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만난 사람 - 경덕공고 건축인테리어과 3학년 2반 담임 금은주 교사
“관심과 진심이 아이들을 변화시킵니다”
경덕공고 건축인테리어과 3학년 2반 30명 학생들은 올 일 년 동안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무결석반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단순히 학교를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아플 수도 있고 집안에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3학년 2반 담임인 금은주 선생님(53)의 말이다.
학년초 금 선생님은 반 학생들에게 “일 년 동안 무결석반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학생들은 시큰둥했다. 어떤 학생들은 “꿈 같은 얘기”라고도 했다. 하지만 금 선생님은 밀어붙였다.
먼저 학생들에게 ‘해보자’는 동기부여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했다. 금 선생님은 학생들을 믿는 일부터 시작했다. ‘내가 먼저 아이들을 믿으면 아이들도 당연히 나를 믿고 따라와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소통했다. 반 학생들과 하루에도 수십 차례 카톡을 주고받을 정도로 스스럼없이 지냈다. 그러면서도 한 번 정한 원칙과 약속은 철저히 지켰다.
3월과 4월을 거치며 학생들은 ‘어, 우리도 되네’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스로 노력하기 시작했다. 스승의 날, 금 선생님은 돼지고기 30근을 사서 반 학생들과 같이 구워 먹었다. 그 일은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금 선생님은 “그때부터는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한 것”이라며 “나는 그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어느 금요일, 승철이라는 학생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했다. 복막염이었다. 수술했다. 금 선생님은 ‘이제는 끝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주말을 지내고 월요일, 승철이는 학교에 왔다. 그렇게 승철이는 퇴원할 때까지 병원에서 학교에 다녔다.
금 선생님은 “눈물이 핑 돌았다”며 “관심과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은 변하고 변한만큼 스스로의 삶을 개척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학창 시절 동안 처음으로 개근상을 받는다고 좋아하는 녀석, 수술하고도 결석하지 않으려고 링거줄을 빼고 학교에 온 녀석, 경찰서에서 연락 오는 것이 놀랍지도 않던 녀석, 2년 내내 교실이 수면방인 줄 알던 녀석 등이 책임과 배려 인내 절제 약속을 배우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인터뷰의 주인공은 학생들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제 경덕공고 건축인테리어과 3학년 2반 30명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시절을 마감해야 한다. 취업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금 선생님은 “그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자기 스스로 당당하고 존중받으면서 남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며 “교직생활동안 제일 마음이 편하고 행복한 일 년을 함께 해 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경덕공고 건축인테리어과 3학년 2반 학생들. 이들은 올 일 년 동안 반 전체 학생이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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