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솔솔, ‘홍어와 탁주’의 홍어에 빠지다~

얼큰*시원한 홍어칼국수,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지역내일 2012-12-07 (수정 2012-12-07 오후 11:10:53)

강한 암모니아 향에 코끝을 진하게 감도는 찌릿한 느낌, 이게 대체 뭔 맛인가 싶지만, 그게 잊히지 않는 홍어의 첫인상이다. 처음이 어렵지, 한번 먹고 두 번 접하고 나면 희한하게 빠져드는 게 또 홍어의 매력이다. 뿐인가, 홍어삼합 정도로만 알던 홍어가 칼국수, 해장국 등 다양한 요리로 만들어지면서 대중화를 선언하고 있다. ‘홍어와 탁주’수원점, 주인장인 사위와 장모의 솜씨까지 더해져 훈훈한 한상을 차려낸다. 

홍어와 탁주의 남다름1. 가족애가 담긴 알콩달콩 인생의 맛     
이규석 대표는 속초 출신, 그런 그에게 홍어와의 첫 만남은 솔직히 ‘최악’이었다.
“처가댁 고향이 무안이라 그때 홍어를 처음 먹어봤는데, 아시잖아요, 그 느낌. 그런데 이게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익숙해지니까 그저 톡 쏘는 게 박하사탕 같은 맛이 나는 거예요.” 그러던 차에 20년 넘게 ‘홍어와 탁주’를 운영하던 처가댁 이모가 홍어요리 전문점을 내지 않겠느냐고 했고, 지금의 ‘홍어와 탁주’수원점이 됐다. 잘 삭힌 홍어의 공급은 이모, 내부인테리어 설계*시공은 장인과 이모부, 주방은 장모가 맡았다. 벽면을 장식한 하나씩 공들여 붙인 마른 꽃잎과 한지, 자투리 나무로 직접 만든 등,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곳곳에 가족의 손길이 깃들여있었다. “홍어가 향토음식이라 만져본 사람이 만질 줄 알지, 아무나 못한다. 지금은 내가 도와주고 있지만, 언젠가는 사위에게 전수해줄 생각”이라고 이 대표 장모가 한마디 거든다. 사위와 장모라 서로 불편하고 어색할 수도 있을 텐데, 둘은 마치 아들과 엄마 같다. 서로 보듬고 챙기는 살뜰한 마음들이 ‘홍어와 탁주’수원점만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홍어와 탁주의 남다름2. 홍어삼합, 홍어칼국수 등 입맛대로 골라먹는 맛
이런 기운이 전해져서일까, 주말엔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홍어삼합을 주문하면 삼합 외에도 애탕, 무침, 특수부위를 먹을 수 있다.
“홍어의 애, 위, 코, 뽈살, 거시기 등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3~4종 특수부위가 나갑니다. 홍어 자체를 다 먹어보는 셈인데, 홍어마니아들은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은 삼합으로 나온 돼지고기 맛에 푹 빠진다. 국내산 생오겹살 맛을 아는 게다. 수입산 냉동돼지고기는 식탁에 오래 놔두면 쉬이 딱딱해지고, 홍어와의 어울림도 덜하기 때문에 이 대표는 생오겹살 만을 고집한다. 최상의 밥상만을 내어놓고 싶은 마음이 참으로 남다르다.
손님들의 요구에 점심메뉴로 선보인 홍어칼국수는 된장과 고춧가루를 푼 국물에 삭힌 홍어가 들어가 얼큰하고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워낙 칼국수를 좋아하는 처가댁 이모가 개발한 메뉴로 홍어가 국물 맛을 살리고, 칼국수 면발이 홍어 향을 중화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홍어애가 들어간 담백한 홍어해장국도 점심메뉴로 인기가 높다. 6천원이란 가격으로 별미요리를 맛볼 수 있다니, 홍어초보자의 눈과 귀가 솔깃해진다. 
 
홍어와 탁주의 남다름3. 귀한 몸, 국내산 홍어의 맛
여타 홍어요리 전문점과는 달리 이곳에선 칠레산뿐만 아니라 국내산 귀한 홍어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홍어는 너무 많이 삭히면 짜지고, 관리가 안 되면 썩기 때문에 저온숙성 정도, 기간, 관리가 중요하다. 홍어 특유의 알싸한 향이 잘 전해지는 게 좋은 홍어”라는 이 대표는 홍어와 탁주의 홍어는 숙성이 ‘중’정도로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간혹 손님들 중에는 홍어와 가오리를 착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곳에 와서 제대로 된 홍어 맛을 보고 홍어에 대한 편견을 깨기도 한다. 고단백질 알칼리성 영양식품인 홍어는 관절염, 류마티스, 기관지에 좋고, 특히 장의 노폐물을 제거해준다. 변비가 있는 사람도 먹는 즉시 화장실에 달려갈 정도다. 단골손님들 중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친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홍어애탕을 즐기는 이유도 노폐물이 땀으로 배출되는 짜릿한 맛을 봤기 때문이다.
슬슬, 이젠 제법 찬바람 부는 겨울이다. 톡 쏘는 홍어삼합 한입에 땀도 나고, 곁들여 잘 익은 막걸리로 입가심을 하면 추위도 저만큼 물러난다. 알칼리성에 찬성질의 홍어, 산성에 뜨거운 성질의 막걸리, 정반대이면서도 완벽한 음식궁합을 뽐내는 이들이 마치 우리 인생 같다. 가족,연인,회식 등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진한 어울림’으로 홍탁 속에 담겼다.


위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559번지(동수원 사거리 월드메르디앙 근처)
문의 031-212-1885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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