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하는 힘 길러야
대입 수능을 마치고 많은 학생들이 희비가 엇갈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능은 입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에 시험을 잘 본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의 입시전략은 현저한 차이가 난다. 고등학교 3년의 시간을 정리하는 수능, 그 결과가 미래와 직결되는 현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아직은 중학생이지만 현실은 이미 3년 뒤 이 시간을 맞이해야 한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중3학생들이 이번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과목별 공부법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예비고1을 위한 수학학습법을 정리해 보았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고등수학 상하과정이 중요하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제일 먼저 고등수학 상하 과정을 공부하게 된다. 1년간 배우는 이 과정은 중학교 3년 내내 배운 수학 공부의 양보다 많고 내용도 어렵다. 양이 많다보니 학교 수업 진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다. 중학교 때와 같은 공부 습관으로는 학교 시험 준비도 벅찰 수 있다. 시험의 난이도 또한 높아 중학교 때 잘 나가던 수학성적은 추억이 된다. 결국 남보다 앞서 더 많이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이 고등학교 수학이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3년 뒤 결과로 나타난다. 이번 겨울방학 동안 적어도 고등수학 상하과정을 한번 이상 정리해 봐야 한다. 고등수학은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수Ⅰ과 수Ⅱ의 기본이 되는 과정이다. 고등수학에서 배운 내용과 연계된 문제가 수능에서도 빈번히 출제된다. 베리타스 룩스메의 최재용 원장은 “고등수학 상하 과정은 수Ⅰ과 수Ⅱ의 토대가 됨으로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Ⅰ, 수Ⅱ까지 선행이 가능하더라도 이번 겨울방학에는 고등수학 상하 과정을 심화해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어설픈 선행보다는 고등학교 수학의 근간이 되는 기본기를 튼튼히 다져두는 것이 성적향상에 더 효과적이라는 견해다. 왕자수학의 류승재 원장은 “학생들 중엔 수Ⅰ, 수Ⅱ로 갈수록 수학을 어려워하고 수학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고등수학 과정의 근간이 탄탄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고 전했다.
고등수학을 공부하는 것은 선행학습의 의미도 있지만 중등과정을 정리하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고등수학 과정 안에 중등과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고등수학을 공부하며 부족하다고 느끼는 범위가 있다면 그 지점에서 중등과정을 복습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동고 1학년 수학담당 우영미 교사는 “고1 수학과정은 중3 수학과정과 연계된 부분이 많다”며 “중등과정 중 2차 함수와 2차 방정식, 인수분해 등이 취약한 경우라면 이 부분을 정확히 이해하고 고등과정을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도를 위한 선행학습 경계해야
방학 기간에는 선행학습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고등학교 과정은 중학교 때와 달리 내신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 평소에는 학교 수업을 쫓아가는 것만으로 벅차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을 이용해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과도한 선행학습이나 진도를 위한 선행학습은 경계해야 한다. 시간 낭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동고 우영미 교사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학생들 중에는 고2 과정까지 선행학습을 하고 왔다는 경우도 있는데, 학원 강의 진도가 본인의 실력은 아니므로 진도를 위한 선행학습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행학습은 반드시 의미있는 공부가 돼야 한다. 개념과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응용해 문제를 풀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기르는 것이 수학 공부의 본질이다. 의미있는 선행학습이 되려면 수학을 공부하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왕자수학의 류승재 원장은 “적어도 2~3회 이상 충분한 복습으로 심화능력을 길러야만 의미있는 선행학습이 될 수 있다”며 “많이, 빨리해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정확히 심도있게 공부해야 수학성적이 오르게 된다”고 전한다. 특히 문과 지원생인 경우 공부해야 할 범위가 이과에 비해 많지 않으므로 서둘러 선행학습을 하기보다 심화능력을 기르는데 주력해야 한다. 반면 이과 지원생은 공부해야 할 양이 방대하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왕자수학의 류승재 원장은 “이과를 지원할 예정이라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심화능력 기르기와 선행학습을 병행해야 한다”며 “계획없이 공부할 경우 수Ⅱ 뒷부분에 나오는 기하와 벡터, 적분과 통계 등을 충분히 공부하지 못한 채 수능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공부 습관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중학교 때까지는 수학 공식을 열심히 외우고, 공식에 맞춰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도 일정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는 이와 같은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수학과 중학교 수학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저동고 우영미 교사는 “수학을 잘한다는 아이들도 개념과 원리를 응용한 문제가 나오면 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있다. 이는 공식 위주로 공부하고, 기계적으로 문제를 푸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라며 “고등학교에서는 과도한 문제풀이 보다 개념과 원리 위주로 공부하고 이를 활용한 응용력을 기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학은 창의력 사고력 논리력 문제해결력 등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과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과 거리가 먼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만연하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공식을 외우고, 비슷한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수학을 공부하는데 익숙하다. 중학교 수학 과정은 그 범위가 깊지도 넓지도 않기에 이렇게 공부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수학 과정은 배우는 깊이도 깊고 그 양도 중학과정에 비해 방대하다. 특히나 수능은 학교 시험보다 난이도가 높고,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평소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의지가 없다면 수능에서 결코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다. 베리타스 룩스메의 최재용 원장은 “문제의 양에 매달리지 말고 한두 문제를 풀더라도 깊이 생각하고 해답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학적 사고력을 키우는 노력없이 대입 수능에서 결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수동적인 수학공부법에 익숙하다면 이번 겨울방학 동안 능동적인 자세로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 공부에 주력해야 한다”며 “잘못된 수학공부 습관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도움말 저동고 우영미 수학교사, 베라타스 룩스메 최재용 원장, 왕자수학 류재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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