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아산시 방축동 환희애육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음악회가 열렸다. 일 년 동안 봉사의 손길을 보내준 사람들에게 애육원 측에서 마련한 작은 음악회였다. 환희애육원은 갈 곳 없고 보호자 없는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다. 아이들은 어두운 기색은커녕 밝고 명랑했다.
* 아이들의 합창에 맞춰 경찰교육원생들이 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이날 애육원을 찾아온 봉사단체는 많았다. 경찰교육원 악대 팀은 각 대학서 전공한 수준급 실력을 뽐내며 무대를 달궜다.
이효권 경찰교육원생은 “1년이 다 돼간다. 처음엔 교육원 프로그램이라서 의무적으로 참여했지만 지금은 매주 일요일마다 악기연주를 가르쳐 주면서 아이들과 친밀한 시간을 갖게 됐다”며 “아이들 덕분에 내가 더 순수해진 듯 마음으로 친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송현우 원생 또한 “애들이 재밌어해 보람이 크다”며 뿌듯해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서 더 많이 배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아산 의사들이 모인 ‘닥터스밴드’ 역시 이곳 애육원에서 음악봉사를 하고 있다. 팀 리더인 유영운 지상신경정신과 원장은 “별로 하는 것이 없어서 오히려 미안하다”고 겸연쩍어 했다. 그러나 그는 대학 후배들까지 봉사를 하도록 만든 장본인이었다. 서울서 내려오는 ‘고려대밴드’가 바로 그가 이끈 또 다른 봉사팀이다.
아이들의 멋 내기 담당 미용팀도 그동안 갈고 닦은 난타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애육원 김희연 원장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노래에 담았다.
아이들 얼굴에 즐거움이 흘러 넘쳤다. 답가로 ‘아에이오우’를 합창했다. 아이들은 또다시 ‘좋은 이웃’을 열창했다. 모두가 환호하며 음악회를 마쳤다.
저녁식사는 삼겹살 파티. 바비큐장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신이 난 아이들은 뛰어다니며 봉사팀들과 스스럼없이 교류했다. 마음 한 켠이 허했던 아이들은 자신을 위해 오랫동안 다가와 준 그들에게 마음을 열었다.
중3인 이지영(가명) 양은 “정말 기분 좋고 즐겁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없어 슬프다”며 부모 없는 자신의 처지를 되뇌었다. 봉사팀들은 마음이 짠해졌다. 느티나무 봉사팀인 이정인씨는 “이 아이들을 위해 우린 아주 작은 것을 해주었을 뿐”이라며 “아이들의 여린 감성이 다치지 않도록 봉사팀들이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생겼다”고 말했다.
봉사팀과 아이들은 음악회를 통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했다. 그들은 나눔의 꽃을 활짝 피워 서로에게 선사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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