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탐방길-군산 옥산저수지

산과 들, 물결과 벗하며 타박타박 걸어보는 옥산저수지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길, 남녀노소 누구나 OK!

지역내일 2012-12-03 (수정 2012-12-03 오후 6:06:55)

바지런을 뜨는 이에게는 이른 아침 풀잎위로 하얗게 내려앉은 새하얀 서리가 익숙할 요즘, 우리지역 전주에는 아직 첫눈이라 새길 만큼의 눈은 오지 않았지만 눈이 올 법한 날씨는 수차례를 넘겼다.
첫눈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11월의 끝자락에 억새의 진풍경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 조금 우습지만 가까운 곳에 억새와 산과 들, 푸른 물결이 어우러져 그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있다하여 길을 나서본다. 파란 하늘빛이 물위를 뒤덮어 그 하늘빛을 꼭 빼닮은 저수지, 바로 군산의 옥산저수지이다.


* 옥산저수지 수변길을 따라 돌다보면 만나는 쉼터

군산의 8개 구불길 중 4번째 길, ‘구슬뫼길’
전주역에서 군산 옥산 방향으로 한 시간 정도 달려 옥산면사무소를 지나 조금만 더 들어가면 군산저수지 양수장관리사무소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부터 탐방길은 시작된다. 
옥산저수지는 군산저수지로도 불리며, 군산의 8개 구불길 중 4번째 코스이다. 군산 구불길은 본래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여유·풍요·자유를 느끼며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여행길’이란 뜻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옥산저수지는 일제강점기이던 1939년 수원지가 조성되었는데 해방 후 군산의 제2수원지로 1963년 상수원보호구역에 지정되면서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다. 이후 2008년 3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로 45년 만에 청정 원시림 같은 깨끗한 자연으로 남은 옥산저수지와 청암산이, 둘레길 바람을 타고 ‘구불길’이란 이름으로 개발되었다.
오랫동안의 통제로 청암산은 주변에 보존 가치가 높은 생물과 다양한 습지가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아름다운 수변길을 형성하고 있다.
‘구슬뫼길’이란 ‘구슬옥’, ‘뫼산’에서 ‘구슬’과 ‘뫼’자를 따서 ‘구슬뫼길’이라 부른다고 하니 그 이름 또한 영롱하기 그지없다. 쌀쌀해진 날씨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인다. 


* 억새꽃이 만발한 초입의 억새밭

산책로를 걸을까? 수변로를 걸을까?
저수지 제방에 오르니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잠시 고민에 빠진다. 좌로 가나 우로 가나 가던 길을 되돌아 나오지 않는 한,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야만 나올 수 있는 것은 매한가지.좌측수변로로 첫 발을 딛는 순간 왠지 모를 안도감이 밀려온다. 경사가 없고 평평한데다 솔잎이 떨어져 층을 이루고 있는 편안한 길이라 즐거운 산책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첫 번째 쉼터에서 만난 한 군산 시민은 “근무중인데 볼일 있어 나왔다고 잠시 들렀어요. 가끔 이렇게 잔잔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라는 말과 함께 “수변로(13.73km)는 구불구불하여 거리가 멀고 등산로(6.82km)는 직진길이라 짧아요. 그런데 한길만 고집하지 마시고 수변로도 갔다가 등산로도 오르면서 여유있게 즐겨보세요”라며 아직도 수변로와 등산로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리포터를 위해 훈수를 두신다. 급할 것이 없다. 그저 구불구불 구불길을 사부작사부작 걷는다.
걷는 내내 이정표가 군데군데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지만 발길 닿는 대로 물길을 따라 걷기도, 때론 숲길을 따라 걷기도 하며 자연의 품속에 안겨본다.
곳곳에 군산시에서 공을 들인 흔적들이 보인다. 자연에서 나는 돌이나 나무를 이용해 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듯이 테마가 있는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스산한 날씨지만 사계절 내내 푸르디 푸른 대나무 길도 퍽 인상적이다.
마치 원시림을 찾은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옥산저수지는 낯선 습지의 잦은 출연으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기도 한다. 물가에 앙상하게 가지를 늘어뜨린 나무들과 쉬어가라 놓여진 벤취의 어울림도 한 폭의 그림 같다.


* 자연을 최대한 살린 산책로

잠시 쉬어가며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 다스려
길을 걷는 내내 몸으로 느껴지는 상쾌한 기분은 신선한 공기 탓도 있겠지만 도심과 가까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잡음 없이 한적하고 아늑해 마음에 평안을 얻어서 임이라. 
때가 가을이라 유별나게 햇살을 피할 이유는 없지만 봄이고 여름이고 늘어진 나무 사이로 그늘이 충만해 사철 내내 시원한 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좋은 곳을 이제야 알게 된 게 원통하네. 전주에 이런 곳이 있다면 하루가 머다 않고 찾을텐데...” 라며 전주에서 온 박씨가 밝히는 소회이다. 
청암산 자락에는 산림욕을 할 수 있는 나무침상이 놓여져 있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두고 갈 수 있다. 그리고 등산로를 따라 군산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청암산 으로의 짧은 산행도 남녀노소 무리 없이 가능하다.
군산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아 직장인이나 시민들이 잠시 짬을 내 휴식을 취할수도 있고,  경사로가 완만해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으며, 피톤치드에 둘러싸여 산림욕까지 즐기며 힐링의 효과까지 누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3시간이 넘은 산보가 끝을 맺을 즈음 출발지였던 저수지 둑방길에 다다랐다. 좌측으로 억새밭이 펼쳐지고 우측으로 옥산저수지가 그 빛을 발한다. 금빛으로 빛나는 억새꽃이 반가운 듯 손을 흔든다.
4계절 모두 이색풍경을 간직하고 있을 옥산저수지의 신비로움을 마치 혼자만 알게 된 것처럼 한없이 설레이는 하루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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