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논술리드수능 김현수 원장
간단한 퀴즈 하나 풀어 보자. 손중기 씨는 안경을 낀 호리호리한 남자다. 그의 취미는 독서이고 차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손중기 씨의 직업은 다음 중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1) 국문학 교수 2) 택시 기사. 주어진 정보만으로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해 보시라.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중기 씨의 직업이 국문학 교수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이것은 확률상 틀린 대답이다. 대한민국에는 택시기사가 국문학 교수보다 몇 천배는 많다. 따라서 그가 독서를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더라도 위 선택지 중의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택시기사일 가능성이 훠~얼~씬 크다. 그런데 사람들이 확률이 낮은 쪽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통계적 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의 오류’는 일상에서 자주 일어난다. 위 사례에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 하게 이끄는 것이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였다면 일상에서 우리의 판단을 오류로 이끄는 것은 광고와 어설픈 정보들이다. 수시가 끝나면 소문이 떠돌고 과대광고가 나부낀다. 재원생이 1000명이 안 되는 학원에서 합격자가 1000명 이상이라는 광고, 논술 문제를 적중했다는 황당한 광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 필자도 이번에 연대 논술 사회계열 문제와 성균관대 오전 문제를 시험 직전에 다루었다. 학생들은 배운 게 나왔으니 흥분해서 이야기하지만 정작 문제를 적중시킨 나는 무덤덤하다. 주제를 미리 안다는 것은 당락에 거의 상관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논술은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이 아니다. 독해력과 논증력, 표현력이 있어야 합격하는 시험에 적중은 무슨 얼어 죽을 적중인가? 쉽게 말해 태권도를 제대도 못 하는 학생이 태극 8장이 시험에 나온다는 것을 안다 한들 앞차기 옆차기를 날렵하게 하지 못 하는 한 합격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학부모는 이러한 광고에 흔들린다.
더 심각하게는 다수의 부모님들이 입시 정보에 관한 판단을 잘못한다는 것이다. 전형의 종류만 3000개가 넘는 복잡한 입시 때문에 고3 부모님들은 설명회를 이곳저곳 다니며 ‘쓸만 해 보이는’ 정보를 수집한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오히려 ‘판단의 오류’를 만들어낸다. 그 판단의 오류로 인한 가장 큰 폐해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하기 힘든 학생이 비교과를 준비한다며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이다. 주위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성적 대비 대학 진학을 잘한 ‘결과’만을 보고 내 자녀의 경우에도 해당할 것이라고 오판을 하며 시간과 비용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수능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한다. 하나의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인과관계 분석은 안 된 상태에서 막연한 정보로 스스로 ‘독’을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사람과 학원관계자들은 이해관계가 얽힌 정보 해석을 하기 마련이다. 또한 대개의 설명회는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하위권 학생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사항들도 많다. 따라서 개괄적 정보를 무조건 내 아이에게 적용시키지 말고 판단의 오류를 피해가며 내 아이에게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내신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가? 논술 전형이 맞는가? 수능에 중심을 둘 것인가?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비할 것인가? 판단이 어려우면 개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가장 안 좋은 것은 ‘카더라 통신’에 의지해 막연한 전략을 짜는 것이다.
끝으로 재미삼아 간단한 질문을 할 테니 3초 안에 대답해 보기를 바란다. “길을 가다 5만 원 지폐와 1만 원 지폐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것을 주울 것인가?” 자, 대답했는가? 이 질문에 5만 원을 주울 것이라고 대답한 분은 ‘판단의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다. ‘선택형 질문’의 프레임에 빠져서 바보 같은 대답을 한 것이니까. 이 질문에 대한 바른 대답은 너무 당연하게도 “두 장 다 줍는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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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퀴즈 하나 풀어 보자. 손중기 씨는 안경을 낀 호리호리한 남자다. 그의 취미는 독서이고 차에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손중기 씨의 직업은 다음 중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1) 국문학 교수 2) 택시 기사. 주어진 정보만으로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해 보시라.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중기 씨의 직업이 국문학 교수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이것은 확률상 틀린 대답이다. 대한민국에는 택시기사가 국문학 교수보다 몇 천배는 많다. 따라서 그가 독서를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더라도 위 선택지 중의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택시기사일 가능성이 훠~얼~씬 크다. 그런데 사람들이 확률이 낮은 쪽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통계적 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의 오류’는 일상에서 자주 일어난다. 위 사례에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 하게 이끄는 것이 인물에 대한 상세한 묘사였다면 일상에서 우리의 판단을 오류로 이끄는 것은 광고와 어설픈 정보들이다. 수시가 끝나면 소문이 떠돌고 과대광고가 나부낀다. 재원생이 1000명이 안 되는 학원에서 합격자가 1000명 이상이라는 광고, 논술 문제를 적중했다는 황당한 광고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다닌다. 필자도 이번에 연대 논술 사회계열 문제와 성균관대 오전 문제를 시험 직전에 다루었다. 학생들은 배운 게 나왔으니 흥분해서 이야기하지만 정작 문제를 적중시킨 나는 무덤덤하다. 주제를 미리 안다는 것은 당락에 거의 상관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논술은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이 아니다. 독해력과 논증력, 표현력이 있어야 합격하는 시험에 적중은 무슨 얼어 죽을 적중인가? 쉽게 말해 태권도를 제대도 못 하는 학생이 태극 8장이 시험에 나온다는 것을 안다 한들 앞차기 옆차기를 날렵하게 하지 못 하는 한 합격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수의 학부모는 이러한 광고에 흔들린다.
더 심각하게는 다수의 부모님들이 입시 정보에 관한 판단을 잘못한다는 것이다. 전형의 종류만 3000개가 넘는 복잡한 입시 때문에 고3 부모님들은 설명회를 이곳저곳 다니며 ‘쓸만 해 보이는’ 정보를 수집한다. 그런데 이런 정보가 오히려 ‘판단의 오류’를 만들어낸다. 그 판단의 오류로 인한 가장 큰 폐해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합격하기 힘든 학생이 비교과를 준비한다며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이다. 주위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성적 대비 대학 진학을 잘한 ‘결과’만을 보고 내 자녀의 경우에도 해당할 것이라고 오판을 하며 시간과 비용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수능 성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한다. 하나의 좋은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인과관계 분석은 안 된 상태에서 막연한 정보로 스스로 ‘독’을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사람과 학원관계자들은 이해관계가 얽힌 정보 해석을 하기 마련이다. 또한 대개의 설명회는 상위권 대학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중하위권 학생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사항들도 많다. 따라서 개괄적 정보를 무조건 내 아이에게 적용시키지 말고 판단의 오류를 피해가며 내 아이에게 맞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내신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가? 논술 전형이 맞는가? 수능에 중심을 둘 것인가? 입학사정관 전형을 대비할 것인가? 판단이 어려우면 개별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가장 안 좋은 것은 ‘카더라 통신’에 의지해 막연한 전략을 짜는 것이다.
끝으로 재미삼아 간단한 질문을 할 테니 3초 안에 대답해 보기를 바란다. “길을 가다 5만 원 지폐와 1만 원 지폐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것을 주울 것인가?” 자, 대답했는가? 이 질문에 5만 원을 주울 것이라고 대답한 분은 ‘판단의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다. ‘선택형 질문’의 프레임에 빠져서 바보 같은 대답을 한 것이니까. 이 질문에 대한 바른 대답은 너무 당연하게도 “두 장 다 줍는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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