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뀌는 수학교육, 어떻게 대비할까?
교과부는 2014년부터 기존 교과내용에 다양한 참고자료와 학습지원기능이 부가되는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해 2015년까지 학교 현장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디지털교과서는 PC, 스마트패드, 스마트 TV 등 모든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적 매체이면서 교과내용과 학습 참고서, 문제집, 학습사전, 공책 등의 기능을 연계한 형태다.
이처럼 교과서 혁신과 더불어 교육내용은 물론 평가의 형태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수학의 경우는 수학이라는 학문에 머물지 않고 교과를 통합해 실생활에 활용된 이른바 STEAM형 문제가 출제된다. 쉽게 배우고 써먹을 수 있는 수학교육을 하겠다는 교과 당국의 취지다. 휴브레인 신동엽 대표를 만나 변화하는 수학교육의 패러다임을 짚어보고 새로운 평가문항에 대한 대비법을 들어보았다.
창의서술형 & 창의논술형 문항, 학교서도 고 배점으로 출제
교과부가 서술형 평가 비중을 적게는 30% 많게는 5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내용은‘실생활 연계형’과 ‘교과통합형’ 문항을 확대하겠다는 것. 하지만 막상 달라지는 문항 유형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창의 서술형 평가문항을 개발해 모의평가를 실시했다.
“경기도 교육청 중등부 창의 서술형 평가 문항 5개를 살펴보면, 연산형 문항 1개(5점), 실생활 연계형 문항이 3개(문제당 8점에서 11점), 교과통합형 문항 1개(18점)이었어요. 전년도와 비교해 전체 문항 수는 줄었지만 실생활 연계형 문항 비중은 늘고 논술형 문항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띄죠. 특히 논술형 문항의 배점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기도 교육청의 창의서술형·논술형 평가문항은 이후 다른 시도 교육청 평가의 모델이 될 수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스토리텔링 수학에 창의서술형 평가가 일반화 될 것이므로 이에 일찌감치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이미 분당지역 일부 학교에서는 한 문제에 10점에서 20에 육박하는 고배점 문제들을 출제하고 있다.
“지난 학기 중간 기말고사에서 출제된 문항들을 분석해 보면 독해능력이 약하면 풀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출제되고 있어요. 여기에 풀이과정이나 이유를 설명하라거나 식과 답을 도출해 내라는 식의 서술형 문제는 이미 일반화되었고, 경우에 따라 스스로 문제해결방법을 찾고 근거를 제시해 논리적으로 풀이과정과 답을 도출해 내는 창의논술형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과통합형 STEAM형 문제로 융합형 인재 선발한다
2014년 고1 수학의 30%, 2014년 중1 수학의 20%가 현재 교과서에서 삭제될 예정이다. 수학 학습의 양을 줄이는 대신 활용중심으로 심화하겠다는 교육당국의 의도.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새로운 교육과정과 평가문항에 익숙해지도록 지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작년에 교과부에서 발표한 ‘수학교육선진화방안’의 방향이 학교현장에서도 실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 학업 성취도는 세계 최상위권임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공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교과부가 밝힌 수학교육 선진화방안의 핵심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으로 실생활 문제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수학을 가르치자는 것이다.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여러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두루 갖추고 이를 융합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른바 STEAM형 문제가 바로 그러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문항들로 인재 선발과정에서 핵심 변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대학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역량있는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는가에 따라 미래가 결정됩니다. 매출액 100대 기업 인재채용 가이드라인 자료에 의하면 21세기 기업을 위한 핵심역량은 창의성-전문성-도전정신 순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의성과 전문성 그리고 리더로서의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문제풀이보다 수학 관련 다양한 배경지식에 집중해야
서울대가 모집 정원의 80%를 수시로 선발하고, 카이스트, 포스텍, 연·고대 등 명문대일수록 대학별 고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논·구술 문제를 보면 문·이과 영역을 넘나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신 대표는 기존의 문제풀이식 수학공부로는 더 이상 명문대 진학은 불가능해졌다고 강조한다.
“수시나 입학사정관 전형의 핵심은 수능이나 내신성적만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과 잠재력을 갖춘 ‘스티브잡스형’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때문에 이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입시에서 수학의 중요성은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 내신, 수능 수리영역, 수리 논·구술까지. 거의 모든 요소에 수학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 이는 수학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을 위한 변별과목이기도 하지만 이공계 인재양성이라는 국가적 과제와도 맞물려 있다. 신 대표는 수학교육 및 평가의 패러다임의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초·중등부터 철저하게 이에 대비해야 함을 강조했다.
“스토리텔링 수학의 핵심은 문제풀이보다 다양한 배경지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학 원리의 탄생과정, 수학자이야기, 관련 일화 그리고 그 수학원리가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아야 문제해결력이 생기기 때문이죠. 일상의 대부분은 수학과 연관되어 있음에도 기존의 수학은 이를 확대 적용하는데 소홀했습니다. 수학이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으로 전락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학도 말하고 듣고 쓰고 읽는 시대, 공부방법 바뀌어야
변화하는 수학교육과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토론·토의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수학 관련 책 읽기, 글쓰기가 병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올 초부터 교과부는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며 주입식 암기식 분량을 20%가량 줄이고 심화문제 풀이 학습은 상위 학년으로 이동시키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렇다고 수학에서 연산 능력의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존 수학이 더 어려운 문제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역사, 음악, 미술 등 수학과 연관된 다른 과목으로 폭을 넓혀가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수학이 다양한 교과 연계를 토대로 확장된 만큼 수학 관련 독서를 꾸준히 함으로서 수학적 원리를 발견하는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을 신 대표는 권했다. 또한 수능이나 논술 문항이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벗어난 출제 할 수 없는 만큼 교과서를 기본으로 관련지식을 심화 확장시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수학공부법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수능 언어영역에서 과학영역의 지문이 등장하면서 문과학생들을 당황시켰어요. 화학에 관한 내용인데 관련지식이 부족하면 독해자체가 어려운 문제였죠. 논술문제도 학생들이 고등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얻게 되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측정합니다. 이처럼 입시전반에 실생활 연계, 영역 융합형 문제가 인재를 선발하는 있는 추세가 확실하게 정착하고 있습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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