회 제한으로 대부분 2012학년도에 비해 경쟁률이 내려간 것은 사실이나, 처음 예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간호학과 같은 일부학과의 경우는 80:1을 웃도는 엄청난 경쟁률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한 때 적성은 로또라는 말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수능과 내신에서 지금까지 부진했던 상처를 딛고 권토중래하며 3학년 기간을 성실히 보낸 학생들이 합격하는 극적 반전의 매력적인 전형으로 거의 자리매김을 했다. 실제로 적성전형에 지원하여 합격해 본 수험생들과 그 주변의 사람들은 이 시험이 얼마나 힘든 자기와의 싸움을 거치면서 얻어낸 성과물이라는 점을 온몸으로 절절히 느낀다.


2~3년 전만 해도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전성전형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는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전후였다. 그러나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벌써부터 예비고3 학생들과 적성전형에 대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예비 수험생들은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대학별로 변화된 입시요강을 보면서 어떤 식으로 수시 입시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할지 고민을 해야만 한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처음부터 적성에 올인 한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6월 교평 모의고사 전까지도 적성을 준비해야 할지 어떨지를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낸 학생들이 참으로 많았던 것 같다. 심지어는 9월까지도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9월 교평시험 지나 수능 시험에서야 현실을 인정하고 2차 수시적성에 부랴부랴 수시 6회 카드의 일부를 활용한 초스피드 수험생들도 있기는 하다.


물론 3학년 초기부터 수능과 적성을 조화롭게 병행하다가 막판에 적성에 탄력을 받으면서 올인 했던 수험생들은 대부분 최소한 한두 개라도 합격하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우유부단하다가 막판에 가서야 현실을 인정하고 적성에 뛰어든 많은 학생들은 고배를 마신 경우가 많다.


적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3등급이 아니라 4등급도 안 되는 지금까지의 성적, 게다가 학생부 비교과에 특별히 기록된 것도 없고, 스펙도 없는데 정말로 In서울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갈 만한 대학이 없을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다시피 했는데, 그것이 가능한 전형이 특별전형도 아니고 일반전형에 있다는 말은 귀가 번쩍 뜨이는 말일 수 있다. 그것도 과거를 문제 삼지 않고 남은 기간의 성실한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은 정말 매력 있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부분적으로 믿기지 않겠지만 결론은 ‘가능’이다.


재수생 입시학원 전단지를 보면 재수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성적이 오른 2%도 안 되는 학생들을 실제로 대다수인 양 광고지 전면에 내세우곤 한다. 물론 재수를 통해 성공한 사례는 많다. 하지만 고3과 재수생을 통틀어 5등급이 안 되는 성적으로 적성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 수시1, 2를 통해 합격한 사례는 필자가 운영하는 학원에만도 꽤 많은 인원이 있다.


그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적성검사와 관련된 유명한 인터넷 카페가 있다. 그 곳 게시판에는 수능에만 올인 했다가 막판에 찔끔(심지어는 일 주일도 안 되는 시간을) 공부하고는 적성에서 죄다 찍다시피 했는데 합격을 했다고 너스레를 떠는 학생들을 마주치기도 한다. 물론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들은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기본기가 탄탄한 학생들은 대체로 적성전형에 지원하지 않는다. 부족한 내신을 만회해가면서 정말로 적성공부에 1년을 투자했던 학생들에게는 참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소감(?)들이다.


그렇다고 1년을 수능을 내박쳐가면서 적성에만 올인 하는 것도 현명한 일은 결코 아니다. 일부 적성전문 연구소 같은 데서는 예비고3 때부터 아예 적성에만 올인 해야 한다고 설명회 때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 모두가 다 옳다고 보지 않는다. 수능과 적성은 조화롭게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가야 한다. 그래야 둘 다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능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능 최저를 위해서도 그렇고 당장 적성 고득점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서도 그렇다. 한편 적성검사 공부는 기본기와 시간 싸움을 위해 필요하다. 기본기가 없으면 수능과 적성 죄다 망친다. 어느 하나에 올인하는 것은 모험이며 도박이다. 도박하다가 실패하면 폐인처럼 될 수도 있다.


수험생으로서의 1년을 시작하는 현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준과 능력에 맞는 가장 현명하고도 효율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 이후 집중을 통해 알차고 보람된 앞으로의 1년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이희윤 원장
로고스멘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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