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키한의원 잠실점 이승용원장
키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유전이 얼마나 차지하나이다. 보통 23%라고도 하고 35%라는 통계도 있다. 흔히 부모님이 큰 경우 아이의 예측키가 좋지 않다고 하면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초등학교 2학년인 본인의 딸을 예로 들면, 2011년 10월 130cm/30kg, 2012년 8월 133.4cm/31.5kg이었고, 성장판검사를 해보니 성장판이 닫혀가고 있었으며 혈액검사 상 아직 사춘기는 오지 않았으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상태였다.
아빠키가 179cm, 엄마키가 168cm이고 반에서 제일 큰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12시 넘어서 잠을 자는 경우가 많았고, 3끼 식사 이외에 과도한 간식을 즐겨하였던 결과 비만은 아니지만 약간 통통해졌고, 10개월동안 5cm이상 커야하는 데 3.4cm 밖에 자라지 않았고 성장판이 빨리 닫히기 시작하였으며, 콜레스테롤이 높아서 사춘기 진행이 빨라져 최종키는 엄마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이 경우 본인의 아이가 아니고, 한의원에 방문한 아이라고 가정한다면, 부모님께서는 이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 한다.
경제학으로 설명해보자.
부모님이 재산이 많은 경우, 그 자녀들은 조금만 노력해도 남들보다 훨씬 편하고 잘 살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의 재산만 믿고 흥청망청 써버리고 관리를 안 한다면 오히려 아무런 경제적 도움을 못 받은 성실한 사람보다 못사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가?
키도 마찬가지다. 우리 딸만 보더라도 잘 아프지 않고 그 흔한 항생제도 거의 먹어보지 않을 정도로 한의사 아빠가 관리를 해줬고, 공부를 많이 시키지도 않았고 주말에도 많이 뛰어놀게 해줬다. 하지만 밤에 잠을 늦게 자고, 무분별한 군것질 등 과잉영양상태, 단 2가지 문제로 인해 유전적으로 큰 키가 될 수 있었던 아이가 오히려 엄마보다도 작은 키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부모님의 키는 크지만 아이의 예상키가 안 좋은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 유전적으로 아무리 좋다고 해서, 즉 유산을 많이 물려준다고 아이가 잘 사는 건 아닌 것처럼, 너무 방심하면 부모님보다 키가 작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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